몇 년전에 대관령 옛길로 차들이 다니던 때의 일이다.
대관령으로 오르는 길에 차들이 띄엄띄엄 있었다.
나는 와이프를 태우고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마주치는 차가 없으면 사륜구동이나 짚차들이 힘차게 추월해 지나갔다.
그런 차들을 보며 오토인 승용차의 한계를 새삼 느꼈다.
그런데, 갑자기 티코가 내차를 빠르게 앞지르며 올라가는게 아닌가.
티코 뒷좌석에 탄 어린 남자이이의 얼굴이 창가에 짓니겨 지면서 내차를 쳐다본다.
옆에탄 아이는 여자아이 같은데 나는 볼 수 없었다.
앞좌석에 탄 아버지가 핸들을 꺽는대로 흔들리다 나하고 눈을 마주친 어린 남자아이.
대관령을 넘고나니 곧게 펴진 내리막길이다.
잠시 달리다 보니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차가 안움직여 주변의 경치에 한눈을 판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급차 소리 아마도 사고때문에 차가 밀리나 보다 생각했다.
잠시후 사고현장을 지나치는데 형편없이 찌그러진채 길옆으로 옮겨진 티코...
바로 대관령 오르막 길에서 마주쳤던 바로 그 티코였다.
그 남자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마음속으로 큰 부상이 없기를 기도했다.
집에 도착후 TV를 틀었다.
TV뉴스에 그 날 오후 일가족이 숨진 차량사고가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했음을
간단히 말하고 지나간다.
어른이 되기전에 생을 마감한 어린 남자아이의 눈망울이 나의 가슴을 적셔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