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YTN 8585.
오늘은 사고가 난 차를 새 차라고 속이고 팔고 있는 자동차 회사의 부도덕한 실태를 고발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새 차를 출고해 배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고장이나 흠집을 몰래 공업사에서 고쳐 그대로 구매자에게 갖다주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선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4천만 원을 주고 국산 고급 RV차량을 새로 산 송봉자 씨.
본인이 산 새 차가 넘겨받기도 전에 사고가 난 차였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공업사에서 발행한 영수증을 보면 송 씨의 차량은 범퍼가 긁혀 새로 칠을 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 지 차를 대리점까지 갖다 준 탁송회사에 가서 물어봤습니다.
사고와 수리 사실을 딱 잡아뗍니다.
[인터뷰:탁송회사 관계자]
"(구매자가 사고) 이야기는 못들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도색 흔적이 있거나 그렇다는데?"
"그런 거는 없습니다. 저희는..."
잠시 뒤 차량 수리 내역을 보여주자 돌연 태도를 바꿉니다.
[인터뷰:탁송회사 관계자]
"그 부분을 말씀 안드린 거는 저희 잘못입니다. 인정할 거는 인정하고 말씀을 드릴게요."
대리점이나 영업소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새 차를 몰래 수리해서 그대로 넘긴 것입니다.
자동차회사에서 출고된 새 차들은 탁송회사에 의해 각 영업점이나 대리점까지 운송됩니다.
이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면 반품을 시키고 새 차로 바꿔 주는 것이 원칙.
하지만, 탁송회사들은 공업사에서 급히 고친 뒤 그냥 고객들에게 팔고 있습니다.
탁송기사들은 고객이 수리 사실을 알게 되면 찻값을 깎아줘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인터뷰:박 모 씨, 전 탁송회사 직원]
"기스 좀 나서 본인이 차량 할인 가격을 부담하게 되면 엄청난 돈 아닙니까. 한달에 로드 기사들이 백만원도 못탈 때도 있고..."
취재진이 한 달에 3천 대 정도를 날라주는 탁송 회사에서 확인한 불량 차량은 2년 동안 30대 정도.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게 탁송일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인터뷰:박 모 씨, 전 탁송회사 직원]
"월평균 한 10대는 넘죠. 사고가 많이 날 때는 더 많이 나고..."
이 가운데는 도색 정도가 아니라, 아예 범퍼나 중요 부품을 교환한 차들도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동차 제조회사 측은 탁송 회사의 문제로 돌리는데만 급급합니다.
[인터뷰:자동차회사 관계자]
"내부적으로 하청회사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하청업체와 계약할 때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DC를 다 그쪽에서 책임을 지죠."
명색이 글로벌기업이 만든 새 차라고 믿고 산 소비자들은 배신감까지 느낄 정도입니다.
[인터뷰:송봉자, 지난 8월 신차 구매]
"우리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이런 일이 있다는 건 수만 명을 우롱한다는 거잖아요 그 회사에서..."
[기자]
탁송회사의 비양심과 자동차회사의 무책임이 오늘의 고객들을 내일의 불매운동가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정작 당사자들은 모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YTN 홍선기[sunki0524@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