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자살 예고글을 올리셨죠?
당시 그 글 보고 수십번을 망설였습니다.
괜히 나섰다가 밤에 잠도 못자고 연락을 기다려야함은 물론,
출동할 경찰관이나 구급대원분들께 헛걸음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신고를 했는데 이유는,
그런 불편함과 헛걸음 등의 사회적 비용이
님의 목숨보다는 아깝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설마 술 한잔하고 충동적으로 쓰셨는데, 신고충이나 오지라퍼가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치는 않으시겠지요)
제가 님을 특정할 수 없어 112신고를 하니,
제 거주지 지구대에서 출동을하고
자초지종을 다시 전달하여 경찰서로 이관되고,
경찰서에서 님의 거주지를 특정해서 관할 119구조센터에서 최종 출동한 것으로 압니다.
그것을 아는것은,
그 과정에서 새벽까지 계속 연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무일이 없다면,
이 글을 보시겠지요?
신고하면서 저도 다소 민망했지만,
부디 건강하게 이 글 보시길 바랍니다.
세월호가 천일이 지나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건져졌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이 원했던 삶은 아주 대단한 삶이 아니라,
소박하고 행복한 보통의 삶이었을 겁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기쁨과 좌절은 늘 공존하기 마련이겠지요.
기쁨에 겸손하고 좌절에 용기를 내다보면,
한고비 한고비 넘어가지고,
조금씩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요?
도움이라는게 이렇게 추상적인 말만 늘어놔서 죄송합니다만,
마음을 굳게 먹고 용기를 좀 내셨으면 합니다.
모 cf 카피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끔 진심어린 호소를 통해 다른 분의 도움을 받고,
희망을 얘기하는 분들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기쁘고는 한데요
님께서도 꼭 새로운 희망의 주인공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쪽지를 드리려다,
다른 분들 기운 얻어 가시라고,
님이 게시물을 올렸던 이곳에 남깁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기운내세요!
수고했어요^^
다행히도 부상금지님께서 먼저 해주셨군요.
부디 그분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기를 바래봅니다.
그날 경찰안왔으면 이미 다른세상 사람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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