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되는 수입차의 부품값과 수리비용이 국산차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상대적으로 수리비가 덜 드는 국산차 소유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산차와 수입차의 보험요율을 따로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개발원은 7일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손해보험사의 수리비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입차의 평균 수리비가 같은 가격대의 국산차에 비해 3.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국내 판매 대수가 많은 BMW·벤츠·렉서스·볼보·아우디의 수리비로 청구된 부품가격·공임·도장비를 분석했다.
수입차가 고가인 점을 감안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차인 에쿠스VS450을 기준으로 가격 대비 수리비 지수를 비교했을 때 주요 수입차의 총수리비는 에쿠스VS450의 3.5배로 나타났다. 가격 대비 수리비가 가장 비싼 차는 볼보S60 2.0으로 에쿠스VS450을 100으로 했을 때 531.7이었다.
부품지수도 볼보S60 2.0이 650.7로 가장 높았고, 공임지수와 도장지수는 BMW320i가 가장 높아 각각 510.7, 385.6으로 나타났다. 경차 등을 포함한 전체 국산차와 비교했을 때는 수입차의 수리비가 평균 2.7배 높았다. 항목별로는 부품은 4.0배, 공임 1.6배, 도장 1.8배였다. 단순하게 부품 가격을 비교하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파손빈도가 높은 앞범퍼와 헤드램프, 후드 등 주요 부품에 있어 수입차는 에쿠스VS450에 비해 1.8~5.4배 높았다. 특히 신차가격이 약 7천3백10만원인 에쿠스VS450의 앞범퍼 커버가격은 9만9천원에 불과했지만 신차가격이 약 7천42만원인 볼보S802.9는 87만4천6백원으로 에쿠스VS450의 8.8배에 이르렀다.
이처럼 수입차의 높은 부품가격은 보험사의 수리비 지급에도 그대로 반영돼 수입차에 지급된 수리비 중 부품값 비중은 약 65%로 국산차(45%)보다 훨씬 높았다. 자동차기술연구소 김병호 기획조사실장은 “수입차 딜러가 부품가격과 시간당 공임 등 수리비 산출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적정 원가를 파악하기 어렵고, 수리용 부품의 독점적 공급으로 부품 공급 경로가 다양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입차의 수리비가 비싸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수입차 수리비를 낮추는 한편 지급보험금 또는 손해율을 기준으로 수입차와 국산차의 요율을 별도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