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께 바치는 시 >
한恨맺힌 엄마 일생 어머니 태어난 곳 청양군 화성면 오서산 밑 걸어서 오일장까지 두 세 시간.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외할아버지 뜻 따라 농사일 못 배운 반 선비 아버지 만나서 한 많은 인생
6.25 전쟁 중에 아버지는 한의사인 할아버지 모시고 피난가고 돌 지난 아기 않고 집 지키던 울 엄마 인민군, 대창 드려대며 유력인사였던 할아버지 행방을 말하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으름장 놓았어도 굳게 다문 입 열지 않았다.
그 때부터 고난의 길 60여년 농사일에 익숙하지 않는 아버지와 빈농에서 사남매 키우느라 봄부터 가을까지 남의 논밭일 가리지 않고 하다가 겨울에는 양조장 병 닦는 일로 손은 노송 껍질 되었네.
사남매 장성하여 결혼까지 시켜 걱정거리 덜었나 했는데 자식 놈들 험난한 사회에 나가 실패 경험 할 때마다 찢긴 울 엄마 가슴.
봉양은 그만두고 자식들 제한 몸 가누지 못하는 꼴 보면서 오늘도 80 노구老軀이끌고 논밭으로 나서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못난 자식 놈 가슴도 갈기갈기 찢긴답니다. 어머니여! 반드시 어머니 한을 풀어드리리다.
실패하지 않고 성공만 하였다면 좋았겠지만 ‘내가 청년시절에 한 일은 열 가지 중에 아홉은 실패작이었다. 그래서 열 번째는 더 많이 집중했다‘ 는 시인 조지 버나드쇼우의 말대로 내가 시도 했던 일중에서 한두 가지를 택하여 더욱 매진 하리이다.
오래 오래 살으소서. 혹, 천명天命이 다하여 아들놈 성공한 모습 보지 못하고 가시려거든 눈을 뜨고 가소서. 기필코 성공한 모습 보여드리고 편안히 잠들게 하여 드리리다.
아니, 절대로 돌아가실 수 없습니다. 속을 썩인 이 못난 자식 놈 성공하여 한을 풀어 드릴 때 까지는.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