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눈부시다. 하루가 다르게 새 모습을 보여주는 초록빛 산이 눈부시다. 김용택의 시 <꽃산 찾아가는 길>이 지금처럼 사무치는 때도 없다. 가슴에 그리움 하나 품고 이번 주말 꽃산 찾아 떠나보자.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은 구미시민들의 친숙하고 다정한 쉼터다. 시내와 동떨어져 있지 않고 이웃해 있어(구미역에서 남서로 약 4km) 이 곳 사람들은 공원에 가듯 금오산을 즐겨 찾는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그런 구미시민들이 부럽기 짝이 없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멋진 산을 앞마당처럼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리배가 한가롭게 떠다니는 드넓은 금오저수지를 따라 펼쳐지는 호반로는 한적한 산책코스로, 낭만적인 드라이브코스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다. 호수와 어우러진 풍류 넘치는 금오정의 풍광은 이 곳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공원 안에는 자연환경연수원과 놀이시설인 금오랜드, 대형 조각품과 야생화단지가 조성된 쉼터를 비롯해 야영장, 잔디 및 분수광장 등이 조성됐다. 케이블카가 설치돼 산 아래에서 중턱까지 쉽게 오갈 수 있다.
해발 976m 높이의 금오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기암괴석이 즐비한, 힘과 기백이 넘치는 남성적인 산이다. 등산로를 따라가면 금오산성, 도선굴, 대혜폭포, 마애보살입상, 약사암 등의 명소를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암릉과 폭포, 급경사 능선을 거쳐 정상에 올라 바위 사이에 자리잡은 약사암의 절경을 만나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원체 바위산이라 산행이 어렵지만, 특히 대혜폭포에서 내성까지의 등산로는 '할딱고개'로 불릴 만큼 악명 높은 코스다. 다행히 케이블카가 도달하는 해운사 주변으로 대혜폭포, 도선골, 금오산성 등이 몰려 있어 정상까지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그나마 달랠 수 있다. 산 아래에 길재 선생의 뜻을 추모하는 채미정도 풍류 넘치는 정자다.
높이 27m의 대혜폭포는 케이블카에서 내려 조금만 올라가면 만난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살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대혜폭포에서 쇠사슬 난간을 잡고 가파른 암반을 간신히 오르면 자연동굴이 나온다. 높이 4.5m, 길이 7.2m의 이 동굴은 신라말 도선대사가 수도한 도선굴이다. 이 곳에 서면 구미공단과 낙동강 물줄기, 멀리 해평의 냉산 등도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일품이다. 동굴 내에는 자그마한 불상과 함께 법당이 들어서 있어 평일에도 불자들이 참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뭐니뭐니 해도 금오산 최고의 절경은 정상 부근에 자리한 약사암이다. 정상 부근에 오르면 일주문이 나오고, 여기서 100m 가량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기암괴석에 달라붙은 듯 자리한 약사암을 만날 수 있다. 신라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전해지나 정확한 기록이 없다. 약사암 법당 안에는 지리산의 석불 삼구(三軀) 중 하나가 봉안됐다는 전설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수십m의 기암괴석이 뒤를 받치고 있는 모양새가 아슬아슬하리만치 절경이다. 약사암 맞은 편엔 흔들계단으로 연결된 범종각이 있는데 그 생김새가 신비롭다.
*가는 요령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