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작 중 마지막 편에 나머지 일제차와 기타 유럽차들, 그리고 마무리로 국산차까지 넣어 봤습니다. 어제 일제차 얘기 하다가 끝났으니 오늘도 거기서부터 마저 시작합니다.
(2021 Subaru Legacy)
어제 소개한 닛산 알티마의 경우 북미에서만 살려두고 나머지 시장에서는 모두 단종 시켰듯이 스바루 또한 2019년 출시된 7세대 레거시는 북미에서만 출시하고 나머지 시장에서는 2020년 6세대를 끝으로 레거시를 단종 시켰습니다.
(1999 Mazda Sentia)
(2002 Mazda Millenia)
마쯔다의 경우 과거에는 도요타와 닛산 마냥 후륜구동 대형 세단도 있던 메이커였죠. 그러나 일본차 브랜드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대형 세단의 인기가 사그러들며 일본 내수시장에서만 후륜구동 대형세단 센티아를 내놓고 해외 시장에서는 전륜구동으로 전환하여 밀레니아, 또는 크세도스9(Xedos9)이라는 대형세단을 별도로 내놨으나 이 또한 후속모델 없이 2002년 단종 되었습니다.
한편, 내수시장용 센티아 역시도 1999년 단종되기는 했는데, 이 차는 우리나라에 기아 엔터프라이즈로 파생되어 2002년까지 판매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엔터프라이즈 이후로도 현재까지 족보가 잘 이어지죠.
(2021 Mazda 6)
마쯔다는 소형차 인식이 너무 강해서 그 아랫급 중형차 마쯔다6 또는 아텐자 역시 단종이 되었는데, 앞서 소개한 알티마나 레거시와는 달리 북미시장에서 단종을 시키고 유럽시장 및 기타 지역에서는 아직 더 판매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1 Honda Legend)
혼다의 경우에도 대형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악화되었죠. 아큐라 RLX의 경우 판매량이 바닥을 기어가기 시작한게 벌써 20년은 된거 같은데 이만하면 오래 버텼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2020년 RLX가 단종된 이후 일본 내수에서는 한 해 더 판매한 후 2021년 올해, 35년 간의 역사를 끝으로 최종 단종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혼다는 장사가 잘 되던 시절이라고 라인업을 지역 별로 여러가지 개발하지는 않아 단종 시킨 세단이 레전드 단 한 건 되겠습니다.
(2019 Toyota Mark X)
드디어 일본차 중 가장 큰 메이커인 도요타입니다. 도요타는 렉서스도 성공적이고 일본 내수 시장에서도 그나마 아직까지 고급 대형세단 수요가 붕괴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메이저 메이커인데 최근부터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 같더군요. 도요타 마크 시리즈는 1960년대부터 명맥을 유지해오던 모델인데 2019년을 끝으로 단종 되었고
(2020 Lexus GS)
렉서스 GS 또한 유러피언 메이커들에게 백기를 들고 2020년 단종 되었습니다. 미약하게나마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수소 연료전치 자동차인 미라이 크기를 대폭 키우고 후륜구동으로 전환하여 그래도 부분적으로 명맥을 이었습니다.
(2021 Toyota Avalon)
북미의 대형세단 수요 감소가 가장 크다보니 북미시장에서만 판매하던 아발론 또한 2022년을 끝으로 단종되고 중국 시장에서는 판매를 이어갈 것이라고는 하는데, 어찌될 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2016 Suzuki Kizashi)
일본차 메이커 중에는 스즈키도 있죠. 스즈키의 경우 인도라던지 아직 저가 소형차가 인기있는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큰 세단을 만든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애초에 단종될 세단을 만든 적이 없..지는 않고 단 한 번 있었습니다. 키자시(Kizashi)라는 중형급..이라 하기엔 약간 작은 유럽시장 중형차 사이즈의 세단을 내놨던 적이 있었는데 2009년 출시했다가 2016년 단종되며 빠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2004 Toledo)
(2009 Cordoba)
(2013 Exeo)
유럽차로 넘어가면 가장 먼저 폭스바겐 그룹이 떠오르죠. 방대한 규모 답게 폭스바겐 또한 단종시킨 세단이 생각보다는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예전 단종된 전륜구동 쿠페 편에서 소개 드렸던 세아트가 역시나 세단 얘기를 할 때에도 독특한 사례입니다. 폭스바겐 폴로 형제차였던 세아트 코르도바의 경우 2009년에 아랫급 이비자와 윗급 레온으로 후속모델을 분리하였고 세단 바디스타일의 경우 코르도바는 물론 윗급 톨레도에서도 단종 되었는데, 코르도바의 후속 모델이 두 가지로 나뉘었듯 톨레도의 세단 또한 엑시오(Exeo)라는 새로운 세단을 만들어 분리 시키고 유럽 본토에서는 톨레도 세단을 단종 시켰던 것입니다. 하지만 엑시오 또한 그리 오래 판매되지는 못하고 2013년 최종 단종 되면서 그 이후로 세아트에는 세단이 아예 없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2007 Skoda Fabia)
(2011 Skoda Octavia)
(2021 Skoda Rapid)
(2015 Skoda Superb)
폭스바겐 그룹에는 세아트 같은 지역 특화 브랜드가 하나 더 있죠. 슈코다 또한 서유럽에서는 세아트와 같이 세단이 하나도 없는 브랜드인데요. 폭스바겐 폴로 형제차인 파비아의 경우 2007년 세단만 단종된 후 나머지 바디스타일만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고 그 윗급 옥타비아 역시 2011년 세단만 단종된 후 나머지 바디스타일은 현재까지도 살아 있습니다. 옥타비아는 사실 완전히 단종된 것은 아니고 세단만 분리되어 라피드라는 모델로 옮겨왔던 것인데 체코 본국에서는 2019년 단종 되었으나 러시아에서는 아직도 생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드렸던 세아트 엑시오와 같이 슈코다의 가장 큰 세단 슈퍼브는 2015년 후속모델 없이 단종 되었습니다.
(2021 Volkswagen Virtus) - 남미
(2021 Volkswagen Polo) - 러시아
폭스바겐 그룹의 중심, 폭스바겐 브랜드에도 세단 단종은 여럿 있었습니다. 폴로의 경우 독일 같은 서유럽 국가들에서는 2003년 3세대 단종과 함께 세단만 사라졌는데 그 외 지역에서는 인기가 좋아 세대 별로 벤토, 아메오, 버터스(Virtus) 등의 이름만 다른 폴로의 세단 버전을 여럿 파생 시키며 오늘날까지 판매되고 있습니다.
(2021 Volkswagen Jetta)
그 윗급 제타의 경우에는 조금 독특하게도 나머지 지역에서는 판매를 지속하고 서유럽에서는 2018년 단종 되었습니다. 마쯔다6와는 달리 북미에서 판매는 지속합니다.
(2021 Volkswagen Phideon) - 중국
그리고 단종된 폭스바겐 세단으로 가장 유명하고 기념비적인 페이튼! 2016년 단종 되었으나 중국시장에서는 그 아랫급 파사트/A6 플랫폼을 늘려서 만든 피데온이 전혀 다른 쌈마이 차가 되었으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3 Volvo S40)
볼보도 단종된 세단이 있죠. C30, S40, V50, C70 모두 2013년까지 생산 후 단종 되었는데 이 차들을 추적해보면 지금까지 살아있는 모델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논하려는 S40 세단은 방금 전까지 소개하던 폭스바겐 차들처럼 S40 세단만 한 세대를 판매했을 뿐 그 후속모델은 왜건(해치백)인 V40만 출시가 됐었죠.
(2019 Jaguar XJ)
재규어 얘기도 해야 합니다. 원래는 XJ 하나만 있던 호화 브랜드였던 재규어는 현재 반대로 나중에 만든 XE, XF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XJ는 후속모델을 개발하던 중 백지화 되는 바람에 2019년 단종, 1960년대부터 이어오던 50년 이상 전통이 단절된 상태입니다.
(2017 현대 아슬란)
드디어 토종 국산차 브랜드인 현대-기아 얘기로 넘어갑니다. 어지간하면 자국에서 세단이 망할 일 없는 우리나라에서도 세단은 생각보다 적지 않은 가짓수가 사라졌죠. 하지만 비교적 근래에 벌어진 일들이기도 하고 세단이 많이 팔리는 나라라서 아직까지 체감이 깊게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분리되어 그랜저 위로 있던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떠나가자 현대 브랜드에 플래그쉽이 따로 필요하다 판단했었는지, 아슬란이 출시 되었다가 짧은 생을 마감하고 2017년 원래대로 그랜저에게 플래그쉽 자리를 넘겨주며 사라졌습니다. 내수용으로만 존재했고, 안마당 불패신화 현대가 내놓은 세단이 실패하는 참담한 사례죠.
(2021 Hyundai Azera)
(2021 Kia Cadenza)
(2021 Kia K900)
우리에게 익숙한 차들이라 엠블럼이 보이는 뒷모습 사진으로 올립니다. 그랜저의 수출형 아제라 또한 2017년을 끝으로 북미에서 철수하는데 IG로 모델체인지 된 아직까지 중동 지역으로는 수출되고 있으며 기아 형제차인 카덴자의 경우 좀 더 오래 생존하며 그 윗급 K900과 쌍으로 한꺼번에 2021년 철수 합니다. 차 자체는 살아남아 계속 판매되고 있지만 북미시장 옵티마의 경우 짧지 않은 시간동안 유지해오던 모델명을 버리고 우리나라 내수시장 모델명과 동일한 K5를 북미에서도 채택했습니다.
(2021 Hyundai Accent)
(2021 Kia Rio)
북미시장에서 철수하고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유지하는 위 사례들과 달리 그 반대로 작은 세단의 인기가 사그러들은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에 맞게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해외 시장에서는 모델체인지까지 해가며 판매를 유지하고 있는 차도 있습니다. 기아 프라이드는 2017년, 현대 엑센트는 2019년 국내에서 단종 되었으나 북미 등 다른 지역에서 여전히 좋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북미에서 조차, 캐나다에 한해 기아 리오는 세단만 단종 되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그간 엑센트를 수입하여 닷지 애티튜드로 판매하던 멕시코 시장의 경우 이 신모델 부터 엑센트가 아닌 피아트 차를 가져다가 팔고 있습니다.
(2020 현대 i40)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차는 현대 i40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만, 시대를 잘못 만나 참 안타까운 차죠. 일본차 메이커들이 북미 시장의 큰 중형차와 유럽 및 내수시장의 작은 세단을 분리하여 개발했듯 현대차도 유럽시장용 작은 중형차 i40와 나머지 지역용 쏘나타를 따로 개발하는 것에 뒤늦게 동참합니다. 그렇게 처음 내놓았던 i40는 애석하게도 유럽시장의 중형차 인기 폭락 때문에 단 한 세대만 판매된 후 2020년 전 세계에서 후속모델 없이 단종 되었습니다.
이렇게 줄줄이 찾아보니 지난 20년 동안 없어진 세단만 70종이 넘는 것 같네요. 사브 같은 브랜드는 통째로 없어져서 언급하지 않고도 이 정도니.. 비단 세단 뿐만 아니라 지난번 조사했던 쿠페와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MPV까지 합치면 머지않아 신차는 SUV 아니면 픽업트럭만 존재하고, 쿠페나 세단은 럭셔리브랜드의 전유물로 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자료를 조사하며 느낀 점은, 경제가 고도성장하는 국가들은 크던 작던 저렴한 세단의 인기가 좋고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선진국들에서는 공통적으로 무리해서 세단을 타는 문화 자체가 사라지는 것 같더군요. 북미의 경우에는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아직까지 세단을 선호하는 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엑센트나 프라이드 같은, 과거 초년생들 유입되던 세단만 죽고 그 위로는 세단의 강세가 강한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그 시절 경제 고도성장 시기를 겪은 세대가 많이 남아있다 보니 큰 세단은 선호현상이 강한 것 같습니다.
휴우
특히 일제차나 독일의 현다이급 스코다
너무 멋있음
전동화에서 주행거리가 가장 중요한데
사실 전동화에 가장 중요한 리튬같은 희토류수급도 한계가 있을듯 싶구요 suv나 mpv같은 실내공간이 큰 바람저항이 큰 차량들은 전동화시대에 되려 도태될수도 있다고 생각드네요 전기차 효율에서 가장 중요한건 공기저항이 일단 1순위라 적은 배터리 용량으로도 많은 주행거리를 뽑을수 있는 세단쿠페가 다시 각광을 받을거라 전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동안도 배터리수급은 원활하지 않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는걸로 압니다 물론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력과 생산단가가 내려가면 또 suv판이 될수도 있겠지만요
야심한 밤에 잘 읽었습니다.
한 10년전쯤 거래처 70대 임원분이랑 차 한 잔 하면서 얘길 나눠보니 동유럽에 따님이 살고 있어서 1년에 두어달 정도는 유럽으로 가 차를 렌트해서 여기저기 막 다니신다고 하셨는데 본인은 무조건 렌트비도 저렴하고 유럽 어디든 부품구하기 쉬워서 고장나도 걱정 안 되는 스코다만 빌린다고 하시더군요. 노년을 그렇게 실고 싶은데…;;;
추가하자면 도요타 아발론도 2022년형 모델을 끝으로 북미에서 철수한다고 합니다.
북미형 폭스바겐 파사트 역시 2019년 2세대 출시이래 2년만에 단종되는 결과를 낳았구요 (얘는 티저 공개됐을때부터 1세대 플랫폼, 옵션 부재 등으로 미국 내에서 말이 좀 많았었죠.)
국내는 이미 단종했지만 벨로스터도 N을 제외한 일반 모델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세단은 아니지만 참고 삼아 알려드립니다 ㅎㅎ
국내야 세단시장이 워낙 파이가 큰 시장이다보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세단의 몰락이 직접적으로 피부로 못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놈의 SUV붐이 전세계적으로 퍼지게 되면서 예전과 달리 SUV들이 더이상 투박하게 나오는 시대도 아닌데다 연비, 성능, 그리고 세단대비 월등한 실용성까지 겸비하니 이런 세일즈 포인트로 인해 세단의 몰락은 어쩌면 그때부터 시작이였을 수도.. 웬지 세단 다음엔 MPV 차례가 될듯 합니다 ㄷㄷ 세대가 변하면서 미니밴을 기피하는 이들이 진짜 대놓고 많이 보이더라구요.
i45.....
마즈다 6도 매우 훌륭한 차인데, 북미에서 단종시키는 게 참 아쉽습니다. 마즈다 6도 뛰어난 차였습니다.
재규어 XJ는 최고급 세단인데, 결국 역사를 뒤로 하는군요. 상품성에서 독일 3사랑 계속 밀리더니, 안타깝습니다.
현대 아슬란은 실제 타보면 현대 그랜저보다 승차감 좋아서, 세대 교체하면 잘 먹힐 수도 있었을 법도 한데 아쉽습니다.
마쯔다6도 타본 사람들은 좋다고 칭찬일색이던데.. 저는 자주 접해보지 못해서 흠.. 마쯔다 프로테제 및 3은 자주 접했습니다만 ㅋㅋ 아무튼 6은 작정하고 후륜구동 직렬6기통 플래그쉽으로 변모한다는 설이 있으니 두고 봐야죠.
재규어 XJ는 흠.. 타타가 아무리 돈이 많다지만 조여오는 환경규제에 대응할 기술력도 안되고, 이미 재규어 브랜드 자체가 돈을 엄청나게 까먹고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나봐요
아슬란은 제가 늘상 강조하지만 그랜저의 크기를 키워서 아슬란 만하게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 위로 하나 더 만들어서 문제가 생긴거라고 봅니다.
이제 우리의 후손세대가 생각하는 "자동차"는
SUV나 CUV의 형태가 되겠지요.
2000년대 후반 고유가로 SUV가 줄줄이 죽어나던 시기를 여전히 기억합니다만
세월이 이리도 천지가 개벽하며 변하네요.
허나 저는 여전히 "낮은차"가 좋네요.
즐감해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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