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친해지려면 최소한 3개월은 걸립니다. 첫눈에 반했다고 다되는게 아니에요. 그 초반 3개월 동안 두 사람을 묶어줄 공통의 화제거리가 존재해야 합니다.
글 지우고 두 분이 조용히 연애하라고 충고하는 사람 많은데 그럼 두분이 만나서 무선 이야기 하라는 말입니까?
그냥 입 꾹 다물고 서해바다 가서 대하나 꾸역꾸역 먹어야 하나요? 그 대하가 목에 넘어가기나 할까요?
이 게시판이 존재하고, 수백개의 리플들이 존재해야 두분이 할 말이 있고 만날 이유가 있고, 아슬아슬한 초반 3개월을 넘기는데 성공하는 겁니다.
매직카페님이 굳이 게시판에 시시콜콜 글을 쓰는 이유는 서로를 잘 알게 되는 초반 3개월 넘길 두 사람만의 공통된 화제거리를 구하기 위해서로 봅니다.
두분이 얼굴한번 봤지만 그걸로 친해지지 않습니다. 적어도 3개월간은 이 게시판에서 격려하는 글이 올라줘야 합니다.
매직님이 정말로 소심해서, 혹은 뭔가를 몰라서, 혹은 전차남을 흉내내서 여러분께 의견을 구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누구든 이런 일을 당하면 특별한 인연, 혹은 신의 계시, 혹은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전생에서의 인연으로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게 되어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 필연성을 확인하고 싶어서입니다.
엽기공주님이 매직카페님을 만나준 것은 매직카페님이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해서일까요? 아니면 매직카페님에게서 굉장한 매력을 발견해서일까요?
제 생각에는 이러한 모든 것이 궁금해서일 것으로 봅니다. 입장바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과연 영화로 만들어질지, 드라마로 재탄생될지, 신문기자들이 몰려올지, TV에 출연하게 될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 궁금증이 지금 두 분을 묶어놓고 있는 유일한 끈이라고 봅니다. 글 지우고 나가서 둘이 조용히 연애하라는 것은 헤어지라는 말과 같습니다.
엽기공주님은 용기를 내어 자기 운명 앞에 과연 어떤 길이 펼쳐져 있는지 그 끝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 생각엔 이 글 지우면 두분이 서먹서먹해지고 대화소재 바닥나서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봅니다. 알잖습니까? 애초부터 운명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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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카펫님이 글을 지우겠다고 선언했군요.
3분 남았습니다.
그래서 게시판에 새로 올립니다.
인간을 괴롭힌 자들..
당신들은 진짜 나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