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오후 강남 논현동의 싸우나에 들렸습니다. 천천히 목욕하고있는데 입구를보니 80대 노인한분이 휠체어에 탄채 들어오시더군요...뒤에는 아드님으로 보이는 40대 형님이 휠체어를 밀고요..
거동이 많이 불편하신듯 40대 아들이 옷벗기고, 목욕용구 챙기고, 탕까지 걸어가는데 미끌어질까봐 긴장하며 노인분을 잡아 조심조심 탕에 입수 성공하는데...이미 주위 손님들은 모두 긴장하며 예의주시
저도 떨리더군요....20분 정도 탕에 계시는데 아드님이신듯 40대 몸 좋은 형님은 계속 노인분께 말걸어드리고(뜨겁진않은지 숨쉬기힘들지않은지 등등)
그와중에 주위에 민폐가되지는 않는지 계속 체크하시는 듯 했습니다
얼마후 그 형님이 노인분을 탕에서 꺼내어(과정이 참 힘들어보였습니다) 때밀이 침대에 눕히고 옆에서 때미는 모습을 지켜보더군요...슬쩍보니 미끄러운 때밀이 침대에서 떨어지지않을까 받치고 있네요...
때밀이가 끝나신후 힘들게 샤워기앞에가서는 직접 머리감겨드리고 비누칠해드리고...나도 저리할수있을까 조금은 울컥했습니다
저도 목욕을 끝내고 나가보니 두분이 옷을 다입고 바나나우유를 빨고 계시네요(바나나우유는 진리)
때밀이 비용이 만오천원인데 현금으로 오만원 한장주시고...만족스러운 모습으로 가시더군요.
나도 저리할수있을까? 많은걸 생각하게되는 하루였습니다
정말 감동적이지만 혼자서 저렇게 반복하기엔 위험한점이 많으니 이동식 목욕탕으로 하시기요~~~~
늘 그리움에 꿈에라도 한번 아들새끼 잘 사는가,잘 커서 우리 손주들 잘 기르고 있는가 한번이라도 얼굴한번 보여주시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매정한양반 당신 생각말고 니들이나 잘 살아라 해서 안오시는건지..
어릴때 아빠들과 같이 다니는 애들보며 부러웠고
청년시절에 아빠와 목욕탕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불혹이 지난지금 손주들과 동네 마실다니는 할아버지들이 부럽고,그립고.......
나중에 애들 커서 지들 앞가림 할수 있을때 내 인생 정리하고 아빠 곁으로 가면 그땐 나 어릴때 못했던 그거 꼭 해보려고 9살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아후...울컥하네.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나 졸업식때 아빠와서 자장면도 먹고
대학졸업때 학사모도 쓰고
군대갈때 신교대 앞에서 아빠가 사준 돌핀시계도 차고
결혼식때 내 옆에서 든든하게 있어주고..
다시 꼭 해보고 싶다.
으로 투병중이신 할아버지 모시고 목욕탕에가서
직접 때밀어 드렸습니다.할아버지께서 워낙 깔끔하신 성격이라 거동도 불편하시면서 일주일마다
목욕탕 가자 하시는거 어루고 달래서 한달에 한두번 정도 모시고 갔드랫죠. 노인들 목욕시켜드리는거 참 힘듭니다.
죄송합니다.
목욕탕가서 때밀어드리기... 그리고 단둘이 포장마차가서 아부지가 좋아하셨던 소라에 소주한잔하며 진솔한 대화하기....
노인되면 이 시려서 차가운 음요 못마십니다
집에 모셔다 드리고 하늘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그땐 이상하게 차를 멈추고 사이드 미러로 5분정도 바라 보고 있었습니
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바라 보게 되었는데요
그리고 2틀뒤 돌아가셨습니다...
......
돌아가신지 20년이 되어서...
휴.... ....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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