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포항에 삽니다. 지난 여름 경주에 볼일이 있어서 8시가 조금 넘어서..친구녀석집에 포토샵을 부탁하기 위해서...경주에 갔습니다. 제 나이 28입니다..옆에 집사람 탔습니다.
경주분들은 경주 터미널에서 서라벌 전문대학가는길을 잘 아실겁니다..다리 건너자마자 우회전하면 김유신 장군묘 직진하면 서라벌대, 경주대지요..그 사거리에서 사고가 난겁니다....차들이 밀려있고 천천히 움직였죠...
어느덧...제차도 그 사거리로 왔습니다...역시 사고가 나있더군요..처참했습니다. 일단 보니까 소나타 2가 신호위반으로 좌회전을 하는데 갤로퍼 벤이 직진을 하다가 서로 추돌했더군요....잘못은 소나타 2였지여..
그런데 이 사고현장에서 정말 인간이라고는 하지 못할 개새끼를 봤습니다.. 소나타 2에는 40대후반 부부와 남자 형제 2명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소나타는 거의 아작이 났었고..상대편 겔로퍼 벤은 보통정도의 충격..
구급차가 오기전에였고 소나타에서 피투성이가 된 아저씨 (가장)께서 도와달라고 하더군요..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습니다. 내리려고 했더니 집사람이 무섭다면 그냥 가자고 하더군요..하지만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옆에서 구경하던 점잖은 아주머니는 "피묻어,,가지마"란 소리까지 하더군요...
차에 가보니 정말 처음보는 끔찍한 장면이였습니다. 제차에 가서 차닦는 수건을 있는데로 가지고 와서 정신잃은 아주머니 이마에 구망이 뻥 둟렸는데 피가 분수처럼 나더군요..막아줬습니다..시간이 지나서 수건을 치우면 다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정신없어서 일단 묶어드렸습니다. 여전히 의식이 없으시더군요..얼핏듣기로 의식이 없으면 무리해서 옮기지 말라고 군대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뒷좌석에서 앉으채로 지혈만 해드렸습니다. 다행히 중학생, 고등학생쯤 되보이는 아들 2명은 큰 부상이 없었습니다. 좌회전할때 오른쪽을 충돌해서 어머님께서 심하게 다치셨더군요..
아이들이 저를 붙잡고 "아저씨 우리 엄마좀 살려주세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하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일단그렇게 어머님은 조치해 드렸고...
아저씨를 보니..아저씨 상태는 더 않좋더군요..머리쪽이 너무 많이 찢어지셨습니다. 지혈할것이 없어서..우리 아이 겉싸게로 머리부분을 말아드렸습니다. 아버님은 가장의 책임을 다하시려고 정신력으로 버티셨더군요...일단 그렇게 대충 수습이 되니 아버님께서 주저앉으시더군요...그때 119가 도착했고...119요원이 아버지를 돌봐주시더군요...이제 됐구나 해서 차로돌아왔는데...
저역시 온몸, 손, 온 옷에 피였습니다. 친구녀석 집에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자 했는데...
사건은 지금부터입니다.
겔로퍼 운전사로 보이는 녀석과 그옆에 친구녀석 절뚝 쩔뚝 내려서 욕을 해대기 시작하더군요...물론 잘못은 소나타 아저씨가 하셨다고 해도 인간이라면 내려서 괜찮은지 먼저 여쭈어 봐야 하는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욕을 막합니다...그 사람많은데..좀 노는 녀석들인지..나이해봐야..20대 초반입니다...
"어떤 시발새끼야...니야? 운전자가 누구야? 시발놈 니야?" 삿대질 하고 친구녀석은 뒤자리에서 야구방망이 하나 가지고 나옵디다..두녀석 하는짓이 가관입니다. 있는욕 없는욕다하고..결국엔 제랑 아저씨 가까이 와서..
"야이 X발 새끼야 니가 운전했나?" 이러는 겁니다...야구방망이를 아버님 턱에 툭툭 치면서 말이죠...피투성이가 돼서 제가 묶어드린 아기 겉싸게가 흥건히 젖어있는 한 가정의 가장에게 말입니다...아저씨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헛소리하지마라 임마들아." 하시더군요..너무나도 작은 목소리로....마지막 자존심이 였겠죠.. 문든 환갑이 훌쩍 넘으신 제 아버지도 생각이 나고..여하튼 여러가지 생각이 나더군요..
보배회원님들 상상이 갑니까? 이것들이 똑바로 된 인간들입니까?
첨엔 참았습니다...제가 성격이 급하고..잘 참지는 못하지만...05년 봄에 작은 사고를 쳐서 벌금 300만원의 금고형을 맞아서...그냥 첨엔 참았습니다..그런데 이것들...하는짓이 점점 더 가관입니다.....
욕하고 소나타2 야구방망이로 깨부수고...
쩝..끝내 참지 못하고...야구방망이 뺏어서 둘다 다리만 졸라 조졌습니다.쩔뚝거리는놈 두명 넘어뜨려놓고..가만히 있게 해놨습니다..
제가 싸움을 잘한다고 적는 내용이 아니라고 충분히 이해하실겁니다....하여튼..그렇게 해서 타이르고 있으니깐 경찰도착하고...이리저리 수습이 돼더군요...
참 기가막히 더군요..아버지뻘 돼는 사람한테...욕하고...저도 젊은 사람이지만..요즘 20대 초반 세상 너무 모르고 삽니다...
적어도 한 가정의 가장의 자존심만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그 아버님의 자식들한테 소중한 연말 연하장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연하장 받고 나니 생각이 나서 몇자 적었습니다...
연말에 술자리 많은데 여러분들 항상 안전운전 하십시요..
그리고 음주하지 마시고 다가오는 06년도에는 하시는일 대성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