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R.I
PRI라고 쓰고, '피알아이'라고 읽는다.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듯, '피나고, 알배기고, 이갈린다'는 뜻이다
정확한 뜻은 'Preliminary Rifle Instruction'라고 사격술 예비훈련 이라는 거다.
2007년 부로 '앉아 쏴'가 없어진 까닭에, 당신들은 '무릎 쏴'와 '엎드려 쏴'만 하게 될 것이다. '뭐냐, 그 엄청나게 중요한 앉아 쏴를 왜 하지 않는거냐' 며 반발할 예비역들도 있겠지만, 애들도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동작은 크게 어렵지 않다. 앞으로 취침이나 뒤로 취침 이런 것이 어려운 동작이 있겠는가? 하지만 3Kg 정도 하는 소총을 들고 하루종일 일어서, 앉아, 일어서, 엎드려 이 동작을 반복하면 어떨까? 매트 깔아놓고 앞구르기 하는 고교 체육시간이 아니다. 간혹 무릎과 팔꿈치에 양말을 대고 하는 청춘들도 있는데, 피가 안통할 정도로 꽉 묶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까지고 알배기기는 것은 매한가지다.
이 사격술 예비훈련은 나중에 실시할 '영점사격'과 '기록사격'에 또 등장할 것이다. 긴장하기 바란다.
총 위에 바둑돌 올려놓고 총알 없이 장전해서 쏜 뒤, 떨어지지 않는 격발 훈련은 차라리 행복한 훈련이니, 여기서는 길게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한다.
2. 각개전투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내가 하는 말이 아니다. 우스워 보이는 이 말을 입대한뒤 몇 주 후 당신들은 총을 들고 발맞춰 뛰며 복창하고 있을 것이다.
쪽팔려서 이런건 크게 소리 안내겠다고?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크게 복창하며 뛰지 않아도 좋다. 단, 조교들의 질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P.R.I에 비하면 크게 힘들지는 않다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산을 전력질주로 올라가다가 엎드려 숨고, 다시 또 전력질주로 올라가다 엎드려 숨고, 외나무 다리 건너고, 창을 깨는 시늉을 하며 입으로 두두두두, 혹은 케이투 땅, 케이투 땅, 을 외치고, 또 올라가다 장애물 지대에서 철조망 밑으로 기어서 통과하고, 또 올라가다 엎드려 숨고, 고지에 가까워왔을 때 대검을 총에 달고, 수류탄 던지는 시늉을 하며, 다시 또 뛰어 올라가 적군 모형 을 총의 개머리판으로 내려치는 것 정도인데, 무조건 뛸 때는 적군이 자신을 쏴도 맞지 않게 한다는 신념으로 지그재그로 뛰어야 한다. 안그러면 내려와서 다시 간다.
<팁> 밤송이가 떨어져 있는 길목이 있을 것이다. 잘 못 엎드렸다가는 한참 고생한다.
3. 준비태세, 내무검사
훈련소에서는 갈구거나 못한다고 해서 군생활이 힘들어 지거나 하는 것이 없는 까닭에 크게 어려울 것 없다.
훈련소 준비태세는 그야말로 후다닥 옷 입고 군장 챙겨서 집합하는 것 빼고는 뭐 없다.
개인 사제 물품이 있겠는가 아니면 내무실에 꾸며 놓은 것이 있겠는가, 차단선 진지나 기타등등 생각할 것이 별로 없으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이사'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무검사 역시 가진 짐이 별로 없으므로 그냥 침구류 각 잡고, 옷 각 잡고, 그정도만 하면 된다. 손발톱이야 알아서 다들 깎았을 것이고, 면도는 매일 하게 되어 있는 것이 규정이므로 다들 했으리라 생각한다.
훈련소에는 가진 짐도 없고, 뭐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경고나 얼차려 정도로 끝나니 걱정할 것 없다. 단, 자대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부대에서는 금요일마다 내무검사를 하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내무 검사가 끝난 뒤 후 폭풍, 당신들의 고참이 악마로 변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4. 화생방
이건 뭐 요령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며 팔을 벌리고 CS탄 가루를 날리려 뛰면된다.
주의 할 점은 절대! 아무리 눈물 콧물이 흐르더라도 손으로 닦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CS탄 입자가 갈고리 모양이라서 더 따갑고 벌겋게 일어나며 미칠듯이 괴로워진다. 시키는대로 화생방이 끝나면 손 벌리고 사람들 가는 쪽으로 뛰어가서 뿌려주는 물에 얼굴과 머리를 대면 된다.
이건 순전히 당신들의 '팔자' 겠지만, 중간에 꼭 화생방을 다 버티지 못하고, 들어가서 방독면을 벗자마자 뛰쳐 나가겠다며 달려가는 청춘들이 있다. 밖에서 조교들이 문을 몸으로 막고 있으니 열리지 않을 것이고, 그 가이가 속한 조는 연대책임을 물어 다시 들어가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누굴 탓하겠는가. 군대는 연대책임이다.
얼른 방독면 벗어서 방독면 주머니에 넣고 완료한 후 나가는 것이 빠르다. 절대 눈물과 콧물을 닦으면 안된다! 궁금한 사람들은 닦아봐도 좋다.
5. 영점사격, 기록사격, 야간사격
사격시에는 호흡 조절이 중요하다. 목표물을 정확하게 조절한 뒤, 숨을 들이 마시고, 어느정도 내 뱉다가 중간에 숨을 멈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방아쇠를 당긴다.
이때, 검지로 방아쇠를 당기며 총이 흔들리지 않도록 검지의 힘만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의식하지 말고 당겨라
좀 더 팁을 주자면 사격하는 호에 들어가 있을 때, 최대한 호와 몸을 붙인다. 지지하는 면적이 많아질 수록 안정성이 높아진다
오른쪽 볼을 개머리판에 댄 채 사격중에는 절대 떼지 않는다. 그게 떨어져 버리면 다음 발에는 다르게 조준될 가능성이 크다.
총을 지지하는 왼쪽 손도 팔꿈치를 땅에 박는다 생각하고 떼지 않는다. 움직이는 것은 오른손 검지 뿐이다. (왼손잡이는 반대)
당신이 사격에 자신감이 아무리 충만해 있어도 총소리에 놀란다
총 소리에 놀라지 마라' 라는 명언을 들려주고 싶다. 첫 발을 쏘고 나서 '찌잉-' 하는 소리만 귓속을 마구 후비며 맴돌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머릿속에는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모습이 우스울지 모르더라도 평소 귀가 약한 당신이라면 휴지로라도 귀를 막는 것을 추천한다. 입대할 때 귀마개(귓 구멍 속에 넣는 것)를 준비해 가는 것도 추천한다
관재탑에서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하면 절대로 먼저 방아쇠를 당기지 마라
아예 방아쇠 근처에 손가락을 가지고 가지도 마라
주변 총소리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때까지 몇초 정도 기다렸다 사격을 해라
옆 사로에서 쏜 총소리에 놀라 자기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기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다
보통 오전에 영점 사격이 끝나고 오후에 실사격을 할 것이다
100m 200m 250m 조교가 옆에서 다른 표적지에 사격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 줄 것이다
100m 표적지는 5초 200m 표적지는 7초 250m 표적지는 1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만발을 쏘면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3분간 전화 자유 이용권이 지급될 것이다
<팁> 사격장에선 무슨일이 있어도 총구는 사람쪽을 향하면 안된다. 장전시나 탄피 확인시 아니면 실탄이 발사되지 않아 조교나 교관을 부를 때 무의식적으로 총을 들고 같이 훈련받는 전우나 교관들 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렇게 어이없는 일로 발생한 사고 사례들도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길 바란다
만약 당신의 총구가 훈련병이나 교관들 쪽으로 향했다면 아마도 100% 꽤 오랜 시간 단독 면담을 하게 될 것이다
6. 수류탄
연습용 수류탄으로 계속 연습을 한다. 그러면서 어느정도 자세가 익고 난 후 (물론, 이건 연습 후 한참 지난 뒤의 얘기다) 실제 수류탄을 던지러 올라가게 된다.
자대에 가더라도 다시 던질일은 거의 희박하니 군생활 하며 딱 한 번 찾아오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지만, 목숨과 바로 연관된 문제라 절대로 정신줄을 놓으면 안된다.
수류탄은 안전클립을 제거하고 안전핀을 뽑은뒤 손에서 떨어지면 4-5초 내에 폭발한다. 그 폭발에 대해서는 수류탄 던지는 곳 근처만 가도 온 산이 진동하는 것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던지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클립 제거 후 안전핀을 뽑고, 안전핀을 손가락에 걸고 있는 일이다. 모르고 안전핀을 떨어뜨렸다고 주으려 했다간 다음날 뉴스에 나오게 될 것이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의를 듣고 수류탄 던지는 곳에 섰지만, 긴장한 당신은 안전핀을 떨어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으려 하는 순간
옆에 있던 교관의 얼굴은 자신이 아끼던 도자기를 누군가 장난으로 던져버렸을 때와 비슷한 표정을 지을 것다. '
야!야!야! 이.. 이 **끼야, 그...그냥 던져' 뭐,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교관의 생각은 당신과 다르다 당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여러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7. 주간행군, 야간행군
주간행군은 그냥 산책 정도다, 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야간행군에 비하면 분명 '산책'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해 봐라. 특히 대열의 뒷쪽에 섰을 때, 쉬지 않고 뛰어야 한다.
앞에서 조금 빨리 걷는 것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뒤쪽의 사람들은 뛰어야 한다. 매번 하는 훈련소 조교들도 숨을 헐떡이며 뛰어 다닌다.
처음에 훈련소를 벗어나며 사회의 건물들을 지나 코스를 돌 때 바깥 공기의 신선함과 자유를 느끼면 들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방 이름 모를 산을 오르며 헐떡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물론, 행군을 마치고 돌아오면 상쾌하다. 발바닥에 물집은 상쾌함의 댓가 라고 생각하면 된다.
야간행군,
수 많은 예비역들이 '그냥 옆에 달리고 있는 차에 뛰어들고 싶었다.' 는 이야기를 왜 했는지 몸소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깨에 감각이 없어지며 참을수 없이 짓눌러 오는 군장의 무게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간행군과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
군장이라는 것이 보너스로 업혀있다.
그 무게와 부담감에 대해서는 바로 앞에서 이야기 한 '어깨에 감각이 없어지며'로 대신하도록 하겠다
처음 군장을 맨 당신들은 '에이, 이게 뭐가 무거워' 하며 코웃음을 치며 부대 밖으로 나왔다는 자유감에 들떠서 떠들고 행복해 할 것이다
1시간 후,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군장을 맬 때부터 당신은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비까지 온다면, 당신의 아드레날린도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사회에서 자주 하는 말로 그냥 뭐 됐다, 고 생각하면 된다
군장의 어깨끈 사이에 양말 같은 것을 말아 넣는 청춘들이 가끔 있는데 쓸데 없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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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구보에 뒤떨어지는 상태라면 훈련소 난이도는 헬임
저같은경우 행군할때
건빵한알을 입안에넣고 춤으로살사녹여먹으면서 행군을했던 기억이나네요(살사녹이면 1시간정도감)
군장무게?단생각?글세요~~~~생각하니눈물만;;;;;;;~~ㅠㅠ
해봤는데 해지는거 두번보니 자대로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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