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22 10:31
【서울=뉴시스】
쌍용자동차가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차값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2009년형 액티언과 카이런을 출시하며 대규모 런칭행사를 열었던 쌍용차는 국내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차값을 2%대에서 인상하기로 결정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른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값 동결을 선언한 것이다.
쌍용차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현대기아차가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내달 1일부터 차량 가격을 약 2%대에서 인상하기로 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자동차의 주재료인 철판가격이 연초 대비 60%나 급등한데다 주물제품.타이어.자재.부품 운송비 등도 20% 안팎으로 인상됨에 따라 상당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연초 대비 50% 이상 상승한 유가 및 이와 연동해 가격이 인상된 유화 제품도 재료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지난 15일 원자재가 급등으로 재료비 부담이 크게 늘면서 차값 인상 없는 경영 효율 개선만으로 현재의 위기극복이 어렵다며, 8월1일부터 국내 판매가는 평균 1.9%, 해외 판매가는 평균 2.0% 등 전 차종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지만 차값 인상 없는 경영효율 개선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기업의 위기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기불안을 가중시키는 만큼 고육지책으로 소폭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역시 차값 인상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 장 마리 위르티제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10일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차 값 인상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진출 업체들이 신차 가격을 2%가량 인상했는데 이것이 표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GM대우 역시 차값 인상시기를 고민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달 차량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실무선에서만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쌍용차는 가격 인상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22일 “2009년형 차종이 나온 지 얼마 안됐다. 물가도 오르고, 공공요금도 오르는 상황에서 차값이 오르면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차값 상승에 따른 추가부담을 소비자들에게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제품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