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반쯤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5시쯤.
자하문 터널에서 내리막길을 타고 불광역 사거리로 가는도중
멀리 인도에서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왠 꼬마 나동그라지는 장면을 봤습니다.
멀리서 봐서 그런지 그 충격감은 잘 못느꼈구요.
그런데 가까이 다가 갈수록 뭔가 이상하더라구요.
애가 넘어져서는 부들부들 떨고 있고 일어날 생각을 않습니다.
두다리가 공중으로 들리며 넘어지는 것이... 다시 생각해보니 상당히 큰 사고였음을 직감했습니다.
보도블럭 한가운데 구멍이 파였는지 앞바퀴가 빠지면서 넘어진 것 같은데...
얼굴을 보도블럭에 그대로 처박힌 것 같더라구요.
서행하면서 계속 지켜봤는데 입에서 왠 피가 그리도 많이 흐르던지...
갑자기 피를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앞니가 모두 나간 것 같던데.
지나가던 아줌마와 할머니가 다가와서 살펴 보는 것 같은데 일으켜 세울 생각을 안하는 거에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내려서 도와주려고 문을 열려는데 옆으로 큰 차가 휙 지나가고...
문을 열 수 없어서 이래 저래 주춤하고 있는는데...
뒤에서 택시가 막 크락숀을 울리는 바람에 일단 진행했고 연신내방향쪽으로 우회전을 하고 차를 세웠습니다.
차를 세웠는데 아까 그 택시가 같이 우회전을 해서는...
또 계속 크락숀을 울리길래 앞으로 더 차를 뺐고...
택시는 제 옆을 지나가 뭔 욕을 그리 해대는지... 정말 택시들...
어쨌든 택시의 욕은 잘 들리지 않았고... 이미 많이 진행해서 온 상태라... 내려서 달려가서 조치를 취해줄까 말까... 10여초 고민을 했습니다.
그 이빨이 다 나가서 피범벅이 된 꼬마 얼굴을 보고 그냥 못가겠다는 마음과...
집에서 중이염으로 지금 몹시 아픈 3개월된 딸아이을 데리고 병원에 가야하는 상황에서 잠시 공황상태에 빠졌어요. 잠시후 백미러로 뒤를 보니...
불광역엔 왜 그리 차들이 많이 다니는지... 정차된 제 차 뒤에 벌써 20여미터 줄이 서 있더군요.
빵빵대고 난리를 치고 그러길래 일단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아... 정말 이 기분은 뭐지 싶었구요.
얼마나 아플까... 정신을 잃진 않았을까 그 꼬마가 걱정도 되면서 운전하고 집으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그래 지나던 사람들이 구해줬을꺼야' 생각하고 집에 거의 다 오긴 왔는데...
마음이 왜 이리 편하지 않죠?
혹시 그 시간대에 그 사고를 목격하신 분 계셔서... 제게 꼬마의 상황에 대해서 말해주실 분 계시나 싶어서 적습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부모가 이 사실을 알면 가슴이 얼마나 찢어질까도 싶고...
꼬마야. 아저씨가 잘못한 것 같다. 내 딸의 중이염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었는데...
이래저래 내가 도와주질 못했구나.
큰 일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분명 좋은 분들이 조치를 취해줬으리라 믿고 싶다.
도와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꼬마야.
정말 미안하다.
아직 대한민국 살만한세상이죠..^^
부디 꼬마가 아무일없길..
저도 5세의 아들과 생후 5개월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저런 광경을 보면 총각 일때랑 사뭇 다른 감정이 앞서는 걸 봐서는
저도 부모라는 걸 느끼게 되더라구여.. 아무것도 모르고 일을 하고 있을 그 아이의
부모님 심정을 생각 해서라도 그냥 지나치면 안되겠더라구요..
만약 우리아이가 저런 상황이 되었다면 누군가가 도움을 주시길 간절히 아주~
간절히 바랄 것 같습니다... 시선처리님의 훈훈한 마음이 저의 마음을 울려 주시는
군여 ... 비록 직접적인 도움은 주시진 못하였지만 이글로 인해 마음만이라도 전달이
되었음하는 바램이며... 끝으로 다음 부터는 힘이 드실지언정 그냥 지나치진 맙시다
시선처리님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고 보배회원 님들의 안전운행에 아끼는
애마들과 회원님들의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기원드립니다..
걍 차 세워놓고 아이를 조치 하는 상황을
뒷 차가 봤다면... 그 차들도 별 말 안했을겁니다.
아이는 아무일 없기를 바랍니다.
그길 저도 자주 다니는 길인데 어제 그시간이었다면 아마도 꽤나 막히는 시간이었을 테고...
아마도 이러저러한 상황들이 마음처럼 몸이 나서지 못하게 만들 었겠죠...
너무 자책마시기를...
이런글 쓰기 뭐하지만..자전거도 헬멧은 꼭 써야합니다..
취미/레져생활으로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헬멧 많이들 착용하시는데
그냥 별 마음없이 가벼운마음으로 자전거 이용하시는 분이나 어린애들은
헬멧은 대부분(96%) 착용을 안하는데..자전거도 상당히 위험한 운동입니다.
가까운분들이라도 헬멧 착용 권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