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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까마귀
* 사람이란 원래 그래요. 자기
일로 닥치기 전엔 모르는 법이죠.
-앙헬레스 마스트레타, 『내
생명 앗아가주오』에서
균형 이룬 저울을 들고 있는 이국적인 형상의 여성(정의의 여신이라고
하나요?)을 표상으로 사용하는 기관 있잖습니까
저도 그야말로 공명정대의 전당이려니 믿었지요
여우가 숱한 거짓말을 꾸며대는 바람에 그 기관에 불려갔어요
거기 가면 법대라는 높은 곳에 까마귀가 앉아 있는데
그 가운데는 스스로를 신의 등급으로 여기는 것들도 있으니
조심하란 말을 들었지만 담담했지요
여우의 거짓말로 꾸며진 사건이었을 뿐이니까요
1차로 만난 까마귀는 여우에게 엄숙하게 묻더군요
피고를 안 좋게 보이려 카톡?문자를 짜깁기_했느냐
왜 사실조회 신청한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게 막느냐
여우와 그 변호사의 말이 다르고 녹음 파일을 가지고 있다면서 제출하지 않는 다섯 줄짜리 녹취록은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 말하더군요
제 맞은편 늑대는 잔뜩 인상을 쓰며 서너 번 낑낑거렸지만 어떤 증명도 없이 그뿐이었어요
당연하죠, 있는 것이라고는 여우의 거짓말뿐이니
몇 달 후 까마귀가 실상과 무관한 상상력 넘치는 판결문을 쥐어주며
저를 철창에 가두더군요 (그 사이에 여우의 거짓찬란한 장문의
편지가 까마귀한테 갔더군요 나중에 읽어봤는데 저를 세상에 없는 악마로 만들었더군요)
까마귀들이 진실이며 정의며 우짖길 일삼는다고 들었는데
언제부터 겨우 여우 혓바닥쯤에 놀아난 것인지
스스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녹취록도 증거라는 거 두 개 중 하나로 넣었더군요
갇힌 지 두달 후 두손 묶여 끌려가 세 마리 까마귀를 만났어요
그것들은 사건의 실상을 밝히려고 요청하는 증인 신청, 사실조회 신청, 여우의 진술에 대한 분석 신청 등등을 모두 거부하더군요
오죽하면 변호사가 벌떡 일어나 ‘재판장님, 1심하고 똑같이 (부당하게) 하시려는
겁니까’라고 따졌겠어요(아,
법정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분들 많으시죠?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법정에서 변호사는 판사
눈치를 보며 늘 조심할 수밖에 없거든요)
반 년이 지나 기각이라는 판결문을 주던데
정말 웃기더군요 (감정 가득 실린)
답을 정해놓고 저급 소설을 썼으니까요
까마귀들이 눈과 귀를 열고 보고 들을 마음만 있으면
제가 바로 반증할 수 있는 판결문이었어요
그나저나 여우가 싸질러놓은 그 많은 거짓에 까마귀들은 왜 눈길 한번 안 준 걸까요?
까마귀가 진실을 찾기 위해 분투한다고요?
까마귀들이 정의에 목마르다고요?
글쎄요,
제가 만난 까마귀들은 의도적인 까막눈이었어요
한쪽 날개를 잃은 것도 모르면서 자기가 균형 있게 난다고 큰소리치는 놈들이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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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폭력 피해자 잘반꼭은 거짓고소, 엉터리 기소와 재판, 그릇된 판결로 2년간 감옥살이를 하였다. 『감옥일기 -거짓고소와 엉터리 재판을 딛고 쓰다』를 출판했고 『성폭력
무고죄로 황당미씨를 고소합니다 -거짓을 용인한 사법권력은 어떻게 한 가정을 파괴하는가』를 써서 출간준비
중(2023년 1월말 출간 예정)이다. 현재 『가족살해범 소시오패스의 최후』라는 글과 사건의 실상과
겪은 바 부당함을 드러내려는 책 『저는 사법폭력 피해자입니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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