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車 범퍼만 살짝 받았는데 수리비가 350만원이라니…
대물한도 1억으로 높여도 보험료 年 1만원만 더 내면 해결
[조선일보 이경은기자]
최근 접촉사고를 낸 중견 A그룹 김모(48) 상무는 보험사의 사고처리 결과를 통지받고 깜짝 놀랐다. 상대방 차량 수리비로 무려 350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무리 외제차라고 하지만 범퍼만 뒤에서 살짝 받아서 기껏해야 50만원 정도 나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터무니없이 많이 나올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흔히들 도로에서 외제차가 보이면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한다. 왜 그럴까? 외제차는 국산차와 똑같이 보험료를 내지만, 차량 수리비는 훨씬 비싸서 사소한 사고라도 보험금을 많이 지급하기 때문이다. 국산 차주(車主)들은 아무리 피해자라고 해도 다음해 보험료가 크게 할증되는 등 낭패를 볼 수 있다.
◆외제차 수리비 얼마나 비싼가
최근 보험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외제차의 평균 수리비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량보다 평균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BMW320i, 렉서스 ES330, 아우디A4 2.0, 볼보S60 2.0 등은 에쿠스 VS450(7310만원)보다 차값은 낮으면서도, 앞범퍼 커버, 헤드램프 등 각종 부품 가격은 2~3배씩 비쌌다. 보험개발원 심상우 선임연구원은 “외제차 부품값은 수입상, 구입시기, 운송방법, 환율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공장별로 가격 편차도 매우 크다”면서 “특히 오래된 외제차나 희귀차량은 해외 특정 공장에서 직접 부품을 조립해서 들여오기 때문에 수리비가 더욱 비싸진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 디아블로는 앞범퍼 가격만 약 3500만원으로, 부품 하나 가격이 국산 고급 승용차 가격과 맞먹을 정도다.
외제차량 수리비는 국산차보다 훨씬 비싸지만, 현재 자동차 보험료는 배기량과 차량가격으로만 결정되기 때문에 보험사의 경영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2004년 외산차량의 손해율은 약 95.2%나 되어, 국산차량(66.6%)보다 30% 가까이 높았다. 국산차 소유자들이 낸 보험료로 외제차량 수리비용을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대물한도 높이는 게 방법
아무리 사소한 접촉사고라도 외제차량이라면 돈을 더 많이 물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차량가액 1억원짜리 외제차와 100만원짜리 국산 중고소형차 간에 사고가 나서 과실비율이 90%(외제차)대 10%(국산차)로 나왔을 경우, 중고소형차 운전자는 외제차 운전자에게 1000만원을 물어줘야 하지만, 외제차 운전자로부터는 달랑 90만원만 받는 식이다. 이렇게 상대방 손해액으로 200만원 이상 지급되면, 다음해 보험료는 최대 50%까지 할증된다. LIG손보 조동규 외제차 보상팀장은 “최근 수입차가 크게 늘면서 국산차 소유자들과의 보험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외제차는 수리비가 5000만원 이상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물한도는 가급적 1억원까지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물(對物)한도란, 운전 중 남의 차나 물건에 손상을 입혔을 때 보험사가 대신 내주는 보상액이다. 만약 대물한도를 3000만원으로 해놨는데 6000만원짜리 사고가 나면 나머지 3000만원은 운전자가 사비(私費)를 털어야 한다. 대물한도는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려도 보험료는 연 1만~1만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이경은기자 [ diu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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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연 1만~1만5천원 더 주고 대물한도 1억으로 올리는 게 낫겠다.
디아블로 앞 범퍼가 3500만원인데 엔쵸, 까레라GT, MC12 이런거는 도대체 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