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 늦깎이 드라이버입니다. ^^
지난 월요일 오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포르쉐분당센터를 찾았습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무당 개구리와의 조우. ^^
전면부는 사실 얼핏 봐선 997과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살짝살짝 달라졌는데 전체적인 인상은 바뀌었어요.
997이 중성적이었다면 991은 확실히 남성적입니다.
일직선이었던 데이라이트가 끝을 한번 꺾어줬네요,
그 밑에는 전방 센서가 추가됐습니다. 997은 후방만 있죠.
앞 범퍼의 에어 홀은 여전히 넓직합니다.
담배꽁초, 낙엽, 새들이 들어가기 딱 좋아요. ㅎㅎ
헤드라이트의 곡면이 더 동그랗게 바뀌었습니다.
옆에서 보면 997에 비해 상당히 볼록해요.
그래서 더 개구리 같고 더 파나메라를 닮았습니다.
정확한 제원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찾기 귀찮아요 -.-)
전장 특히 휠베이스는 늘어나고 전고는 미세하게 낮아졌습니다.
전폭은 동일한데 전면부가 조금 더 넓어졌어요.
그래서 전륜 타이어가 235에서 245로 커졌습니다.
후륜은 295로 동일합니다. 4륜도 305 그대로일 듯.
터보는 315를 장착하지 않을까 예상되고요.
카레라S에는 20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기본 18인치, S 19인치였던 997에 비해 휠도 커졌죠.
뒤에 주행느낌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커진 휠의 무게감은 느낄 수 없습니다.
아니, 몸놀림이 더 가벼워졌어요.
사이드 미러가 도어로 내려온 건 큰 변화.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
파나메라와 카이엔과 동일한 방식인데
제 눈에는 좀 어색해보이더라구요.
997과 비교하면 크기는 커졌는데
옆으로 길쭉했던 게 보시는 것처럼 아래위로 늘어나서
심리적으로 왠지 더 사각이 많은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물론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만...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두툼한 궁뎅이는 그대로네요. ^^
시승차에는 991 달리기의 핵심인 PDCC(Porsche Dynamic Chassis Control)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건 카레라S에도 기본이 아니더군요. 옵션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정색의 축이 보이면 PDCC 옵션이 들어간 차량이랍니다.
PASM처럼 따로 버튼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휠하우스 안쪽을 봐야 해요.
원래 카이엔이나 파나메라처럼 차고가 높은 모델들에 적용하던 시스템인데
그것을 911에도 넣어버렸습니다. 미세한 흔들림마저 잡겠다는 거죠.
욕심도 많으신 포르쉐 엔지니어들.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텅빈 도로에서 200 정도로 달리며 급차선 변경으로 날려대도
제 흰둥이에 비해 덜 흔들립니다. 마치 터보를 타는 기분이에요.
분명 후륜인데 어찌된 게 사륜을 모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997 4S처럼 무겁진 않고요. 가볍고 날렵한데 안정적입니다.
하하하... 이건 정말 적응 안되네요. ^^
911 키가 파나메라, 카이엔과 똑같아지다니...
물론 아날로그 키로도 주문하면 만들어준답니다.
저는 997의 아날로그 방식이 더 맘에 들어요.
스포츠카에 디지털이라니~ ㅎㅎ
키박스에 넣으면서도 불안했습니다. 이게 시동이 걸리나? ^^
당연히 키박스는 스티어링 휠 왼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옆의 라이트 시스템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토 라이트 기능이 생겼더군요. 997은 홈모드만 있었죠.
그래도 저는 수동으로 켰다 껐다가 익숙합니다.
시동 걸면 무조건 온, 시동 끄면 무조건 오프.
그리고 또 하나 추가된 편의사양.
사이드 미러가 전동으로 접힙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911 50년 역사에 처음입니다. ㅎㅎ
사이드 미러 조절 방식도 세련되게 바뀌었고요.
변하지 않는 익숙한 풍경.
이 스티어링 휠은 옵션입니다.
제가 주문했을 때 60이었는데 지금은 70으로 올랐더군요.
기본 휠의 패들보다 이게 더 조작이 용이합니다.
왼쪽을 당기면 다운, 오른쪽을 당기면 업.
브레이킹 들어가면서 왼손으로 탁탁탁 치면 재밌어요.
왕왕왕~ ^^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바뀐 스티어링 휠은 훨씬 가볍습니다.
처음 시동 걸고서 휙휙 돌려보다 깜짝 놀랐어요. 세단 같아서.
하지만 저속에서만 그렇고 중속으로 넘어가면 997처럼 무거워집니다.
스티어링 휠 왼쪽 창에는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표시됩니다.
오른쪽 창에는 론치 컨트롤 모드가 뜨고요.
새 차라 아직 ECU가 학습이 안되었는지 스포츠 플러스로 놓고 달려도
크게 울컥거리는 건 없더군요. (아님 제가 너무 세게 달렸나... ^^;;)
크로노 타이머는 평소엔 시계처럼 쓰입니다.
파나메라에서부터 이렇게 바뀌었죠.
디자인은 997의 그것보다 더 멋스럽네요.
그래도 시계로 쓰는 것보단 9.11초로 맞추고 다니는 게 간지! ^^
5홀 중 네번째 계기판이 디지털로 바뀌었습니다.
아래 위로 기본 정보들이 보여지고
가운데는 크로노 타이머, G포스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달리면서 G포스의 변화를 보는 게 은근히 재밌더군요.
차체의 움직임에 따라 노란 점이 전후좌우로 움직입니다.
디지털 계기판 때문에 우측에 조작 레버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위는 원래 있던 와이퍼 조작 레버고요,
아래 레버가 G포스, 크로노 선택과 컨트롤에 쓰입니다.
실내의 가장 큰 변화는 파나메라를 닮은 컨트롤 패널 부분입니다.
기어 노브는 카레라GT처럼 조금 더 상단으로 위치해 있고요.
공조 관련 버튼들은 기어 노브 위쪽으로,
주행 관련 버튼들은 기어 노브 아래쪽으로 정리됐네요.
맨 우측에 보이는 버튼이 Stop & Start 기능입니다.
포르쉐 911도 연비를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이 기능은 스포츠/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작동되지 않습니다.
시승 코스는 분당센터에서 나와 서판교, 백운호수 방향으로
시내 도로를 달린 후, 고속도로로 잠깐 올렸다가 돌아왔습니다.
고속도로 올리기 전 찍은 후면부입니다.
후면부의 디자인은 많이 달라졌죠.
지금은 닫혀 있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스포일러도 더 커졌고
날렵해질대로 날렵해진 테일램프도 공격적인 느낌이며
무엇보다 911의 초창기 시절처럼 PORSCHE 로고가 되살아났습니다.
이건 호불호가 엇갈리는 분위기입니다.
저처럼 깔끔하게 모델명만 있는 게 낫다는 의견과
바뀐 것처럼 전통을 살린 게 더 멋지다는 의견.
400마력, 제로백 4.1초의 달리기 성능은 훌륭합니다.
너무 쉽게 너무 가볍게 너무 흔들림 없이 달려대어서
제 개구리와 같은 911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예요.
좋다고 볼 수도 있고 나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길어진 휠베이스와 넓어진 전면부 그리고 PDCC로 인해서
달릴 때의 안정감은 997에 비해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와인딩 로드를 달려보지 못해서 100% 판단하긴 어렵지만
고속주행시의 질감만 봐도 제법 차이가 납니다.
너무 쉽게 달려서 싱거운 느낌마저 들 정도예요.
이전 모델을 타시던 분이 신모델이 나오면
"에이~ 원래의 아날로그적인 맛이 없어졌어"라는 말들을 하셨는데
이젠 저도 그런 멘트를 날릴 때가 되었군요. ^^;;
실내에서 들리는 사운드는 훨씬 커졌습니다.
스포츠 배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이니...
엔진음이 적게 들린 게 불만이셨던 분들에겐 희소식.
포르쉐 관계자가 991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죠.
"럭셔리카와 레이스카의 공존"이라고.
어떤 목적으로 그들이 911을 다듬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옮았습니다.
Engineered for magic. Everyday.
PORSCHE
저도 3월중 시승해보려고 하는데 (지금 미국 출장중이라..;;^^) 선자님 시승기 보고 더욱 기대가 되네요^^ 저는 주로 시승할때 분당센터에서 나와서 우측으로 가다가 두번째(?)세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경원대있는곳까지 달리다가 (<<<이코스에 급코너가 많아서 와인딩 도는것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코너링/핸들링 느끼실수 있어요^^) 용서 왕복합니다. ㅎ 다시한번 좋은 시승기 잘봤습니다~~^^
포르쉐란 녀석은 역시 직접 몰아봐야 제맛이죠.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몰아보고 싶네요. ^^
그때 참가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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