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살짝 배틀아닌 배틀이 있었습니다.
이전글을 봐주신 분들은 알겠지만 제차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똥침을 맞아본적이 없는
차량입니다. 워낙에 순하게 생겨서인지 그누구도 똥침을 놔주지 않습니다.
저역시 누구에게 똥침을 놔본적이 없는 홀로 러너입니다.
혼자 달리는걸 좋아하죠..( 약간 정신이 이상한듯 합니다. )
요즘들어 부쩍 보배게시판을 자주 들락날락 거리면서 배틀에 대한 욕구가 한껏 부풀어
올라 자주 밖으로 의미없이 차를 가지고 나갑니다.
저번주 주말도 그러했습니다.
달리고 싶다. 오늘은 '배틀' 이란걸 해볼 수 있으려나 하고 차를 몰고 밖으로 나와
동네를 2바퀴 정도 돌았습니다.
역시 이놈의 동네 수준이 좀 높습니다. 멋진 배기음이 들린다 싶으면 제차와 너무도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수준급 괴물들이 지나가 배틀의 욕구를 다운시킵니다.
결국 동네를 떠나야겠단 다짐을 하고 올림픽 대로로 나갑니다.
루프를 돌아 올림픽대로로 접어들자 한적한 밤이라 차도 별로 없고 그나마 조금 있는
차들도 썡썡입니다.
자 여기서 저와 브롤린 (애마의 이름)다짐을 합니다.
'더이상의 눈팅은 없다! 이번에야 말로 내가 똥침을 놔보는거다. 보배 배틀게시물만 100
번은 읽었다. 나도 할 쑤있다. 일딴 똥꼬에 조금 붙이고 하이빔 딱 한번만 켜주는거다.'
라고 다짐합니다. 굳게 다짐합니다. -_-;
오늘이야 말로 제 역사에 기록될 배틀 첫장이라 생각하고 올림픽 대로를 순항 시작했습니
다. 완벽한 탐색모드로 돌입.. 이차 저차 자꾸 훝어 봅니다.
일단 목표는 깜빡이가 파란색인 차량이나 라이트를 바꾼차량 대충 좀 달리자 하면 응해
줄꺼 같은 분을 쫒아 달리기로 마음먹고 열씨미 훝어봅니다.
앗 그때 깜빡이가 파란색입니다. 일단 뒤에 붙어보기로 마음을 먹고 용감하게 뒤로 붙었
습니다. 뒤로 붙어서 본 차량은 대한민국 대표경차였습니다.
경차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왠지 배틀을 응해주시지 않을꺼 같다는 생각에
걍 지나갔습니다. 다시 탐색합니다..
탐색 10분..
20분..
,,
.
.
아... 미사립니다..ㅜ_ㅜ...
턴해서 이번엔 김포쪽으로 갑니다.
다시 올림픽대로로 진입.. 열심히 탐색중인 브롤린의 시야에 들어온 차량이 있었습니다.
약간은 묵직한 뒷모습. 많은 튜너들이 애용하는 차량중 한대가 제 눈앞에 들어왔습니다.
뒷모습을 자세히 보니 머플러.. 대포만합니다. 거기따가 꺾였습니다.
아 이거다. 이거 놓칠 수 없다. 하고 붙었습니다.
차량 소통은 30프로 정도 달리자면 달릴만한 조건같았습니다.
용감하게 뒤로 붙은 브롤린 .. 하이빔을 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은 안드렸지만 제 차 아무거또 손댄게 없습니다.
순정그대롭니다.. 얼마전 친구가 그랬습니다. '너 라이트 너무 어두운거 아냐?'
그말이 맞았습니다....
하이빔 효과가 없습니다.. 제가 봐도 그리 하이빔 같아보이지 않는 하이빔..
앞차주분 모르시는 거 같습니다..
좌절감과 혼자서의 약간의 뻘쭘함을 누르고 냉정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이빔으로 배틀의사를 알리지 못한다면...
무조껀 따라다니는 수밖에 없다. 라고 생각하고 뒤에 붙어 열심히 쫒아 댕겼습니다.
참고로 저는 간땡이 튜닝은 되있지 않아 무지하게 붙여서 가진 못하고 그냥 평범하게
떨어져서 순항하는 앞차에 맞추어 순항하였습니다.
다시 종합운동장쯤 접어들었을때 .. 차량 소통 70%.. 아....이거 배틀 쫑쳤구나..
아무래도 배틀을 할만한 도로의 조건이 아니였습니다.
그냥 헛지꺼리 하며 쓴 기름값이 너무도 아깝습니다..
위에 상황표지판에 천호~영동 서행 ..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포기할까 생각하며 그냥 계속 뒤에서 쫒아갑니다.
앞차량 제법 달리게 생긴 차량인데 왠일인지 차선변경 한번 없이 유유히 가십니다.
저역시 그냥 따라서 유유히 갔습니다.
여기서 잠시 앞차량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제가 워낙에 지식이 없어
앞차량의 모델은 1.5 2.0이 있는걸로 알고 있고 현대의 투숙하니. 따뷸런스와 같이
튜너들에게 인기가 많은 차종이라고 알고 있는 차량이였습니다.
암튼 앞차가 2.0인지 1.5인지 분간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하하..
튜닝 어느정도 한 차량 같았습니다. 일단 머플러 대포만하였고 휠역시 순정이 아닌듯
보였습니다. 엔진쪽에 터보 달았는지.. 아닌지 모릅니다.. 그 블로우밸브소리 쉭쉭
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걍 차가 바아아아앙 하면서 가면 다 멋있어보이는 저이기에 그냥 와 소리 멋있다.
이러고 뒤에서 꿍시렁 거렸습니다.
이러케 꿍시렁 거리고 있는데 옆차선이 텅비어있습니다.
그때! 앞차량 엄청난 소리와 함께 본색을 드러내며 차선을 변경
무지막지하게 달려나갑니다. 제 짐작에 앞차는 수동이였습니다..
저 이때다 하고 늦은감이 있지만 있는 힘껏 엑셀을 밟았습니다.
뒤를 열씸히 쫒아갔습니다. 많이 벌어지지 않고 차선변경을 한 2회쯤 하고
앞차량들에 막혀 다시 서행합니다..
이제는 앞의 오너분 제가 같이 쫒아온걸 분명히 느끼셨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약간 흥분이 됩니다. 브롤린 갑작스런 급가속때문인지 브롤린 역시 살짝 흥분합니다.
하지만 주말 밤의 올림픽대로 왜 이시간에 차가 많은건지.. 참고로 11시쯤이였습니다.
다시 계속 서행..3분정도 서행하다 또 잠시 차량이 뜸해졌습니다.
이때 다시 앞차가 아까와 같이 치고 나갑니다. 이번에도 브롤린 조금늦게 달립니다.
역시 앞차량에 막혀 다시 섭니다..
이렇게 한 3번쯤 쫒아갔습니다..
3번쯤의 술레잡기가 끝나고 어찌하다보니 이번엔 브롤린이 앞에 있습니다.
뒷차주분이 조금은 밝은 라이트를 서행중이라 스몰등으로내려주십니다. 아 매너가 있으
십니다. 이제 조금만 가면 영동대교 구간.. 차가 빠질때가 됐습니다.
기대 만발.. 만발... 만발...
하지만 브롤린 좀처럼 치고 나갈 기회를 못잡습니다.
튀어나갈때 비상등을 키고 튀어나가야 하나?
아닌가... 모르겠다..
갈등을 했습니다. 그러다 일딴 오른쪽차선으로 접어들어서 치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해 오른쪽 깜빡이를 키고 출발..
허걱.. .너무 얌전했습니다..
차마 갑자기 다시 급출발하기가 약간은 뻘쭘한 자태가 되어 그냥 그차선으로 갑니다..
뒷차분..(이하 상대차 라고 하겠습니다.)
상대차가 옆으로 지나갑니다.. 옆으로 지나갈때 오너분을 보았습니다 .
그 오너분도 저를 딱 보셨는데 저 혼자만의 생각인지 그리 배틀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시 뻘쭘해 졌습니다.
그래도 한번잡은 이기회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뒤로 붙었습니다.
그렇게 영동대교를 벗어나면서 차량의 흐름이 뜸해지니
상대차 진짜 본성을 드러냅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앙 . 굉장한 소리와 함께 상당히 날쌘 몸놀림.
굼뜬 브롤린에 비해서 월등하게 경쾌한 차량.. 이길 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왠지 같이 달리고 싶었습니다.
따라 붙었습니다. 앞의 교통상황은 훤했습니다. 이번엔 좀 오래 달리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립니다. 계속 따라 다니면서 거리차이는 차량 3대 차이정도.
더 벌어지지도 더 좁아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따라가다가 제가 차선변경도중 옆차와 앞차에 막혔습니다..
상대차 멀어집니다..
달린지 얼마 안됐는데. . 안돼 안돼 안돼 ... 라고 생각하며 저 안타까워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열심히 달리며 상대차를 찾았습니다.
앗. 상대차 저를 기다려 주는듯 했습니다.
다시 꽁무니를 공략했습니다.
꽁무니에 다가가니 냅다 도망가십니다.
빠르십니다.
그렇게 또 열심히 공방을 벌입니다..
그러다 상대차 비상등을 킵니다.
상대차가 비상등을 키는 것과 동시에 '전방 과속단속 구간입니다.'
라는 메세지가 들려옵니다.
드디어 저와 브롤린은 배틀의 중심에 있는 것이였습니다.
다른분들의 현란한 배틀기를 보며 항상 와 .. 진짜 저렇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만했던 상황이 제 눈앞에서 벌어지니 점점더 두근거립니다.
하하하하. 죽여주는 이기분 .. 카메라를 지나고 나자마자 두차량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브롤린 역시 신이 났습니다. 카랑카랑..약간은 애처로운 소리를
내면서 열심히 달립니다. 속도는 약 150정도.. 차선변경을 열심히 하며 달려봅니다.
이번엔 상대차가 앞차에 갇혔습니다. 이번엔 제가 기다립니다.
상대차가 빠져나와 제꽁무니에 바싹 붙었습니다. 다시 밟아보자 라고 느낀 그때
'전방에 카메라.........' 약간은 김이 새며 비상등을 키고 카메라를 지나 다시
밟습니다.. 맹렬하게 뒤에 붙는 상대차. 바싹 붙어 옵니다.
왠지 뒷차 여유가 있어보입니다. 승패를 가리고 싶은 맘이 아니였기에 열심히 달렸습니다.
차이는 벌어지지 않고 거의 바로 뒤에서 계속 쫒아오십니다.
그렇게 두차량간의 무언의 대화는 계속 지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앞 뒷자리가 몇번 바뀌고 배틀을 하던 중 또다른 한차량이 제 뒤를 살살 쫒아오십
니다. 뒤를 보고 차량을 확인!!! 그런데 뒷차 역시 우리나라 튜닝계의 양대산맥중하나인
XXXX입니다. 오호라... 이거 쓰리썸이구나.. (퍽퍽) 일단 앞의 차량을 쫒아가기에 바빴던
저는 뒷차량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못하고 열씸히 쫒아갔습니다.
뒷차량도 열씸히 쫒아오십니다. 어느덧 가양대교.. 앞의 차주분 가양대교를 지나 빠지십
니다..
이제 남은건 뒷차량.. 근데...................... 브롤린 기름이 부족합니다.
이미 멀리서 멀리서 빠졌어야 집으로 가는 브롤린.. 멀리도 와버렸습니다..
브롤린 역시 조금더가다가 빠져나옵니다. 빠져나오는데 뒷차량 같이 따라나오십니다.
헛... '난 유턴할껀데.' 혹시 따라나오신건가? 라는 생각에 약간 불안합니다.;;;
유턴 신호 대기 후 신호를 받고 유턴을 하는데 뒷차량 신호에 짤리셨습니다.
저는 다시 올림픽대로로 나와 일단 갓길에서 기다려 보기로 하고 5분간 기다려보다
안오시길래 브롤린과 함께 집으로 유유히 왔습니다.
그렇게 배틀인지 아닌지 아직은 정확히 모르는 주말의 배틀이 끝나고 오면서
두근거림보다는 약간의 지침과 허무함?이라는걸 느꼈습니다.
이렇게 달리고 남은게 없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흠... 약간은 허무하구나 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서서히 서서히 브롤린과 함께 저는
사라집니다..
.
.
.
아이쿠!!!!!!!ㅜ_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무지하게 간단하게 쓰고 싶었는데
글제주가 워낙에 없다보니 엄청나게 길어졌습니다. 이거 읽어주셨다면
당신은 고마운사람 ^_^ GOOD!
글을 감칠맛있게 요약하는 방법좀 배워야겠습니다. ㅜ_ㅜ;
이배틀 이후 사실 약간의 허무함에 지금까지 배틀에 대한 욕구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근데 다시 금새 불타오르는군요, 하하하하!
만약에 이 글을 읽으시고 앗 이거 난데 하시는 상대 오너분 계시다면
그때 혹시 제가 뭔가 잘못한게 있었다면 지적해 주시고 미흡한 제차와
놀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상대 오너분이 계시다면 혹시 리플에 제차량이 무엇이였는지는
비~~~밀 로 부탁드리겠습니다. ^^;; 헤헤헤...
그럼 보배님들 안운하세요 ^^ ;
다시한번 긴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