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눈팅만하다 가입하고 글써봅니다.
게시판을 보다보니 여기 계신분들이 다양하고 또 어려운일이 있으면 많이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재미있습니다.
인기글에 힘들게 사신분 글이 있길래 저같은 경우도 있을까 싶어 써봅니다.
긴 글을 잘 못써서 재미없을지는 몰라도 가끔 어딘가 하소연 하고 싶은때가 있어서요. ㅎㅎ
전 고등학교 졸업하기전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하셔서 힘든상황이었거든요.
첫월급이 40만원이었습니다. 20년전 그 당시에...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돈을 받고 개같이 일했죠.
그래도 재미있게 일하고 군대갈때쯤 그만두고 군대를 갔다왔습니다. 군생활이야 다들 비슷하니..
말년휴가때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다가 아시는 사장님께서 직장을 소개시켜주셔서 면접보고 제대하고
바로 출근해서 일을했었죠. 이당시 참 어렵게 일하긴했는데 어려서 그런가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견디기 힘들었던게 채권자들이 집에 빚을 받으러 오시거나 아무도없는 집을 문열고 들어가서 쓸만한거
다 가져간 일이 생각나네요. 그당시엔 법을 몰라서 그냥 당했어요. ㅎㅎ
뭐 이래저래 여러일들이 생기고 어찌어찌하다가 백화점에서 근무를했습니다. 전 그전까지 백화점엘 가본적이 없었어요.
신기하더라구요. 사람들이... 돈많은 사람들 정말 많더라구요. 정말 다른세상 사람들이었습니다.
거기서 열심히 일하니 어찌어찌하다 백화점내 매장의 점장이 되었습니다.
26살이라는 나이에... 너무 어린나이에 점장이되서 같이 근무하시는 분들께 무시를 많이 당했어요.
힘들기도 했고. 하지만 나름 인정받아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거기서 아이들 엄마도 만나서 결혼도 했구요.
결혼도 원룸에서 시작해서 10년만에 대출받아 35평짜리 아파트 사고 그와중에 딸,아들 아이들도 태어나고 행복했습니다.
근데 불행은 한번에 찾아온다고 어마어마하게 찾아오더라구요.
어느정도였나면 직장에선 사실상 나가라고 통보받았습니다. 회사에 인사팀장이랑 타점 점장이랑 연문설이 돌았는데
이게 감사에서 걸렸거든요. 근데 그 소문의 진원지를 저라고 생각하더라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제자를 차지하고 싶은
분이 소문을 내고 자신은 쏙 빠지고 제가 뒤집어 썼죠. ㅋㅋㅋ 그 양반 갈데 없는거 받아서 키워줬었느데....
이일이 있고나서 아이들 엄마가 사업을 하겠다고 하며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제가 한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아이들하고 있었거든요. 동네에선 자상한 아빠로 소문이 날정도로...
물론 당시에 돈이 급하게 필요하긴 했습니다. 대출금도 갚아야하고, 당장 백수니....
얼마지나지 않아 아이들 엄마가 타지에서 혼자 살겠다고 합니다. 사업상이유로... 이때 저도 직장을 구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건 아닌거 같다고 하지 말라 했지만 듣지를 않더라구요. 그렇게 싸우기 시작했는데 어느순간부터는
새벽에 들어오거나 안들어오거나 둘중에 하나입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아이들 엄마 뒤를 쫓아보니 남자가있네요? 쓰레기 같은 놈이 있었어요.
거기에 충격받아 목도 메달고 손목도 그어봤습니다. 근데 안죽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살면 아이들만 불쌍하니
정신차리고자 정신병원에 스스로 입원을 했습니다. 치료하고 나오니 아이들과 제 차가 안보여요.
저 병원에 있을때 오지도않고 아이들 데리고 다른곳에 같더라구요. 그걸 또 어찌어찌 찾아서 아이들은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외도현장을 목격합니다. 진짜 정신 나갈뻔 했어요. 경찰분들 없었으면 큰일 났을거에요.
이후에 이혼소송하고 어의없는 이유로 아이들 엄마가 친권양육권 다 포기합니다.
면접교섭권이 있어서 초창기엔 몇번 아이들 보다가 지금 안본지 꽤 됐습니다. 아이들도 엄마를 안찾아요.
그리고 이혼당시에 빚이 어마어마해서 지금은 개인회생까지 하고 있어요.
그렇게 3년정도를 허송세월 보냈어요. 정신줄 놓고요. 일은 꾸준히 했지만 월급은 뭐 안봐도 뻔하겠죠? 정신이 멀쩡하지 않으니...
정신과약을 3년정도 먹고 꾸준히 치료하니 작년부터 좋아져서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습니다.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현업으로 돌아올 상태가 되었다는게 정말 큰 위안이 되네요.
지나고 보니 시간이 약입니다. 힘든시간은 한꺼번에 찾아오는거 같아요. 감당하기 힘들만큼.
솔직히 30대 대부분을 안좋은 일만 겪어서 아깝긴합니다. 그때 슬기롭게 대처만 했으면 다른 인생이었을거 같아요.
후회한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 열심히 살아야겠죠.
물론 아직까지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연봉도 쥐꼬리라 아이들이 이사하고 싶다고 해도 못하지만
그래도 이쁘게 크는 아이들 보면 그래도 힘이 납니다. 한창 어릴때 아빠가 못난 모습보여서 미안하지만
열심히 살아보려합니다.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시간이 약이고 힘드시기가 지나면 힘든게 힘든게 아니고 익숙해져있을 거에요.
그때부터 아마 다른게 보이기 시작할겁니다. 그때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제가 이런말 자격은 없지만 신나게 두들겨 맞다보니 맺집이 생기네요..ㅎㅎ
경험담입니다. 그리고 의지를 잃지마세요. 의지만 있으면 살아가는거 어떻게든 살아가지더라구요.
한가지만 부탁하자면 절대 생을 포기하지마세요.
지루한 글 이제 마치겠습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바다가 넓을 수록 파도가 높다 합니다.
굴곡졌던 인생사...
적어도 그보단 더 커질
만돌님을 위하여...
건배!!
-_-)b
앞으로도 편한길만 펼쳐진다고 말은 못드리나, 그런 강인한 정신력으로 잘 헤처나가실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분리수거도 안되는 인간쓰레기같은 남녀는 잊으시고 이쁜 아이들을 보고 앞으로 다가올 행복과 불행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잘 참고 견뎌내신게 제가 다 고맙네여~
앞으론 꽂길만 펼쳐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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