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연세가 58년 개띠시고요 5월 28일 건강검진 받으시고 흉부엑스레이 폐쪽에 이상소견 나와 다시 재검...역시나 이상소견으로 바로 그날 동네 정형외과에서 조영제 ct찍고 4일후 폐암 60~70% 판독결과로 분당서울대 흉부외과 진료잡고 6월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간의 입원검사 했습니다 정말이지 다시는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 경험을 또 했네요 7년전 아버지 위암 초기 수술로 다시는 병원에 안오리라 다짐 했건만 어머니가 폐암에 걸리실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폐암은 췌장암과 더불어 사망률 1위 2위를 다투는 암입니다 이상증상 느껴서 병원 방문하면 대개 3기 4기 말기죠...자식으로써 자책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진작에 인덕션렌지로 바꿔드릴껄...빨래건조기를 진작 사드릴껄 등등...워낙에 깔끔하신 분이라 매일같이 수건 냄새난다고 역한 비눗물 냄새를 맡으시며 빨래를 삶고 또 삶고 하셨거든요 어머니가 폐암에 걸리신게 제탓 같았고 그걸 미리 못 알아차린 저 그리고 와이프도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분명 전조 증상이 있었습니다 첫째 체중감소 둘째 쉰목소리 셋째 숨이 갑자기 막히는 느낌등등...그 외에는 가래 기침도 없으시고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셨습니다 폐암의 특징은 전이가 잘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입원검사의 주 목적은 전이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하는거라 보심됩니다 전이여부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거든요 제발 제발 전이만은 안되시길 바랬고 그래야 외과적인 수술을 바로 할 수 있는데 자꾸 부정적인 생각으로 머리에 가득차 미쳐버릴 지경이였습니다 입원검사 퇴원후 일주일 후에 외래에서 검사결과를 들으러 가기까지 정말 저에겐 피가마르는 시간이였습니다 일도 손에 안잡히고 잠도 잘 못자 불면증까지 걸렸습니다...그에 비해 저희 어머니는 덤덤하셨고요 오히려 저에게 어차피 사람은 한번은 죽는건데 뭔 호들갑을 떠냐고 짜증섞인 화를 내셨네요 6월 25일 아침 9시 20분 외래진료...미리 1시간 전부터 암센터 진료병동에서 앉아 기다리는 그시간이 정말이지 지옥같았습니다 무교 이지만 저 어릴적 돌아가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빌고 또 빌었습니다 아직은 어머니 데리고 가시지 말라고요 지금까지 효도 다운 효도 한번 못했다고...드디어 진료대기 모니터에 어머니 차례가 되어 들어갔습니다 교수님이 모니터를 쭉~ 살펴 보시고선 제눈을 보시며 하신 말씀에 전 이미 마스크속으로 콧물과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
"전이 없으시네요...수술 하시죠...수술날짜 빨리잡아드려..."
전 목이 메어 모기 만한 목소리로 '너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란 말밖에 안나왔습니다 정말 폐암으로 바로 항암없이 수술하는 케이스는 극히나 드물거든요 진료 후 병원에서 수납부터 해서 수술입원수속 까지 어떻게 하고 나왔는지 기억도 없었습니다 어머니도 겉으론 표현 안하셨지만 당사자가 제일 무섭고 힘드셨겠지요 집으로 모시고 오는길에 '엄마 오늘 우리 맛난거 먹자 비싼걸로...' 하곤 한우 정육식당으로 모시고가서 고기 시키는데 하나밖에 없는 7살짜리 손자 없이 먹을려니 고기가 안넘어가신다길래 따로 포장 해서 가지고 갈꺼니 맘편하게 드시라 했습니다 요새 입맛이 없으셔서 많이 못드셨는데 이날 만큼은 참 맛있게 드셨습니다 다음주 목요일 수술 하시거든요 담당교수님이 흉부외과 전문의 중에서도 탑클래스 실력을 가지신 분이라 수술에 대한 걱정은 하나도 없습니다만 저도 보배횐님들께 수술 잘 되라고 응원의 말씀 듣고 싶어 밤늦게 장문의 글을 올려봅니다 그동안은 어떻게든 아둥바둥 살아보려고 돈 모을줄만 알았지 가족을 위해 해준것이 없어 너무나 후회스러운 근 한달이였습니다 회원님들도 저 처럼 너무 늦지 않게 부모님 가족들 건강을 체크해보시고 마음 아픈일들을 겪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치료도 잘 마치시어
효도받으실 일만 남길 빕니다.
힘내세요
저희 아버지도 술담배 안 하시는데 폐암 걸리셨다가 완쾌하셨구요
저희 어머니도 자궁암 수술 받으시고 완쾌하셨습니다
요즘 의술 많이 좋습니다
너무 자책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하지 마시고 기운내세요.
수술 가능한것만해도 감사한 일인것같습니다
희망이 있단 말이거든요 ㅠㅠ
모두가 다 힘들긴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당사자보다 힘들까요..
나중에 완쾌하신 어머니 인증글 올려주세요!!
비샤스님부터 먼저 힘내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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