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포드 코티나의 마지막 생산모델. 현대는 유럽에서 1.6X 엔진을 얹는 코티나를 국내에 들여와 포니용 1.4X 엔진을 얹어 팔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6X 엔진을 얹은 차는 68년에 나온 현대 코티나다. 67년 설립된 현대가 포드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한 첫 승용차 코티나는 66년 데뷔해 큰 인기를 끌었던 유럽 포드의 소형차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267×1천648×1천389mm로 지금의 현대 베르나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당시 유럽의 관례대로 1.6X 엔진을 얹고 있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코티나는 소형차지만 당시 기준으로 볼 때는 소형차보다는 크고 중형차보다는 조금 작았다. 1.6X 75마력 엔진을 얹은 코티나는 최고시속 160km의 성능을 냈고 71년 뉴 코티나로 페이스리프트 되었다.
현대는 77년 유럽 포드의 새 코티나를 들여와 마크Ⅳ, 80년에 마크Ⅴ란 이름으로 팔았는데, 마크Ⅳ와 Ⅴ가 1.6X 엔진 외에 포니용 미쓰비시 1.4X 엔진을 얹은 이코노미 모델을 더하면서 해외에서 통용되지 않는 ‘약골 중형차’가 탄생했다. 1.4X와 1.6X 두 엔진은 83년 데뷔한 현대의 첫 중형 고유모델인 스텔라에까지 이어졌지만 84년 스텔라는 1.5X 엔진 한 가지로 통일되었다.
현대가 중형차 보디에 허약한 1.5X 엔진을 얹어 판매에 성공하자 덩치 큰 중형차 오펠 레코드를 기본으로 로얄 시리즈를 생산해 판매하던 대우까지도 덩달아 1.5X XQ 엔진과 론지 엔진을 로얄 시리즈에 얹어 팔았다. 이 같은 ‘중형 차체+소형 엔진’ 경향은 마쓰다의 중형차 카펠라를 기본으로 콩코드를 생산한 기아가 89년 1.5X 호크 엔진을 콩코드에 얹어 캐피탈로 선보이면서 90년대 중반까지 계속되었다. ‘중형차도 1.5X로 달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걸작(?)들이 불과 10년 전까지 국내 도로를 활개하며 돌아다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