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쓰는거라 두서가 없어도 양해부탁드립니다.
훌륭한 아내를 둔 늦깎이 사춘기가온 남편의 고민글이에요ㅎㅎ
군대 전역 후 만난 아내와 대학시절 장거리 연애를 3년 정도했네요.
졸업하고 바로 서울의 작은 회사에 취직해서 일을시작하고 차곡차곡 경력쌓아서 지금은 나름 이름있는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도중에 결혼도 하고 지금은 둘이서 알콩달콩 잘살고있습니다ㅎㅎ(싱글 형님들께는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면 졸업때는 지금 와이프를 사랑하고 가까이 있고 싶어서 앞뒤 생각안하고 무작정 취직한거 같네요.
문제는 사회생활한지 10년 다되어가고 30중반을 넘어서니 제가 하는 일(회사가 아니라 業)이 적성에 맞고 진짜로 원해서 하고 있는건지 회의감이들더군요.
돌이켜 보면 20대때 미래와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이 취업해서 닥치는데로 열심히만 살아온거 같아요.
통장에 찍히는 월급과 이직때 연봉 상승되는 보람과 와이프와의 장미빛 미래를 꿈꾸기만 했어요
물론 부유하지는 않지만 둘이서 부족함 없이 집도 조금씩 넓히고 좋은차도사고..촌놈이 이정도로 살게된건 모두 와이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이프 내조덕에 회사도 잘 옮겨다니고했으니까요.
배가불러서 그런건지,
사람 욕심이 끝이 없는건지,
저보다 어렵고 힘들게사는 분들도 많이봐왔고,
(보배에서도 많이 봤어요)
취직 문제로 힘들어 하는 후배들을 보면 제 고민은 별거아닐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저도 밑바닥에서 부터 개고생하며 이만큼 결실을 맺었다 생각하기에,
또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할 수있다 생각하기에
저의 고민을 보배에 풀어보게되네요.
어느날 술자리를 하고 집에오다가 뜬금없이
'내 꿈이 뭐였지?'
하고 생각해봤는데 아무 생각도 기억도 안나더군요.
또 다른 생각도 해봤어요
'내가 뭘하며 살고 싶었더라?'
역시 아무 생각도 기억도 안납니다...
그냥 눈앞만보고 살아왔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자식이 있으면 자식을 위해 일을 하겠죠.
그러나 저흰 딩크에요ㅋㅋ
(이건 개인 사정이 있습니다^^;)
인생의 반은 일을하고 살아야하는데
나름 이분야의 전문가이지만 일이 즐겁지도 않고 괴롭기만한데 일생의 반을 앞으로 이렇게 살생각을하니 눈앞이 캄캄하더라구요.
(그렇다고 하는 일이 꼭 잘안되는것도 아닙니다..일할때 생기는 어려움은 누구나 생기는 정도일듯하네요)
그렇다고 꿈이 뭐였는지 생각도 안나고,
아니 꿈이 있기나 했었을까 싶기도하네요ㅋㅋ
딱히 당장 하고싶은거도 생각이 안나고...
일종의 스트레스성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요새 직장인이분들이 꽤나 많이 걸린다네요
그거 때문이 아니라고 해도 어떻게 살아야 남은 인생 일도 즐겁게하며 할수있을지...
지금이라도 그것을 찾아서 하고싶지만
결혼도했고 현실이 있기에 갈등이 계속되네요.
제 와이프는 이런 저를 쭉 지켜봐왔기에 저를 응원해주고 믿어줍니다.
자기가 먹여살릴테니 한동안 쉬면서 하고 싶은걸 찾아보라고 까지 하네요...
이런 마음씀씀이가 너무나 고마워서...
가진거 없는 저를 사람만보고 결혼하고 이렇게까지 얘기해주니 오히려 제가 이기적인거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다보니 더 괴롭네요;;
당장 회사를 그만두거나 할건 아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결정도 제가 하고 후회도 제 몫이지만,
보배 인생선배님들의 솔직담백한 조언 듣고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발기찬 한주 되세엽!
다만 저는 놀고싶다가 아니라 현실안에서 더 늦기전에 제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고 말씀드리고싶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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