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하듯 쓰는 글 입니다.
반말 죄송합니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
내 차는 음악감상용 오피러스에서
그냥 ㅈ구형 대형차가 되었다.
그래도 외관은 깨끗해져서 다행이다
많은 분들이 와이프의 큰그림이라 말했지만
난 울 와이프가 현명한 판단을 한거라 믿는다.
오늘은 와이프의 흑역사 하나를 말하고자 한다
내 오디오에 대한 복수다.
미리 말하는데 이 글은 좀.. 더럽다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두어달 전
난 금요일 하루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와이프와 2박 3일간 여행을 가게 되었다.
딸아이가 태어나고 난 뒤로
와이프와 단둘이 여행 가는건 참 오랜만이다
결혼 16년차 부부에게도 아직 설렘이 남아 있더라.
우리는 행선지로
와이프가 평소에 꼭 가보고 싶어 했던
프랑스 파리는 다음에 가기로 하고
봉하마을로 향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뵙고
우린 담양 으로 출발 했다.
죽녹원에 가보고 메타 세콰이어길도 걸었다
담양 떡갈비는 진심 맛나더라
토요일엔 한옥마을을 둘러봤고
저녁 6시쯤 전주 시내에 있는 모텔을 숙소로 정했다
식사 후 와이프와 술한잔 했다
이런 저런 인생살이 얘기 하니까 참 좋더라
와이프는 평소 보다 술을 많이 먹었다
나도 기분이 좋아서 좀 과음 했다.
숙소에 복귀 후 샤워 하고
누워 있는 와이프 옆으로 쓱 다가 갔는데
가족 끼리 그러는거 아냐 를 나보다 먼저 말하는
와이프가 왜 그리 사랑스럽던지
하지만 여자의 말은 곧이 곧대로 믿어선 안된다
할 일은 해야 되는 거다.
디테일한 묘사는 안하는게 좋겠다.
다음날 숙소 근처 해장국 집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전주에서 좀 더 놀다가 우린 포항으로 향했다.
네비가 시키는 대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난 이 고속도로에서 나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전날 과음으로 머리도 띵하고
고속도로의 빠른 운전에 집중이 잘 안되더라.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어느 인터체인지 에서
빠져 나와 이름 모를 국도를 달렸다
네비는 경로를 벗어 났다며 난리다.
교통량이 거의 없는 한산한 도로 였다.
창문을 열고 왼팔을 도어에 걸친채
천천히 2차로를 주행 했다.
1차로는 추월 차선
이렇게 불어 오는 바람 맞으며 조금만 더 가다가
네비 켜고 고속도로로 복귀 할 생각 이었다.
편안한 드라이빙을 즐기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는 와이프가 신음 소리를 낸다
"오...오... 오빠... 나 지금 급해... 화.. 화장실"
급똥이다.
"응, 알았어. 주유소나 휴게소 나오면 바로 들어 갈게"
한 5분 달렸나..
정말 아무것도 안 나오더라
와이프가 또 신음 한다
"아 악.. 오빠 그냥 길 옆에 세..세워줘"
와이프 얼굴을 쳐다 봤다.
15년전 딸아이 출산 할때의 표정이다.
'푸쉬쉬' 개스 빠지는 소리도 난다.
뭔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냄새다
상황이 심각 했다.
진짜 길 옆에 차를 세워야 겠다는 생각에
적당한 곳을 물색 중 이었는데
저기 앞에 건물이 하나 보인다
풀악셀 쳤다.
그 건물이 뭐인지는 중요치 않다.
도착했다.
과적 검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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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시간을 멈추자
이 검문소는 우리가 운전 하면서 흔히 보는
본격적인 과적 검문소가 아니라
뭐랄까, 분점 같은 느낌의 작은 건물 이었다.
구글링 해서 찾았는데 대략 이 정도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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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정지 하자 마자
와이프는 뒤를 부여 잡고 어기적 어기적
사무실로 향했고 나도 같이 들어 갔다.
20대로 보이는 청년 둘이 있었는데
⊙⊙
이런 표정으로 우릴 쳐다 봤다.
"저.. 죄송한데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요.."
"아 네, 화장실 저깁니다"
가장 비슷한 사진을 찾았다
거의 이 모습과 비슷 하다
와이프는 화장실로 들어 갔고
20대 청년 둘과 40대 아저씨는
그 뻘쭘함에 아무말도 못하고 어색해했다.
문제는 지금 부터다.
여기는 너무 좁고 조용해서
화장실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그냥 다 들린다.
'탁'
변기 뚜껑 내렸나 보다.
'스르륵'
청바지 벗는 소리 겠지.
'샤라락'
팬티 인가
평생 처음 보는 청년 둘과
와이프 옷 벗는 소리를 라이브로
감상 하고 있는 중이다.
"허 허 담배라도 한대 필까"
하면서 나가 주면 좋겠지만
내가 그런걸 바랄 처지는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그들은 소리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콰지직~ 텁텁텁텁텁'
심한 변비로 와이프의 장 속에서 일주일간
정체 되었던 고체와 어제의 과음이 만든 콜라보는
실로 다이나믹한 사운드를 연출 했다
'퍼버버벅~'
많이도 싼다
청년들을 쳐다 봤다.
한명은 어금니를 깨물었고
한명은 모니터를 보며 허벅지를 꼬집고 있는 듯 했다
'퐁'
아마 이게 마지막 똥이란 생각이 든다
'촤르르르르~'
물 내렸다.
이제 이 고난의 시간도 끝이구나
어라.. 옷 입는 소리 났는데
와이프가 안 나오네
'촤르르르르~'
한번에 다 안 내려갔던 모양이다
와이프가 나왔다.
밖에서 있었던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감사합니다~ 하면서 먼저 나갔다
청년들과 어색한 눈인사를 나누고 나도 나왔다
완전히 제 정신이 돌아온 와이프는
뭐가 좋은지 조잘조잘 말도 잘한다.
검문소에 들어가던 순간엔
와이프 얼굴이 사색 이었는데
나오는 순간엔 내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국도를 좀 더 달리다가
고속도로로 복귀했고 집에 잘 도착 했다
다 쓰고 보니
이건 와이프가 아니라 나의 흑역사 인거 같기도 하다.
급똥을 겪어 본 사람 이라면
추천 한번 눌러주고 가자.
이건 급똥에 대한 우리의 분노다
급똥의 아픔을 잘 알던터라 도움드리고 뿌듯했네요...
라는 댓글 달리면 대박일텐데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정독하고 삼실에서 막 킄킄 거리며 웃어봅니다 ㅋㅋㅋ
더운데 시원하게 웃고갑니다 ㅎㅎ
퐁~
실로 갘탄치 않을수가 없구료. ^^
늦게나마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15년전 딸아이 출산 할때의 표정ㅋㅋㅋㅋㅋㅋㅋ
모 아파트 배수로에 똥 싸본 1인으로서 사모님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ㅋㅋㅋㅋ
와이프 얼굴이 사색 이었는데
나오는 순간엔 내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내고향은 폐향
너무 가난해서 보여줄 것은 노을밖에 없네...라는 글에 맞먹는 멋진 문구네요.. ㅋㅋㅋ
와이프 얼굴이 사색 이었는데
나오는 순간엔 내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배꼽잡고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실에서 보는데 혀깨물면서 웃는거 참았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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