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배목에 차탄 이야기 쫑알쫑알 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모델) 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오십분여 짧은 시간동안 주행이지만 매력적인 부분들이 몇 있어서 간략하게 적습니다.
1. 생김새
인피니티 차량 보면 늘 생각하는거지만, 늘 차가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구나 싶습니다. 다른 분들 중에는 인피니티 못생겼다, 디자인이 왜 이렇게 가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일본차의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본넷부분이 착 가라앉은 차보다는 봉긋하게 솟아있는 B컵 차량(?)들을 좋아라합니다. 공기저항 그런건 잘 모르겠고, 단순히 그게 더 예뻐서 그렇습니다. 본넷이 짤뚱한 차가 그러면 귀엽고, 본넷이 길쭉한 차가 그러면 살짝 공격적으로 보입니다. q50s는 적당히 스포티한 느낌이 들죠. 뒷태도 예쁩니다. 사진으로 보는것보다 실물이 훨배 더 괜찮은데 그냥 q50 이랑은 살짝 다릅니다. 머플러도 대구경이구, 하체 다듬은 부분들이 미묘하게 더 멋지구리하게 생겼더라고요. 취향 문제일테지만 저는 호였어요.
2. 내장
센터펜시아 부터 말하자면 모니터가 위 아래 두개입니다. 처음엔 테슬라처럼 일자로 커다랗게 만들어주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나름대로 편해요. 닌텐도 DS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양분해서 조작할 수 있는게, 제게는 장점으로 느껴졌네요. 그 외에 시트랑 바느질(!!)은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입니다. 역쉬 일본차여.. 싶을만큼 꼼꼼하고 수납공간이 넉넉합니다. 트렁크 용량은 약 400리터 라는데, 딜러분이 사실 이거 우리 대표님이 타는 차라 안다고, 골프백 세개가 들어간다고 하시더라고요 ㅎㅎ 트렁크 안쪽에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그대로 하면 네개까지 들어간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골프백 두개에 보스턴백 하나정도 넣으면 되겠네요.
아참. 조수석 글러브 박스 라인도 맘에들고, 뒷좌석도 꽤 넓습니다. 널부러져 있을 수 있어요. 기어 옆쪽에 있는 우드트림은 좀 연배있어 보여서 아쉬웠습니다. 다른 소재.. 무슨 구멍뽕뽕 뚫린건 예쁘더라구요. 옵션이겠으나 (..흥)
3. 엔진이랑 EV모드
사실 요게 쥐돌이 후속이잖습니까. 새롭게 Q 마크를 붙여서 각오를 다지고 내놓는 차량인만큼, 기본은 꽉 잡았습니다. 3.5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게다가 쥐티아리로 친숙한 VQ 엔진.. 자연흡기♡) 이랑 전기모터를 함께 씁니다. 각각 306 , 68 마력이지요. 속력이 낮을 때에는 전기를 쓰다가, 올라가면 복합으로 바뀌는 식입니다. 운전 속도에 따라 그때그때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느낌인데 -_- 버스가 틈틈이 연료 아끼는 느낌이랑 가깝달까요. 다이노 테스트 결과 뒤져보니까, 안정적으로 300-350을 유지하고 있더군요 ㅡㅡdd 연비는 12-17 왔다갔다 하는것 같습니다. 늦은 저녁시간, 남하해서 달려보느라 막히는 구간, 안 막히는 구간 고루 겪어봤습니다. 조금 세게 (y..까지?) 밟았는데도 별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에코주행 이런거 하면 더 오르죠 뭐. 꼭 감속할 때마다 배터리 충전하는게 아니구, 시간날 때마다 연료 흐름을 체크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살리는듯합니다. EV 모드 쓸때면 알피엠 계기판 쪽에 초록색으로 불이 들어옵니다용
4. 콤퓨타 ㅋㅋㅋ
UI 디자인 나쁘지 않고 꽤 직관적입니다. 이것저것 쓸 수 있는 기능이 많은데, 안전주차 시스템 완전 좋아요. 저같은 초보자가 주차하거나 차뺄때 꽤 편한 화면이더군요. 운전 지원 항목에는 긴급제동, 사각지대 안전시스템, 차선어시스트, 전방탐지 기능 같은것들이 있습니다. 이 화면에서 설정을 통해 핸들을 가볍게 묵직하게, 혹은 예민하게 둔하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신기신기했습니다. 약간 다른 점에 에코 페달이라는 게 있는데, 한마디로 세게세게 악셀 못밟도록 막는겁니다. 음악을 틀어놓을 경우 비트에 맞춰 알피엠 올리는 저로서는 (..) 이런 강제 절제가 유용한 기능입니다. 대신 밟는 느낌이 좀 덜하겠쥬. 드라이브 모드는 다섯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스포츠 모드로 달려봤더랬지요. 서스가 보통 '단단해진다' '쪼여진다' 라는 표현을 쓰는데, 저는 이 차에서 그런 느낌을 거의 못받았습니다. 저한테 있어서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하체가 딱딱해지면 승차감이 불편해지는데 그걸 피했다는 뜻이니까요.
5. 장점
-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나갑니다. 이날 햄이 M56s 를 끌고 오셔가지고, 인피니티 다른모델 두 종을 연이어 탑승한 셈이 됐거든요. 전자의 차량은 농담삼아 1,2단에서 부스터 모아서 3단에서 쏘는식으로 힘을 순간적으로 '빡' 주거든요. 근데 q50s 는 처음부터 여유롭고 넉넉하게 나갑니다. 늘 약간의 힘을 따로 비축하고 있다가, 운전자가 요청하는 순간 툭툭 응답합니다. '토크빨' 이라는게 확실히 있는건가봐요. 엔진과 전기 합쳐 64 정도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3000cc 급 차는 최소한 토크 60을 넘겨주기 바라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재가속도 괜찮구요. 보태자면.. 보통 제로백이 3-4초 되는 차들을 타보다보니 왠만한 차 제로백에는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공도에서 그렇게 풀로 밟아야 할 일 자체가 없으니까요. 근데 q50s 는 오히려 관심이 생길 정도라고요. (공도 기준) 밟는 즐거움이 살아있는 차구나 판단했습니다.
- 사실 뭐니뭐니해도 귀가 즐거운 차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되면 리스닝룸을 하나 갖추고 싶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차에다 설치하면 되겠더라고요 -_-.. 내가 좋아하는 풍경 앞에 가서 느긋하게 좋은 음악으로 귀호강하는 사치를 누려보고 싶습니다. 왜 요딴 얘기를 꺼냈냐면요. 이 차에 BOSE 가 설치되어 있거든요. 클래식 틀어놓으니 까랑까랑 잘 나오더군요. 스피커가 무려 14개라 뒤에서도 짱짱하게 들린다는거 후후후...물론 또다른 훌륭한 소리도 있습니다. 엔진 소리가 끝내줍니다. 급가속 하거나, 급제동을 할 때 어깨 너머로 나는 그.....소리........ 휘이이이이이윙이ㅜ.... 귀곡성이라고까진 못하겠는데 기분 최곱니다. 부러 터널찾아서 달려볼만큼요. 과장 조금 보태서 포르쉐 감성이 있습니다. 순정이라고 하기엔 미안할 정도로 맘에 들고 반했어요.....>_<
- 서스가 그리 낮다는 생각을 못하고 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입니다. 고속에 접어들었을때 비엠만큼 안정적이라고 말은 못하겠으나 순정치고 비교적 안정적인 편입니다. 베텔느님이 퍼포먼스 디렉터로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독일차스러움이 많이 묻어납니다. 바닥에 잘 붙어가기 때문에 차가 통제 안에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포르쉐가 얼마나 차를 잘만드는 넘들 외계인들 인지 되새김질 할 수 있었습니다 (..)
- 정숙성이 끝내줍니다. 시동켰는데, 뭐야 이거. 싶을 정도로 대기상태와 차이가 없더라구요. '우와우와 이게 시동 켠거에요?' 하고 어린이처럼 신나했습니다 ㅡㅡ;;; 조용한 '세단' 이라는 이미지에 완전히 충실합니다. 근데 또 제법 잘 달려주니까 기특하기도 한거죠. 달릴 때에도 역시 우아합니다. 귀부인 느낌이네용.
6. 단점 및 기타
- 엔지니어가 아니라 하는 오해일 수 있겠지만, 전자장비가 고장날 경우가 걱정됩니다. 예컨대 스티어링 휠같은 경우요. 직접 연결하지 않고 신호를 보내서 구동축 조절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뭣도 모르는 초보가 생각하기엔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리고 차선감지 시스템은.. 말마따나 차선 넘어갈 경우 엑셀이 풀려버리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켜놓은것 깜빡하고 옆차선 끼어들다가 요단강 건너는 수가 있겠어요.
- 드라이브 모드 바꿀 수 있는 버튼이랑 어라운드뷰 동작하는 조그 버튼이 기어 아래에 있는데 아주 애매합니다. 제가 여자라서 보통 운전자들보다 몸집이 더 작을텐데도 심히 거슬렸단 말이죠. 왜 이딴 곳에 만든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천장에다 올려주면 더 위험하려나요?
- 뒷좌석에 앉아서 속도가 좀 나면 노면 정보가 우둔살 부위로 전해지잖아요 ㅋㅋㅋ 근데 그 때 탱탱볼 튀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전 놀이기구 타는것 같아서 재밌긴 한데 아마도 '불호' 로 느끼시는 분들이 더 많지 않으려나요.
- 기본 타이어가 던롭 맥스 스포츠-런플렛이어요. 이날 딜러 님께서 실구매하신 차주 분이랑 직접 통화를 시켜주셔서 PSS 꽂아주면 쫀득하게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근데 이만한 차량에 그 타이어를 꽂아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저는 단점 쪽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대비용 400 정도가 치솟는거니까요...
- 가격대.. 애매합니다잉. 요 차가 M3 꽁무니 따라간다는 풍문이 있는데, 고게 아주 과장은 아니라고 생각될만큼 닛산이 열심히 노력한 차라는건 알겠어요. 근데 등록세 이것저것 포함해서 7천 초반이 되는 차.... 라는 포지션이 얼마만큼 매력적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 가격대 근처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네임밸류가 좀더 높은 독일차들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야 특이한걸 좋아하니 얘를 고를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bmw 나 벤츠를 타지 왜 이걸 타겠냐고 세 분이나!!! 말씀하시더군요. 등록세 합쳐 6천 초반이었다면 구매하는 분들이 더 많아질듯 싶네요.
- 다른분 리뷰 보니까 풍절음 이야기가 잠깐 나오던데, 사실 저는 조용히 주행하는 경우는 드물어서요. 졸릴까봐서라도 반드시 음악을 켜두고, 이번에도 그렇게 탔는데 막귀라 그런지 못느꼈어요.. 그래서 만약 실제로 주행하더라도 크게 거슬릴것 같지 않더라고요 (그러니 제게 일단 이 차를 좀 사주ㅅ...)
- 핸들링을 시험 못해서 좀 아쉽습니다. (아직) 독일보단 렉서스가 목표이자 라이벌 아닐까 싶어요.
- 그리고 계기판에 그 남청색이랄까 보라색이랄까.. 별루야요.. 아예 없애든가 빨간색으로 해주징 (..)
총평
포지셔닝이 약간 애매해요. 완전 달리는 차던가 완전 세단이어야 하는데 두개가 섞였습니다.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지요. 개인적으론 S시리즈 끄는 남편이 아내한테 사주면 좋을 차라고 생각했습니다 ..... 에라이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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