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공무원...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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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주년 결혼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내는 서울시 소속 상수도연구원 공무원이었습니다. 4년 넘게 힘들게 공부해서 어렵게
연구사에 합격해서 원하던 직장을 다니게 됐는데 이상하게 직장을 들어가고부터 심한 불면증이 생겨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와 심리상담을 오랫동안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지난 5월 30일 갑작스럽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에 몇 달간의 상황을 봐서 아내는 우울증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자살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장례식 당일 친동생으로부터 아내의 우울증의원인이 직장내 성희롱인것 같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습니다.
당시 제가 들은 얘기는 직장 내 3명의 상사한테 성희롱을 당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합니다.
내용은 회식중 '아내에게 모텔을 가자', '업무중에 에일리 누드 사진을 보면서 같이 볼래? 보내줄까?', '자기는 딸 안을때 가슴이 닿여서 좋다'라는 발언 등을 서슴없이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 동생은 그놈들을 가만 안두겠다고 하면서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니깐 아내가 안 참고 잘 대처하겠다고 하면서 타일렀다고 합니다.
여기서 내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이유는 힘들게 들어간 직장으로 애착이 강했고 그 당시 정식임용 전인 시보공무원 신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수도연구원은 한번 입사하면 인사이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폐쇠적인 공간이라 한 번 문제가 발생되면 꼬리표처럼 남는게 두려워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고 추후 발생될 상황들이 무섭다고 저한테는 비밀로 했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 아내는 용기내어 담당 과장한테 모텔발언에 대해서만 성희롱 사실을 말했고 모텔발언을 한 상사한테만 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모텔 발언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담당과장한테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한 번의 성희롱 교육으로 이 문제를 끝냈고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게 회사가 이 성희롱에 대해 적절하게 조치를 취한것으로 여러분은 생각이 되시나요?
남녀고용평등 법률을 보면
1.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
2.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여 해당 근로자가 그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할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써있습니다. 이런 조항이 있음에도 이 상수도연구원은 그 당시 아내가 사과만으로 만족했다고 하면서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하고 있네요...
그리고 모텔 발언자 외 2명한테는 괴롭힘도 받았습니다. 아내의 카카오톡 문자를 일일이 다 뒤져보니 직장동기, 친구들한테 하소연한 글이 많이 있더군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꾸짖고 사적인 집안 무시, 행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하는 등... 정말 이런 일을 겪으면서 참고 지낸 아내를 생각하면 정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아내가 떠난 날까지 있었던 것 아닌것 같습니다. 작년까지 이런일들이 대부분 일어났고 이후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고부터는 큰 사건이 없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직장을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희롱을 4개월간 당했었고 3명과의 불편한 관계가 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의 시발점이 된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로 저는 국민신문고, 서울시 응답소,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 했습니다.
국민신문고에서는 처음에 고용노동부로 사건이 접수 되었는데 같은 공무원 집단이라 남녀평등법에 대해 적용할 수 없고 자기들이 조사와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서로 이관됐는데 성희롱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고 수사가 안된다고 합니다. 성희롱으로 우울증이 발생되서 사람이 죽었는데 처벌할 방법이 없다니... 이 나라 법이 참 웃기더군요...
서울시 응답소 민원은 감사과로 넘어가서 지난 7월중에 자기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해서 사실을 밝혔는데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와 함께 복합적으로 결론을 내겠다며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사실이 증명됐으면 그 조사 사실을 달라고 하니깐 그건 못주겠다고 하는데 참 답답했습니다.
나머지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 2일 민원 접수를 했는데 7월 말에서야 한 번 조사를 진행하고 아직까지 추가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에 방문했을 때에 조사관은 8월 초에 조사를 나간다며 2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하더니 오늘 방문했는데 그동안 다른일로 바빴고 아직 조사를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8월 말이 되서야 조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참나.. 그러면 오늘 약속을 며칠 전에 잡았는데 미리 얘기를 해주던지 해야지, 기껏 조사 결과 기대하고 갔더니 이해해 달라고만 하네요.. 그리고 제 입장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도 공무원이라 그런지 몰라도 상수도연구원 입장을 좀 더 대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얘기하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자기 일 아니라고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정말 기분 많이 않좋았지만 조사에 영향 미칠까봐 많이 참았습니다. 그리고 조사관이 여기서 한 번 조사를 나갔을 때 성희롱 가해자들이 '작년 일이고 그 당시 사과로 끝난 일인데 왜 이제 와서 이러느냐, 그냥 농담인데 왜 그러느냐 '이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 개놈들 때려 죽이고 싶었습니다...
저는 아내의 억울한 죽음을 도와주려고 하루하루 아내의 일에 매달려가며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아내도 공무원이었지만, 이 나라 공무원들 중에 참 능력없고 한심한 사람들 많습니다. 근무시간에 누드사진을 보지 않나, 근무시간에 술처먹고 아래사람 괴롭히고, TV보고... 대부분 나이 많은 사람들로 철밥통이라고 하는 짓이 정말 가관입니다. 저는 서울시민으로 이런 놈들이 지금 제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간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고 화가 납니다.
오늘 국가인권회에 갔다오고 일 진행이 더디고 잘 도와주지 않아 이렇게 하소연 합니다...
출처 : 다음 아고라
공무원이었던 아내가 성희롱을 당했었습니다. [4]
알수없는세상 (osa****)
명절이다가오면 가게에 와서 술판벌이고
떡값받아가던 그 쌔리들.ㅡㅡ;
지금도 그 자리 잘 보존하며 공무원 노릇하고 있던데..
젠장~
그 직장 잡으려다 아내 놓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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