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자는 ‘저승사자’. 음주운전자는 사고때 혼자 죽지 않고 무고한 시민 1.4명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이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망한 875명 중 508명(58%)은 지나가던 행인이나 피해차량의 운전자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사고로 죽는 음주운전자는 그보다 적은 367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음주운전 관련 사고건수는 총 2만5천여건이었으며 이로 인한 부상자는 4만4천여명이었다.
음주운전 사고 1건당 2명 가까이 부상한 셈이다. 그러나 전체 부상자 중 음주운전 당사자는 2.2%인 1,000명에 그쳤다. 이는 음주운전 사고의 대부분이 길가는 행인 등을 치는 가해사고였음을 입증하는 셈이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장성철 과장은 “운전자는 사고 순간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핸들을 무리하게 꺾는 경우가 많아서 보행자의 피해가 크다”며 “음주운전은 사실상 예비 살인행위와 같다”고 말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일준 박사도 “음주운전이 안전띠를 매지 않는 것과 다른 점은 사고가 났을 때 자신만이 아니라 그 몇 배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라며 “음주운전 피해를 막기 위해선 처벌규정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간에 발생하는 음주사고의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전체 음주운전 사고 2만4천9백94건 중 26.7%(6,676건)를 차지했던 주간 음주운전 사고는 2002년 26.9%, 2003년 27.5%로 계속 증가해 2004년에는 27.7%까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