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다고 하셔서.. 최대한 줄여서 다시 올립니다...
몇일전에 지하철 타기가 무서워 무리해서 중고차 뽑았다고 글 올렸던 대학생입니다.
술을 먹을 예정이었기에 차를 두고 갔습니다.
지하철역이 집에서 5분거리이지만 굳이 택시를타고 6천원정도 요금을내고 대학로로 나갔습니다.
다 놀고 여자친구에게 여자친구랑 같이 있으면 꽃뱀들이 잘안문다고 한다
그러니 좀 데려다 달라했습니다.
여자친구는 혼쾌히 데려다준다해서 같이 지하철을 탔습니다.
오는동안 별일은 없었습니다.
이후 카드찍는데서 빠이빠이 하고
여자친구는 다시 지하철 타러 밑에층으로 내려가는걸 본뒤에
이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쪽으로 걸어나갔습니다.
계단 쪽에 다와가니 또각 또각 힐 소리가 나더군요
순간 그냥 무서웠습니다 한편으로는 화가나더군요 왜 힐소리 듣자마자 걱정부터 해야하는지 참 이사회가....
아무튼 쉽사리 계단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저는 저 여자 지나가고 나서 계단 올라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계단진입전에는 사람이 많이 오가고 CCTV도 있어서 그냥 거기서 핸드폰 보며 힐소리가 가까워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힐 삑사리 소리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우당탕 아악!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딱봐도 그냥 사람 넘어지는 소리였습니다.
계단쪽에서 안보이는쪽에 저는 서있었기에 얼만큼 구른지는 모르겠고...
계단 다 내려온쪽에 여자가 넘어져서 쓰러져있더군요
거기는 CCTV 화면에 잡히는 구역이었습니다.
그 넘어진 여자는 젊은여성이었고 베이지색 몸에 딱 붙는 짧은 원피스에 힐을 신고 있었는데
쓰러져서 기절을 한건지 일어나질 않더군요
도와줘야 말아야하나 1~2초 고민하다가
"설마 나한테 그런일이 일어나겠어?" 하고 도와주는 쪽으로 마음이 거의 다굳혔을때
정말 찰나의 시간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 도와줬다가 오히려 성추행 고소 먹은 사람들이 그때 이런 생각이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냥 안도와주고 제 갈길 가며 계단 올라갔습니다.
계단은 CCTV영역에 안들어오지만
그여자가 계단 굴러서 계단 진입로까지 굴러떨어져서엎어진 상황에선
CCTV 영역에 들어왔기에
저는 그냥 지나가도 명백히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되는거였죠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반쯤 올라왔을때 뒤를 돌아봐도 그 여자는 엎어져있었고
더 놀라운건 계단을 올라오는 남성이 (일행 아닌듯 서로 따로 올라오고있었음)
두명 더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그냥 쌩까고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제 또래 20대 중후반쯤 되어보이더군요
그렇게 집까지 5분정도 걸어가는동안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나라가 참 몇몇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인정도 사라지고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이 되었구나
그 여자가 걱정되긴 했지만 불현듯 더 큰 걱정이 닥쳤습니다.
얼마전 읽은 지하철 사건에서 보니 지하철은 CCTV기록을 길게 보관하지 않는다더군요
그분은 3주인가 지나서 하지도 않은 성추행을 했다고 지목당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일 지하철 역사에가서 당시 CCTV화면 사본을 얻어 와야겠단 생각이들었습니다.
혹시 모르니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나는 그 여자가 계단 내려오는동안 계단 진입도 안했고 서로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었고
넘어진 이후엔 보다시피 손도 안대고 눈길도 안주고 그냥 올라갔다 라고 주장하기 위해서죠
차후 일어날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증거수집차 CCTV를 요구하면 역사에서 줄 진 모르겠지만서도....
참 진짜 세상 살기 힘드네요 술때문에 차 한번 안끌고가서 지하철 탔다가
아무 관련도 없는 제가 별에 별 걱정을 다 하게 만드네요
솔직히 역사에 여자가 넘어졌다고 신고를 해야하나 119불러줘야하나 생각도 했는데
아예 그냥 엮이는거 자체가 거부감이 들더군요
괜히 그 시각에 거기 있었다는것 만으로 하지도 않은 행동으로 누명씌고 잡혀들어갈까봐
앞으로도 사법부의 불평등한 판결시스템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세상은 더 각박질것이고
이젠 길거리에서 여성이 뚜드려맞고 있거나 뺑소니를 당해 죽어가거나, 칼에 찔려 죽어가더라도
아무도 안도와줄거같네요
몇몇 꽃뱀과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한 인간들 덕에
대한민국은 여성은 범죄로 부터 더 위험해지고 남성은 매일매일 쓸데없는 걱정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된거같아
씁쓸하고 분노가 차오르네요
집에와서도 여러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덕적으로 제가 잘못한것인지 잘한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으로써 양심이 있기에 쓰러진 사람을 보고도 안도와준게 참으로 죄를 지은거 같았으나
사회적 분위기를 본다면 현명하고 합당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도 들고 ........
여러분이 저였다면 어찌 하셨나요?
제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보시나요...?
요약 : 지하철내리고 지상 올라가는 계단에 여자 힐 소리 들려서 안올라가고 CCTV에 내 모습 잡히게 기다렸다가
그 여자 다 내려와서 지나가면 올라갈려고 대기함
근데 그 여자 넘어져서 구름
도와주려다 이상한 누명씌울까봐 안도와주고 그냥 감
엮이는거 자체가 싫어서 신고나 전화도 안했음
계단 거의 다 올라가서 보니 뒤에 따라올라오는 20대 남자 두명도 그냥 쌩까고 안도와주고 올라옴
지하철 CCTV기록 지워지기전에 사본 받아놔야겠단 생각까지 듬
근데 신고정도는 해줄 수 있쥬.
각박한 세상이 싫어도..
예전엔 모르는사람도 허허 웃으며 서로 돕고 살던 시절이었지만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안도와주는 사람도 있는 그런 과도기를 지나고
결국 대부분 모르는 사람은 잘 안도와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약자인 노인분이나 어린이, 여성들이 힘든 상황이 있으면 도와주던 시기였지만
성범죄 누명을 씌우는 사건들과 꽃뱀들이 기승을 부리며
여성이 위급해도 안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도와주는 사람도 있는 과도기가 되었죠
지금은
이제 신고 조차 안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는 과도기인거 같습니다. 아예 엮이는걸 원치 않는거죠
도와주진 않지만, 신고정도는 해주는 사람, 신고조차 안하는 사람 이 과도기인거 같습니다
아마 흐름을 보아 판단컨데
좀 시간 더 지나면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고 신고도 안할 것 같습니다.
그다음은 뭐 길바닥에서 여성이 살인을 당하던 뻉소니를 당하던 신경도 안쓸거 같네요
목격자 찾는다고 해도 아무도 진술도 안해줄거같습니다. 이 추세라면 말이죠
신고하면 나중에 귀찮게 경찰에서 연락올수도 있고.
현재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 여자가 신고한 사람이 이랬다라고 물고 늘어지면 답없을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모른체 하는게 가장 현명한거 같네요.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 특히나 사법부의 어이없는 판결을 본다면 글쓰신분에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흠 지하철 cctv사본이라...
그냥 중고차 사셧다니 혼자 (여친외 다른 여자는 태우지마시고) 술한잔 먹고 대리 불러요 대신 꼭 나자 기사 보내달라시고...
별일 없으면 집밖도 왠만하면 나가지마시고
경제적으로 대한민국 보단 후진국이라도 기본적인 법앞의 평등만 지켜준다면 어디라도 상관없을거 같네요
돈많고 잘사는 나라보다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더 행복한 나라라는걸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남일이고 뉴스에서만 보이니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드시겠지만 비슷한일 겪어본 사람들은 그렇게 못합니다
그냥 본인은 그러지 않겠다하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꼭 그러시길 바라겠습니다
불필요하게 비꼬지 마시고
그러다가 성추행으로 몰리면요?
한편으론 씁쓸한 사회가 된거 같아 안타깝네요 ㅠㅠ
-여자친구분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현재 이슈되었던 내용 대화함 요즘 여자친구가 데려다 줘야 안전하고 꽃뱀이 잘안문다고 하여 여차친구분이 흔쾌히 지하철 출구카드 찍는곳 까지 동행
-계단쪽에서 하이힐 소리남 , 잠시뒤 아악 하며 어떤 여성이 계단에서 넘어짐
- 글쓴이분이 도와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요즘 함부로 도와주면 낭패보는 경우가 있어 지나침
- 뒤에 오던 다른 남성분들도 도와주지 않고 지나침
- 글쓴이님께서는 도덕적으로 잘한건지 못한건지 씁쓸하다고 글을 올리심
진실 여부에 상관없이 저런 상황에서 잘 대응하신건 맞는거 같습니다.
잘 대응했다고 생각드는 저부터도 어이가 없긴한데 사회 분위기가 이러니 별 수 있나요.
작금의 사회분위기속에서 여성을 안도와주었다하여 '여혐' 으로 몰고가시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라고 봅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장 걱정이 되는건 내 가족이 저런일을 당했을 때도
아무도 돕지 않을거란 사실..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제 기준에선 잘하셨다고 말 할 순 없겠네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도움을 드리기 위해
뭐라도 했을 것 같은데... 슬픈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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