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사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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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Genesis)는 창세기를 뜻한다. 세상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대형 세단 제네시스에 이 이름을 붙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전에 없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제네시스는 이름처럼 국산차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많다. 허언이 아니다. 경부고속도로 제한 속도의 2배에 이르는 고속에서 제네시스처럼 차분하게 달리는 국산차는 없다. 5m가 넘는 몸집을 지녔지만 핸들링은 소형차처럼 관능적이다. 시속 150㎞는 달려야 비로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리는 차는 찾기가 쉽지 않다.
주행 감성이 독일차 못지 않게 빼어난 제네시스에도 몇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G380’ 모델 가운데 4륜 구동인 ‘HTRAC’을 1000㎞가량 시승하면서 독일차를 앞서기 위해 제네시스가 개선해야 할 6가지를 정리했다.
①2% 부족한 8단 자동변속기
현대차 3.8ℓ V6 직분사 엔진은 출력 면에서 세계 유명 메이커의 엔진에 뒤지지 않는다. 최고출력 315마력에 최대토크 40.5㎏·m가 나온다. 고속으로 달릴 때 이 엔진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 스피도미터 바늘을 최고 속도 부근까지 거침없이 밀어부친다. 하지만 직결감이 덜하고, 변속이 느린 8단 자동변속기가 이 엔진의 장점을 희석시킨다.
제네시스의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감이 부드럽고 충격도 거의 없다. 하지만 동급 독일 프리미엄 차에 비해 변속이 더디다. 패들 시프트로 빠르게 시프트 다운을 하면 변속기가 따라오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퀵다운 때는 엔진 회전수만 올라가고 가속은 되지 않는 플레어(flare)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타겟 고객과 차를 개발한 지향점이 다르긴 하지만 아우 뻘인 ‘i 40’는 더블 클러치를 사용해 직결감이 향상됐고 ‘차가 달라졌다’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②차체 아래에서 들리는 소음
외부 소음을 제네시스 만큼 잘 잡은 차는 수입차를 포함해도 많지 않다. 아이들링 때나 고속주행 때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V형 6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좋은 배기음까지 너무 줄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바람 가르는 소리인 풍절음은 시속 150㎞쯤 돼야 운전자가 인식할 수 있다. 독일 명차를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듣기에 충분하다.
풍절음 처리를 너무 잘한 때문일까. 차체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귀를 제법 자극한다. 청각이 예민한 승객들에게는 심각할 정도로 큰 소리가 올라온다.
시속 100㎞ 안팎에서 제네시스는 ‘소리없이’ 질주한다. 하지만 교량이 연결되거나 도로에 단차가 생겨 타이어가 순간적으로 내려갔다 올라올 때 발생하는 소음은 고급차를 무색케 만든다. ‘텅텅’하는 소음이 귀를 쉴 새 없이 자극한다.
타이어 안 공기가 진동하면서 발생하는 ‘공명음’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 뒤 뒤 현대차는 공명음이 덜 난다는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를 사용하고 있다.
시승차에도 같은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는데, 고속 주행 내내 ‘텅텅’거리는 소리가 올라와 승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제네시스의 가장 큰 단점은 하부 소음이라고 생각될 만큼 심했다.
③과속방지턱에 약한 서스펜션
제네시스의 서스펜션은 현대·기아차 가운데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철을 넘을 때 자잘한 진동이 전달된다는 점이다. 특히 폭이 좁고 높은 플라스틱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면 차가 제법 출렁거렸다.
시승차에는 성인 4명이 탑승했고, 전체 승객 중량은 300㎏이 조금 넘었다. 혼자 운전할 때는 쉽게 느끼지 못하던 진동인데, 무거운 짐을 짊어질 때 다리가 후들거리는 느낌과 비슷했다. 5인까지 탈 수 있는 차인 만큼 중량 증가에 따른 진동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았다.
④조작하기 어려운 위치의 버튼과 스위치
제네시스는 운전하는 재미를 살린 차다. 재빠른 변속과 가속을 위해 스티어링 휠 옆에 패들 시프트를 장치했다. 하지만 패들 시프트 스위치의 위치가 손가락에서 멀어 보통 크기의 손을 가진 한국인들은 운전대를 잡은 손을 아래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는 손가락을 스티어링 힐에서 움직이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다. 현대차가 만든 중형 세단 i 40도 패들 시프트 위치가 좀 멀리 있다.
센터페시아 아래 센터 콘솔에 위치한 각종 스위치 레이아웃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열선 스위치는 운전 중에 조작하기가 쉽지 않다. 너무 오래 켜두면 스티어링 휠이 뜨거워져 겨울철엔 켰다 껐다를 반복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손을 더듬게 된다.
센터 콘솔 공간을 기어 셀렉터 레버, 컵 홀더, 조그셔틀과 각종 스위치류 공간으로 정확히 3등분한 레이아웃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기어 셀렉터 레버는 너무 운전자 쪽에 치우쳤고, 스티어링 휠 열선은 뒷쪽으로 밀렸다. 주행모드도 기어 셀렉터 레버를 감싸는 부츠 아래 작게 만들어져 불편하다.
경지 정리가 잘된 논밭처럼 깔끔한 레이아웃도 중요하다. 그러나 운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 위치에 주요 버튼과 스위치를 배치하는 게 이상적이다. BMW 5시리즈의 센터 콘솔 레이아웃은 제네시스보다 덜 정리된 듯한 느낌이지만 운전 편의성은 높다.
카 오디오 아래 수납공간에는 USB를 꽂을 수 있는 단자가 있다. 그런데 한번에 꽂기가 쉽지 않다. 수납공간이 줄어들더라도 USB 단자가 설치된 패널의 각도를 조절했으면 한다.
⑤수려한 외관 갉아먹는 기어 노브
디자인 선호도는 개인적인 편차가 심한 부분이지만, 제네시스의 미려한 외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부분이 더러 있다. 기어 셀렉터 레버 노브가 그렇다. 디자인에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것 같고, 소재도 값싸 보인다. 대시보드에 사용한 오픈 포어 우드패널과 알루미늄이 주는 고급스러움이 기어노브에 이르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스티어링 휠 색상과 같은 질좋은 가죽으로 감싸거나, 굳이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다면 형태를 바꾸는 것이 나을 것같다.
⑥답답하고 밋밋한 카오디오 음질
제네시스는 세계적인 카오디오 브랜드인 렉시콘 시스템을 채택했다. 렉시콘은 마크 레빈슨, 하만 카돈, JBL 등 유명 오디오 브랜드를 소유한 하만 인더스트리의 한 브랜드이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카오디오 음질은 업체 명성만 못하다. 고음은 해상도가 높지 않고, 저음도 풍부하지 않다.
렉시콘이라지만 제네시스 스피커는 멕시코에서 만든 보급형 제품이다. 가격 요인으로 앰프를 업그레이드하지 못한다면 스피커라도 좀더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교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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