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예전에 다녔던 사람으로서
야후와 합병 이전부터 라인은 일본 정부(이게 자민당이 주축인지 관료들이 주축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 분명치는 않음)에게 무슨 건수만 잡히면 두들겨 맞았음. 라인의 잠재적 보안 및 개인정보 유출 문제뿐만 아니라, 제3자의 라인 악용까지 여론전에 동원하여 일본 국내에서 압박을 은근히 지속해옴. 이유는? (내 생각에) 그들이 보기에는 한국 국적 기업이니까.
거기에 페이시장의 과도한 마케팅비용 지출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서(페이페이가 우세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라인페이도 아직 해볼만한 싸움 중이었다고 생각) , 정치적 및 재무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네이버와 소뱅이 손을 잡기로 합의. 절반을 일본회사에게 건내고 이사회를 한지라 소뱅에게 더 줘서, 국적 논란을 불식시키고 정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한것.
다만 이때 내 기억으로는 신상이 cpo를 하면서 프로덕트 관련한 주도권은 라인이 쥐고, 이외 경영 전반을 야후가 쥐는 방향이었다는 사내 설명이었음. 야후의 프로덕트 역량이 후달린다는 라인 사내 및 업계의 공공연한 인식(라플 뿐만 아니라 일본 라콥 사내에서도 야후와 합병이 프로덕트 방면에 악영향일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음)을 반영한 것.
하지만 그 이후 요즘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몇 차레의 전례없는 행정지도와, 결국 일어나고야 만 신상의 이사회 퇴출로, 프로덕트 주도권은 말할 것도 없이 무의미한 이야기가 됐고, 네이버 지분마저 의결권이라는 관점에서 상당부분 식물화되었기에 그 가치는 상당히 평가절하될것. 그래서 네이버로 하여금 이 지분을 의미없이 들고가기보다 소뱅에게 혹은 일본 우호 자분에게 일부 양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봄. 개인적으로 신상의 경영 능력에는 의문이 있으나, 사내 정치적인 의미에서 유일한 한국인 대표가 자리를 잃은 것. (의빈님은 어떻게 되는지 외부인으로서 모르겠음, 누가 알려주시길)
과거 이벤트들이 있었을 당시에는 분명치 않았지만, 지금와서 보면 이 일련의 과정들은 어쩌면 장기간에 걸친 정치적 공작처럼 보이기도 함. 누가 그림을 그렸든 아니면 일본 정부의 국수적인 의지가 자연스럽게 이런 상황을 야기했든, 최초에 100퍼 한국 기업이었던 회사가 점차 일본 자본에 잠식된 것이고, 이제 마무리 단계라고 볼 수 있음.
라인은 일본에서도 많이 사용하지만 태국을 위시한 동남아에서, 그리고 대만에서 우리나라 카톡처럼 주도적 메신저를 차지하고 있음. 설령 일본 쉐어를 일본에 뺏기더라도 다른 나라의 사업을 법인분리해서 가져올 수 있지 않냐고 말하지만, 이 메신저라는 프로덕트 자체가 국가간 분리를 전혀 가정하지 않아서 아마 프로덕트 분리 자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 하더라도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고 동남아와 대만에서의 마켓쉐어를 그 과정에서 잃어버릴 가능성또한 적지 않음.
한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적으로 성공시킨 거의 유일한 b2c IT기업(하이퍼커넥트를 잊어버렸는데, 라인이 해외사업으로 최대규모일듯)은 이렇게 한국의 역사에서 사라질것임. 천명 단위의 라플 직원과 라인 일을 하는 네이버 직원들의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것은 한국이 그토록 필요로 하는 고생산성 일자리의 감소를 뜻하기도 함.
같이 일했던 라플 라콥 네이버 한국인 직원들이 아마도 느낄 아쉬움에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쪽이 경제적인 대상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뺏으려고 하는 문제라면, 이쪽도 정치적 수단으로 방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그런 차원에서, 네이버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발언은 정부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오히려 상대의 의견을 용인하는 발언에 가깝다고 봄.
난 일본에서 오래 살았고, 일본 문화를 사랑하고 일본인 친구도 많지만,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싫음. 우리가 내주는게 생기면 다른 차원에서라도(군사적, 외교적...) 정치적 거래를 통해 받아오는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한국 현 정부가 실리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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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이슈에 관한 내 생각 정리(it라운지에도 올림) (시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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