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값이 사상 최고치를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에 따라 경유값도 크게 오를 예정이어서 업계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경유승용차 보급 확대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감안, 2005년 7월부터 경유에 붙는 세금을 매년 5%씩 올리고 있으며 7월부터는 휘발유와 경유 소비자가격 비율을 100대 85 수준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평균 휘발유값이 ℓ당 1423.24원인데 비해 경유값은 1183.02원(83%)으로 이미 85% 수준에 도달해 경유 세금을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는 21일 “최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며 “1t 트럭 등 경유차량을 생계유지 수단으로 이용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유값이 더 인상되면 추가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협회 조사 결과 경유값은 매년 ℓ당 60∼70원씩 올라 최근 3년간 136원이나 올랐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세전 공장도가격 40% 상승에 세금은 2% 늘어났지만 경유는 세전 공장도가격이 54% 올랐고 세금도 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세금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난 3월 현재 우리나라의 세금 비중은 휘발유 60.2%, 경유는 50.8%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휘발유 46.4%와 경유 34.0%, 미국은 휘발유 18.4%와 경유 17.3%로 우리나라가 훨씬 높은 실정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인상분인 세금 67.4원이 더 붙게 되면 7월부터 실제로는 경유값이 휘발유값의 88%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고유가에 환율 하락 등으로 산업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 추가 인상은 수출경쟁력을 저하시키고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물차, 버스, 택시 운전자 등으로 구성된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의 반발도 크다. 노조는 “생계형 경유차량 운전자들은 세제개편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게 된다”며 “경유보조금 지급도 7월이면 끝나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환경과 관련된 요구도 있어 경유값을 휘발유의 85%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만 가급적이면 인상폭을 최소화해달라는 업계의 의견이 있는 만큼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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