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6개월이나 미련하게 체어맨을 고집하며 기다렸던 걸까?
지난주 체어맨에서 체어맨W로 바꿔 타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세 번째 체어맨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체어맨에 비해서 세 번째 체어맨을 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에 신청을 하고 꼬박 6개월이나 기다렸으니 그 사이 얼마나 이야기가 많았겠습니까.
뉴스에서 연일 쌍용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왜 이런 시기에 쌍용자동차를 사냐라는 지인들의 질문에서
체어맨을 두 대나 탔으면 이젠 다른 차를 타야 한다는 권유까지,
하루에도 결심을 흔드는 이야기를 수십 번 들으면서 6개월을 기다려야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길어진 데는 개인적으로 부탁한 특별한 옵션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아마도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상하이자동차와 결별 때문일 것입니다.
쌍용자동차로서도 새 차를 기다리는 고객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쌍용자동차와 특별한 인연도, 영업사원과 특별한 관계가 없음에도 그렇게 오랫동안 불편함을 참고 기다린 특별한 이유는
있습니다.
바로 그 이유가 내 스스로 자비를 털어서 광고까지 하게 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잠깐 체어맨과의 인연을 소개하자면 지금 회사의 대표가 되면서 타기 시작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세 번째 체어맨을 받기까지 저에게는 많은 경험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장의 법칙은 늘 공정하진 않았고 시장의 질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섭고 냉정했습니다.
겪을만한 일들을 이겨내고 나니 그 과정에서 저는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기초적인 원칙 하나를 중요하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좋은 것이란 만드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함께 지키고 노력할 때 존재하는 것이다."
제가 말하는 좋은 것이란 상품일 수도 문화일 수도 자부심일 수도 때론 역사일 수도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차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체어맨에 대한 애정은 타면 탈수록 기술적으로, 느낌적으로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 아주 매력적인 차였다는 것을 저는 이 자리에서 고백합니다.
바로 체어맨은 저에게는 특별하게 '좋은 것' 이 되었기에 스스로 지키는 노력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세상이 어렵고 험해졌기 때문에 남아야 할 것과 사라져야 할 것을 정할 필요가 생겼음을 압니다.
하지만 이것을 구분하고 결정하는 것이 시장의 질서라고 말하기에는 이미 수많은 시장을 경험한 저로서는 동의하기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최악의 불경기, 쌍용자동차의 기업회생 노력은 삼척동자도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제가 6개월이란 불편함을 참고 기다린 것은 지금의 위기만 이겨내라고 보내는 응원이 아니었습니다.
더 오랜 시간동안 더 좋은 차를 타는 즐거움을 내 아이와 내 아이의 아이들에게까지도 물려달라는 뜻이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어려운 시기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혹시라도 더 어려운 시간이 올 때마다 기억해주십시오.
나같이 미련하게 당신들의 차를 고집하는 사람이 당신들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세번째 체어맨을 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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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나의 세 번째 체어맨을 보고 사람들의 불편한 질문을 계속 받고서야 아직 내가 할 일이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개인 의견 광고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잡문인줄 알면서도 격려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에 올린 글이니 내용 중 쌍용자동차 임직원에 대한 결례가 있더라도
이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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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네요..
조선일보에 낸 광고이고, 조선일보 전면광고의 정단가는 7천만원이 넘습니다.
체어맨값보다 더한 값을 지불하면서 이런 글을 쓰신것.. 정말 대단하네요..
자신이 만든 차량을 저렇게 생각하고 타주는 사람이 있다니...
7천만원으로 회사가 하지 못할 정도의
전 임직원 사기진작이 될 듯...
http://maisondehomme.tistory.com/107 (한경)
http://news.donga.com/3/all/20091023/23610730/1 (동아)
싸용 구형차들 이 튼튼하긴 튼튼하지...
체어맨의 위엄보고 대단하다 생각했죠ㅎ
그러고보면 쌍용차에선 현기아에서 나오는
원가절감이라던지 내구성문제같은게 별로안나오긴하네요 급발진문제도 그렇구요
현기차는 절대 저런광고 나올일이 없을듯...
하나같이 똥차같은 차는 하나도 없습니다
광빨도 죽지 않고 엔진도 관리 전혀 안한 차들은 겔겔 거리지만
대부분 씽씽하고
제 주위에서 코란도 벤 가지고 영업한 사람이 있는데 65만에 폐차장으로 보냈습니다
엽업이 잘 되서 더 큰차로 샀다고 들었습니다
그 분은 코란도 예찬가 이십니다 잔고장 없이 65만을 뛰어주었고
졸음 운전으로 사고가 났는데 큰 부상 없이 차가 벼터주었다고
폐차장 보내면서도 더 탈수 있는데 ...상당히 아쉬워 했습니다
급후회하고 있는 1인 ㅠㅠ 특히나 후륜구동이 맘에 듬
쌍용처럼 회사 경영이 어려워도 정당하게 하는게 좋은 겁니다.
저는 그래서 쌍용에 더욱 더 믿음이 갑니다
멋진 분이네요.
모쪼록 저런 소비자들 후회안하게 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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