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올해로 서른 초반인 그다지 어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사람입니다.
제 고향은 많은 분들이 싫어라 하시는
전라남도...하고도 `목포`입니다.
참고로 저는
전라도에서 19년, 경상도에서 5년, 강원도에서 2년(군대)
그 후로 지금까지 경기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적엔(초등학교~고등학교)
바닷가쪽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비교적 거칠고
폭력의 도시답게 어릴때부터
나쁜길로 빠져들기에 적합한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때 뉴스를 보다
조폭뉴스가 나오면 전라도,
특히 전라남도 사람들이 대부분 주연을 장식했으니까요.
심지어 고등학교때 제 친구나 선배들 중 반이상이
스노아파다 오거리파다해서
소위 말하는 조폭 따까리였습니다.
그런 영향들 탓인지 모르겠지만
이십대 초반까지의 저는
폭력적이고, 안하무인이었습니다.
뭐 지금은 철없었던 어릴때의 호기정도로 치부하지만,
제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으니
제 잘못을 알기에는 그 후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경상도에 대해 들어왔던 말중에는
경상도에 전라도차가 주유소에 들어가면 기름도 안넣어준다.
경상도에는 해태제과에서 나온 과자가 없다.
(어린 마음에 그 맛있는 해태의 과자를 먹지 않는
경상도 사람들이 어찌나 괘씸하던지...^^:)
기타 등등...
그런 말들을 숱하게 듣고 자라온 저의 초등학교 시절엔
칠성사이다는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로 세월이 흘러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경상도로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들어왔던 경상도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외계악당정도로 생각해 오던 경상도 사람들은
말투는 다소 거칠고 투박했지만,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다 좋은 분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라도새끼, 전라도새끼...하면서
갓 스물이 된 저의 여린(?) 마음에 비수를 꼽던 분들도
몇 분 계셨습니다.
힘들더군요.
그 분들땜에 거기를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몹시 괴롭히더군요.
아무 이유없이...
제가 전라도 사람이니까.
저 말고도 전라도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맞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맞을뻔했지만,
전 멋모르고 망치들고 덤벼들었었죠.
그 후로 망치 사건땜에 2년정도가 괴롭긴 했습니다.
차라리 몇 대 맞고 치울걸...
시간이 지나는 만큼,
전라도가 고향인 저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에 따라 저도 그 곳의 생활은 만족스러워져 갔습니다.
제가 했던 일의 특성상
전국 각지의 단체 손님들을 보게 됩니다.
서울, 경기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일본
중국
이 중에서
제일 시끄럽고,
제일 매너없고,
제일 유별난 분들은 전라도 분들이셨습니다.
전라도 사람들이 단합이 잘 된다고 하죠?
단합해서 저희를 괴롭히셨습니다.ㅡ,.ㅡ^
적응이 안될때는
제가 전라도 사람인 게 창피하더군요.
물론 지금은 전라도 사람으로써 긍지를 갖고 삽니다.^^;;
한참 후에야 느꼈던 거지만,
전국 팔도중에서 제일 낙후된
전라도민들의 못살고, 무시받고, 핍박받던 서러움은
우리끼리라도 뭉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들었던 세상을 반영한
일종의 생존의식, 혹은 피해의식에서 나온 행동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글이 제 일대기가 되어버렸지만,
요는 이렇습니다.
어르신들이 전라도가 어떻고, 경상도가 어떻고 말씀하시면
그러시려니 합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그러면
주체성도 없는 줏대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야
아주 오래전에 정치적인 상황이나
제가 알지못하는 기타의 상황들을 고려해서
경상도나 전라도 서로에 대해 악감정이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뭣도 모르면서 남들이 싫어하니까 본인도 싫어합니다.
주체성도 없는 따라쟁이...
전라도 사람들 뒷끝이 안좋다고 하고,
경상도 사람들 무뚝뚝 하다고 하지만,
전라도에 사는 사람들이 다 뒷끝이 안좋은 건 아니잖아요.
경상도에 사는 사람들이 다 무뚝뚝 한 건 아니잖아요.
왜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려서
자기 자신의 생각을 묻혀두고 사십니까?
사람은 사람자체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조용히 자기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곳에서
전라도 사람들을 싸잡아서,
경상도 사람들을 싸잡아서 욕해도 좋을만큼
그 사람들에 대해서 아는지...
웹상에서 익명이 보장된다해서
함부로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시간에 당신의 가족들이, 혹은 당신의 지인들이
당신같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언어폭력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유없이 서로를 비방하는 게 한심해서
답답한 마음에 주절거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