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주한 미군은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용산과 평택의 기지에서 각각 복무 중인 주한 미군 2명에게 평택에 대해 물었다.
이들의 대답은 주로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용산에서 근무하는 C상병은 "SAHS(Seoul American High School)에 통학하는 아이를 둔 주변 친구들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부대를 옮기는 것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군인이라는 직업이 원래 그렇듯 수시로 옮겨다니는 직업 아니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에서 근무하는 J병장은 기지 이전에 대해 "주민들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우리는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서도 "자신의 나라에 외국 부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반발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여기에서 복무하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질문을 자제하고 큰 맥락으로 몇 가지만 물어봐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실명 공개를 거부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 새로운 기지가 들어서게 될 대추리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C 상병(용산 복무) "그 쪽 상황은 자세하게 모른다. 다만 현지 주민의 반발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만 할 뿐이다."
J 병장(평택 근무) "시위현장 가까운 곳에 숙소가 있다. 부근에서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지난 주에는 부대 전체에 출입 및 외출이 금지되기도 했다."
- 자세하게 묻지 않겠다. 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C 상병 "사실 용산에 근무하는 미군들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부대가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정도?
나는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부대 인근에 거주하면서 SAHS에 통학하는 아이를 둔 주변 친구들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부대를 옮기는 것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군인이라는 직업이 원래 그렇듯 수시로 옮겨다니는 직업 아닌가? 어쩔 수 없다."
J 병장 "시위현장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나로서는, 솔직히 현지 주민에게 조금은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지지해줄 수 있는 입장 역시 아니다. 시위대가 다소 과격하다는 인상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위에서 이미 그렇게 결정이 내려진 것이고 우리는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답변하기 적합한 특별한 의견은 없다. 단지 주민들에 대한 보상 문제나 시위의 진압 등은 한국 정부의 몫이지 우리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군은 대추리 인근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멀리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묻겠다.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입장인가? 혹시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 이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있었나?
C 상병 "내가 답변할 만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주둔의 필요성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판단하는 것이지, 내 판단에 의해 이곳에 복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J 병장 "본인이 주둔의 필요성을 설득력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배경 지식이나 언변이 없기 때문에 답변을 피하고 싶다.
단지 부대 차량으로 이동 할 때나 가끔 민간인과 접촉할 기회가 있을 때, '양키 고홈'이나 심한 경우 'Fxxx'이 들어가는 욕설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군들은 그다지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술에 심하게 취하거나 해서 자제력을 잃는 상황이 아니라면 보통은 그냥 무시한다.
내 생각은 단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나라에 외국 부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반발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여기에서 복무하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군인 각각의 개인의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