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신형 포커스로 현대·기아자동차 등 아시아 자동차 회사와 정면 승부하겠습니다.'
앨런 멀럴리(Mullaly·64)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 전날인 10일(현지시각)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차 4대 가운데 1대가 'C세그먼트(아반떼·i30급)' 자동차"였다며 "현대차 아반떼 사이즈의 자동차로 미국을 포함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포드는 글로벌 경제위기 동안 미국 자동차 '빅3'(GM·포드·크라이슬러)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지원 없이 생존했으며, 빅3 가운데 부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로 꼽힌다.
그는 "소비자들은 현란하지만 비싸서 살 수 없는 장치를 단 차 대신 좋은 품질과 높은 연비, 안전성, 스마트한 디자인, 그리고 제값을 하는 차를 원한다"며 "포드 포커스가 바로 그런 가치를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인터뷰 를 갖고“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고객들이 더 작은 차를 원하고 있다”며“품질과 연 비, 안전성 면에서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C세그먼트(준중형) 모델 10개를 세계 시장에 내놓겠다”고 말했다./포드 제공
11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두 종류(세단·해치백)의 신형 포커스는 포드가 최초로 시판하는 글로벌 소형차다. 포드는 그간 미국·유럽·아시아 소비자의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다른 3가지 모델의 포커스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멀럴리 CEO는 이를 단일 모델로 통합하고 미국 미시간, 중국 충칭, 독일 자룰루이 공장에서 생산, 2011년부터 전 세계에 판매할 방침이다. 디자인은 포드 유럽이 맡고 배기량 1.6~2L 엔진에는 직분사방식(연료를 직접 엔진에 분사하는 기술)을 채택해 기존 모델보다 연비를 10~20% 올릴 계획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보잉에서 37년간 일한 뒤 2006년 포드 CEO로 발탁된 그는 보수적인 포드를 혁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매일 새벽 5시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포드는 포커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앞으로 총 10종의 준중형차를 생산, 2012년부터 이 차급에서만 전 세계에 연간 200만대를 판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포드가 미국 전체에 판매한 차(162만888대)보다 많은 수다.
1만7000달러(약 1900만원)에 팔리는 포드 포커스는 아반떼·i30·씨드 등 준중형 모델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 온 현대·기아차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 C세그먼트(C-segment)
차체 길이가 4500㎜ 내외인 차. 한국·유럽에서는 폴크스바겐 골프, 현대차 아반떼·i30급의 준중형차, 북미에서는 콤팩트카(compact car)에 해당한다. 아랫급으로는 마티즈·모닝 등 경차(輕車)급인 A세그먼트, 젠트라X급인 B세그먼트가 있다. 쏘나타급의 중형차는 D세그먼트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