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승기, 아니 체험기 한 번 써볼게요.
오늘의 체험기는 테슬라 모델S (90D) 입니다.
시승차는 풀옵션이라 1.5억정도 하더군요... ㄷㄷㄷㄷㄷ
고성능 차 못타보고 전기차도 처음 경험해봐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촌놈이 서울와서 감탄하는 것이라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테슬라는 딱 한줄로 정리 가능해요.
"현실이 된 미래"
갑자기 날씨가 시원해졌던 8월의 마지막 주, 하남 스타필드를 찾았습니다.
이전에 시승 예약을 했던 날이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기대기대!!
들어가서 시승차 왔다고 말씀 드리자 전시장 내부의 사무실로 안내해 주시네요.
오... 수입차 상담실은 이렇게 때깔이 좋구나...
(차 살 때 전시장 방문도 안해보고 온라인으로만 계약해 샀던 1인)
고급수입차라 때깔이 좋은건가... 여튼 취향저격하던 사무실에서 간단히 안내를 받고 시승에 나섭니다.
오오 타보고 싶었던 빨간색 테슬라!
스마트키를 갖고 근처에 가면 문 손잡이가 튀어나옵니다.
사진 찍은 줄 알았는데 신기해서 쳐다만 봤나봐요 사진이 없네 ㅋㅋ
(영상 촬영은 안된다고 하셔서 사진 only)
여튼 디자인 하나는 참 잘 빠졌습니다.
틴팅이 안 된 유리 너머로 보이는 운전석, 얼른 들어가 달려보고 싶네요!
자, 드디어 앉았습니다!
풀LCD 계기판은 처음 운전해봐요.
이질감이 심할거라 생각했는데 고해상도라 그런지 이제는 아날로그 계기반이 너무 올드해 보이기 시작함 ㅜㅜ
아, 키를 갖고 타서 브레이크 페달만 밟으면 시동이 켜집니다.
아니지... 시동이 아니고 그냥 대기상태에서 깨어납니다.
마치 핸드폰 홈키를 누르면 꺼졌던 화면이 켜지는 것 처럼요.
시동(Ignition)이라는 표현 자체가 테슬라 같은 전기차에는 안 어울리는 말이군요!
여기서 첫 번째 문화충격!!
아... 미래가 왔구나! (구형 2G폰 쓰다가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느낌)
여튼 시동 아니 전원? 뭐라고 불러야 하지?
차를 잠에서 깨어내게 하고 나니 에어컨도 들어오고 아이패드보다 큰 센터페시아도 전원이 들어오네요!
센터페시아는 풀 터치인데요.
아쉽게도 조작은 못해봤어요. 그런데 계기판은 몰라도 센터페시아 만큼은 터치보단 물리적 버튼이 더 좋은데.. (운전 중에 안 보고도 누를 수 있어야 하니까요)
슬슬슬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차에 적응한 다음 도로로 나왔습니다.
첫 느낌은... 오호?
변속기가 없다는 자체가 이렇게 경쾌한 느낌을 주는 지 몰랐네요.
이건 DCT나 수동 변속기의 느낌과는 또 다른, 정말 모터와 바퀴가 직결되어 있어 나오는 느낌인 것 같아요.
악셀을 밟는 만큼 정확하게 가속이 되고 속도가 올라갑니다.
변속되며 속도와 출력을 깎아먹는 여타의 차와는 완전히 주행 질감이 달라요.
아마 포르쉐 정도 돼야 이런 주행감이 나오지 않을지...? (고성능 차를 안타봐서 ㅋㅋ)
게다가 엔진 회전수에 따라 토크가 올라가는 일반 내연기관차와 달리, 처음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는 전기차의 특성상 악셀을 1/3만 밟아도 목이 뒤로 젖혀지는 토크감이 느껴집니다.
Y영역으로 가보진 못했고 교외 드라이브 수준으로 아주 짧은 거리만 운행한 지라 고속성능은 모르겠네요. 하지만 확실한 건 제한속도 이내에서는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는 주행감각을 보여줍니다.
에어 서스펜션 덕에 편안한 승차감은 덤이구요.
(바로 직전에 탔던 차가 미니 컨버터블이라 더욱 편하게 느껴짐..ㅎㅎㅎ)
왕복 15km를 주행하고 오니 30분도 안걸렸네요. 다만 만약 1.5억을 주고 이 차를 사라고 하면 살까? 고민해 봤는데요(쓸데없는 고민ㅋㅋㅋ)
짧아서 아쉬웠지만 뭐 이런 차를 경험해 봤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리하자면,
* 주행감각 - 밟는대로 나감 (변속기와 엔진이 없다보니 손실되는 에너지가 안느껴짐)
* 제동감각 - 무난함
* 승차감 - 편안함 (에어서스펜션)
* 공간활용 -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체에서 파워트레인이 빠지다 보니 남는 공간이 모두 수납공간이 됨
(ex. 변속기 부분이 죄다 컵홀더, 트렁크 하단에 머플러가 없어 엄청 깊음, 엔진룸도 수납공간)
* 내장재 - 눈에 보이는 모든 부분에 알칸타라, 가죽, 원목 등으로 멋을 내서 소재는 좋음
- 다만 1.5억이라는 가격을 봤을 때 인테리어 디자인, 마감 등이 많이 부족해 보임...
* 조작성 - 와이퍼/깜박이/컬럼변속기는 다 벤츠와 동일한 부품... 편하고 좋음
- 센터페시아는 만져보질 못했지만 풀터치식은 그리 안전해 보이지는 않음
- 단독주택이거나 혹은 아파트에 충전시설 설치가 가능하고
- 새로운 것을 접하는 데 경제적/정신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구입할 것 같아요.
다만 이 차만 딱 한대 유지하라고 한다면... 아직은 많이 불안하고 불편할 것 같습니다.
95% 충전상태에서 15km 주행하고 들어오니 4%가 빠져 버리네요.
만충시 500km 이상 달릴 수 있지만, 배터리 잔량이 줄어드는게 눈에 보이는데다 충전인프라가 많지 않다보니 불안할 것 같아요. (마치 보조배터리나 충전기 없이 아이폰 들고 나간 것 처럼요!)
물론 현재 이 차를 출고받아서 한국에서 타고 다니시는 분 들도 많지만,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아직은 내연기관차가 더 속 편한 것 같아요.
다만 테슬라로 인해 우리가 어릴 적 그리던, 혹은 SF영화에서 봐 왔던 미래가 부쩍 다가왔음을 실감했습니다. 어느새 현실이 되어 버린 미래, 테슬라 시승기는 이만 마칩니다.
더 많은 사진과 원문은 아래의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trust0521/221087857005
현실적으로 1.5천으로 살가치는 너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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