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급발진 피해를 본 운전자는 조사 결과가 엉터리라며 국토부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현장에서 조목조목 조사 내용을 반박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 국토부 “브레이크 안 밟아” 피해자 “기록이 안된 것”
국토부는 스포티지R 차량 소유주가 주장과 달리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사고기록장치(EDR)에 기록된 내용을 공개했다.
EDR에는 충돌 사고 발생 5초 전까지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없었다. 충돌 2초 전부터 차량 속도가 시속 4~6Km에서 시속 36km까지 가속된 것으로 나왔다. 분당 엔진 회전수(RPM)는 충돌 3초 전 800에서 4000까지 높아졌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열리는 스로틀 밸브는 96%까지 열렸다.
하지만 운전자 이조엽(37세)씨는 “사고기록장치(EDR)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기록이 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사고가 난 현장은 직진한 뒤 우회전해 주차를 하는 상황이었다”며 “EDR에는 사고 이전 상황인 우회전 할 때 브레이크 기록도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EDR 기록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사고 이후에도 차의 RPM이 계속 올라가는 우웅 소리가 나 목격자가 시동을 어서 끄라고 했고 시동을 끈 이후에야 멈췄다”며 “가속장치를 밟은 경우라면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난 것인가”라고 말했다.
류기현 자동차안전연구원 팀장 이에 대해 “운전자의 주행속도는 시속 7km 정도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코너링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직접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코너를 도는 실험 영상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운전자 이씨는 “저 장면은 실제 사고 장면처럼 자동차가 주행 중 속도를 시속 7km 정도까지 줄여 코너링한 것이 아니라 멈춰 있다 시속 7km로 올려 코너링한 것”이라며 “실제 주행 중에는 브레이크 없이 코너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EDR과 ECU 내용은 왜 다르나
운전자 이씨는 엔진제어장치(ECU)와 사고기록장치(EDR)의 내용이 서로 상이한 점도 의문으로 제기했다. 엔진 ECU는 에어백이 터질지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는 데이터다.
운전자 이씨는 “충돌시점 엔진 ECU는 시속 18km였고, EDR은 시속 36km였다”며 “속도 센서 값은 엔진 ECU와 EDR이 공유하기 때문에 충돌 순간에는 기록 값이 다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ECU는 사고 앞뒤 1초를 기록한 자료이고 EDR은 사고 터지고 뒤로 5초간 기록한 자료이기 때문에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EDR 자료만 가지고 급발진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현재 급발진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자료는 EDR”이라며 “비행기 사고가 났는데 블랙박스를 의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사고가 난 후 1주일간 기아차 수리센터에 차량이 있어 EDR을 바꿔치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 “스포티지가 페라리 정도 힘으로 가속된 것”
급발진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속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류 팀장은 “시험차량과 똑같은 차량으로 실험해본 결과 0.5초 사이 시속 10~11km 정도의 속도가 났다”고 밝혔다.
운전자 이씨는 “0.5초 사이 시속 13km까지 순간 가속됐다”며 “국토부의 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순간 가속이 페라리 수준까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벨트 착용 여부도 논란이 됐다. 국토부 합동조사단은 사고 차량을 조사한 결과 운전자와 동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운전자 이씨는 “사고 당시 장면보다 더 이전 장면을 촬영한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면 저와 집사람이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추가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 피해자 “제조사 편드는 조사 결과”
사고 당사자인 이씨는 이번 국토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정말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여러차례 국토부에 메일을 보냈지만 무시만 당했고 민원을 넣었더니 왜 민원을 넣냐며 그때서야 원하는 사고 기록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는 사고당사자인 나의 주장을 듣기는 커녕 제조사가 유리한쪽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실험을 하고 있다”며 “법정 다툼에서 소비자들이 결국 다 패소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조사 결과를 이번처럼 운전자 과실로 발표해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차 사이트에서 현기차를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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