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 이라는 말을 쓰기엔 너무도 버거운 상대(?) 였으나..
이바닥이 다 그렇듯.... 그냥 제맘대로 "배틀" 이라는 표현을 쓰는점... 죄송합니다.
배틀 상황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아니고...
그저... 죽자사자 뒤를 따랐던 상황이었기에...
배틀이라기보담도... 뎀볐다고 했어야 할거 같아서말이죠... (에휴... 한숨만...)
아, 또 멀쩡한(?)사람하나 소설가 만들어버릴 악플러들이 겁나서 먼저 밝힙니다만
예전에 스카이라인 R34 블루펄 에게 대들었던... 그 차량그대로, 그 오너 그대로입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9일 새벽이었으니.. 오늘새벽 이네요...
오늘새벽 다섯시경... 올림픽대로 미사리 방향 영동대교 근처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직업상... 또 밤을 새고 집도 아닌, 사무실로 들어가던 길이었죠..
너무너무 졸려서 담배를 피다피다... 안되어서 씹어먹어야 잠이깨려나.... 걱정하던중
룸미러를 누비는 파~란 HID 불빛이 있었으니....
룸미러에서 샤샤샥... 왔다갔다 하는 몸짓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가물가물 무거워 곧 죽을거 같던 눈꺼풀이 홀딱발딱 열리며 초롱초롱 해집니다...
바로.. 오디오를 꺼버리고..... 배기음 확인 들어갑니다....
배기음을 들어볼 새도 없이 제 오른쪽으로 치고 나가는 HID 선수.....
뜨아..... 말로만 듣던 에무쓰리.... 였습니다..
남색인지 검정색인지 색깔 확인 들어갈 겨를이 없습니다....
코스 상... 곧바로 이어지는 종합운동장 방면 내리막 카메라....
붕붕.... 3단 80킬로로 맞춰주면서....
어떻게해서든 잠을 깨보려 홀딱발딱 열어두었던 썬룹과 유리창을 닫습니다...
초절정긴장모드에 돌입합니다....
카메라 직전에서 부스트 컨트롤러를 4단으로 올립니다...
공도에서 어지간해선 쓰지 않는.. 1.2바를 쓸 기회가 찾아온겁니다......
카메라를 통과 하면서 에무쓰리의 배기음이 들려옵니다...
곧바로 차선을 바꿔버리면서 에무쓰리의 뒤를 따르기 시작합니다.
에무쓰리의 기어변속이 느껴집니다...
저보다 1초 이상 빨리 변속하는걸로 보아선 풀페이스로 달리는게 아닌듯.....
반면... 각단... 퓨얼컷 직전까지 몰아쳐가며... 풀드로틀 풀부스트를 때리며
죽자사자 따라가는 제모습이 안쓰럽습니다만....
그래도 이런기회는 흔치 않다는걸 알기에 좋아라 하고 쫒아갑니다...
종합운동장 옆길... 무지무지하게 울퉁불퉁하고 아주그냥 난리가 아닙니다만
에무쓰리의 하체는 그걸 다 받아 내 주더군요..
실제로 에무쓰리랑 고속에서 같이 달려본게 처음이라 그런지...
고속칼질에서 너무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폴쉐시리즈들을 쫒아가며 느꼈던 핸들링이
예리하고 날카로운.... 순간이동 같은 칼질 이었다면
에무쓰리의 핸들링은 너무도 여유로운 모습이었다고 해야할까요...
그노면, 그 속도, 그 차량 흐름에
4차선에서 1차선으로 한번에 치고나가는 내공에 감탄하며, 죽자사자 쫒아 갑니다...
그때당시 속도가 대략 X70~80 정도 였지만... 노면이 원체 안좋으니
타임 5전 준비한답시고.....써쓰를 셋팅해놓은 제 차는
덜컹덜컹이 문제가 아니라 통통 튀다못해
아주 공중에 붕붕 뜨는 느낌이 들 지경이더군요...
어찌되었건 간에 앞차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수많은 차 사이를 잔인하게 헤집고 따라가 봅니다만...
역시 에무쓰리의... 명성은 쉽게 얻어진 명성이 아니더군요...
그러나 아뿔싸.... 중간에 잠실대교를 지날때 쯤.... 차간격이 약간 멀어진 상황...
에무쓰리 오너분이 트럭뒤를 바짝 쫒다 택시앞으로 칼질.....
헉.... 제가 갈 곳이 없어지더군요.....
거기서부터 뒤쫒기 모드.. 에서 각개전투 모드로 변경....
서로 다른 차선에서 칼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야.... 사실 차가 아무리 좋고 스킬이 아무리 좋아도 ...
그 험상궂은(?) 노면과 그 수많은 차들을 헤집고(?) 다니는게 쉬운일은 아닙니다만
에무쓰리 오너분.... 깜빡이 꼬박꼬박 넣어주시며 정말 잘 치고 나가시더군요...
좋은차와, 뛰어난 스킬과.. 좋은매너.... 삼박자를 고루갖춘... 분이셨습니다..
(사실... 저를 아시는분은 아 아시겠지만... 하루하루가 매일매일 배틀이니...
그 얘기 다쓸려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매너없는 분이 의외로 많아서
쓸 말이 없는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야 이기던,지던, 어찌 되었건.. 즐거운 주행이어야...
글 쓸 기분도 나고 읽는분들도 읽을만 할거 같아서 좋았던 주행 얘기만 씁니다...)
그나저나... 아무리 밟아도 줄어들지 않는 차 간격은 사람을 환장하게 만듭니다....
분명 3단 4단 1.2바 풀로 때리는데도 불구하고.... 줄어들 기세가 안보입니다...
올림픽대교 전 카메라에 다다를때쯤.... 살짜기 이어지는 우회전 커브구간....
에무쓰리 오너분이 속도 안줄이고 그냥 치고 나가시면...
나도 카메라 찍히면 찍혔지 뷁끼는 안밟겠다는 각오로 같은 1차선에서 바싹(?) 추격.....
느닷없이 들어노는 에무쓰리의 뷁끼등...... 헉.....
이속도로 이 코너에선 뷁끼를 밟으믄 뒤지는디........
점점 다가오는 에무쓰리의 꽁무니.........
죽어도 혼자죽자... 싶어서 냅다 브레이킹.....
끄그극...끄그극... 끼이익... 끼이익.....네바퀴가 따로 놀듯....
노면에서 퉁퉁튀며 스키드음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좀 위험시려웠습니다..)
반면, 자연스레 감속하고 계신... 에무쓰리....... 에휴....
결국... 무사히....3단80킬로로 카메라 통과.....
에무쓰리 오너분 바로 스타트 안하시고 한템포 쉬시더군요...
내가 앞서가라고 그러시는듯 싶었으나....
에무쓰리에게 똥침을 맞으며 똥꼬가 움찔거리면.... 똥꼬보다... 가슴이 더 아플까봐
선행은 포기... 후행을 선택했습니다.
부아아아아.....앙... 소리를 내며 폭발하듯 튀어나가는 에무쓰리......
뒤이어 따라가는 제차는 엔진이 폭발할거 같습니다...
여름내내 한번도 올라간적없이 잘 관리해주던 배기온은 순간 1000도가 넘어가고 .....
부스트 게이지는 1.2바에 딱 붙었습니다만........
웬걸 에무쓰리는 가까워질 생각을 안합니다....
4차선에서 1차선으로.... 다시 3차선으로 다시 1차선으로.... 종횡무진
올림픽대로를 가르는 에무쓰리와....
죽자사자 그 뒤를 따르는... 제 모빌.....
결국.... 그렇게 오늘의 배틀은 에무쓰리 옆모습 한번 제대로 못보고 끝났습니다.
명불허전... 이라 했던가요....
역시 에무쓰리의 명성은 괜히 얻어진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힘은.... 가히 환상적이었고,
그걸 능숙능란하게 다루는 오너분의 스킬도 참 대단하시더군요....
언제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써스 셋팅좀 더 하구선....꼭한번 더 쫒아가보고 싶습니다....
에무쓰리 오너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즐거운 새벽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번 스카이라인과의 주행때보다 훨씬 많은 차들이 있어서
대략 X80 이상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심장박동수 만큼은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긴장감과
짜릿했던 주행이었습니다...
천호대교를 지나 암사동길로 빠져나가시는 에무쓰리 오너분께...
비상등을 켜 드렸지만.... 미쳐 보지 못하셨는지.... 바로 빠지시더군요...
(어쩜... 그냥 갈길 가시는중에 미친듯... 제가 따라댕긴건지도... 헉....)
이만... 오늘의 배틀기를 마칩니다... 안전운전 하세요....
>> 겁없는 파란터비... 검은새였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