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환경오염의 책임이 큰지를 따져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따지면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적다. 연료소비효율이 휘발유차보다 20% 정도 높기 때문이다. 물론 석유도 아낄 수 있다.
경유차의 문제는 시커먼 매연과 호흡기 질환에 나쁜 질소산화물을 휘발유차보다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줄이는 기술이 꾸준히 개발돼 매연 배출량이 15년 전과 비교하면 90% 이상 줄었다고 한다. 매연은 미립자필터(DPF)를 장착해 걸러내고 질소산화물은 암모니아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기술(SCR)을 통해 제거한다. 유럽에서 2006년부터 적용된 유로4 환경기준에 맞추기 위해 디젤차는 이런 친환경기술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소음과 진동은 디젤엔진의 폭발력이 가솔린엔진보다 크기 때문에 생긴다. 하지만 요즘엔 ‘커먼레일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폭발음과 진동이 크게 줄었다. 벤츠가 1997년 처음 개발해 선보인 커먼레일 시스템은 연료를 나눠 분사함으로써 폭발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업체들이 진동과 소음을 흡수하는 첨단 소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어 소음과 진동은 앞으로도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디젤 세단이 몰려오고 있다. 벤츠와 BMW 등 유럽차는 물론 GM과 포드 등 미국 브랜드까지 앞다투어 디젤 세단을 들여오고 있다.
국내에서 디젤 승용차 판매가 허용된 건 2005년. 하지만 그동안 디젤엔진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나 쓰이는 걸로 여겨졌다. 승차감을 중시하는 세단엔 소음과 진동이 심한 디젤엔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수입차들이 첨단 디젤 기술을 선보이며 이런 인식은 점차 깨지고 있다.
경제성이 인기 요인=재무설계사 김정기(35)씨는 지난해 말 차를 아우디 A4 1.8 터보(가솔린)에서 A8 4.2 TDI 콰트로(디젤)로 바꿨다. 그는 “다음에 차를 바꾸게 되더라도 다시 디젤모델을 고르겠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디젤의 장점은 무엇보다 경제성이다. 같은 A8 4.2 콰트로여도 가솔린(L당 7.6㎞)과 디젤(L당 10.2㎞) 모델의 연비는 크게 차이 난다. 그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고속도로 나들목 기준으로 서울에서 강릉까지 갔는데 연료 계기판을 보니 아직도 4분의 3이 넘게 남았다”고 말했다. 아무리 1억원이 넘는 고급차라고 해도 요즘 같은 고유가엔 연료비를 무시할 수 없다.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점도 그가 디젤을 선택한 이유다. “차에 탄 사람들에게 디젤이라고 말하면 깜짝 놀란다”며 “디젤엔진 기술의 발전으로 소음과 진동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또 최대 토크가 휘발유차보다 커 순간 가속력이 좋은 것도 디젤세단의 장점으로 꼽힌다. 디젤차가 인기를 끄는 건 세계적인 추세기도 하다. 특히 유럽에서는 디젤차가 신차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BMW·GM도 가세=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디젤세단의 선두주자는 폴크스바겐이다. 중형세단인 파사트 2.0TDI는 좋은 연비(L당 13.7㎞)를 앞세워 지난해 1000대 가까이 팔렸다. 폴크스바겐의 대형세단인 페이톤 V6 3.0 TDI는 2009년부터 유럽에서 발효되는 ‘유로5’ 환경기준을 만족시키는 친환경 차량이다.
재규어는 지난해 9월 XJ 2.7 디젤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9200만원이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124대가 팔려 지난해 재규어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했다. 이중접합 유리를 채택해 소음을 최대한 차단해 소음수치를 일본 프리미엄 자동차와 같은 수준인 68데시벨(dB)로 낮춘 게 특징이다.
벤츠는 지난해 E클래스와 C클래스에 디젤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에도 디젤모델을 들여왔다. S320CDI는 S클래스 휘발유차보다 연비가 17% 높고 디젤엔진 특유의 떨림과 소음을 크게 개선한 모델이다. 지금까지 디젤은 SUV만 있었던 BMW도 올해 디젤세단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3,5시리즈의 디젤세단을 올 하반기 출시한다. 배기량 2000cc의 소형차인 1시리즈에서도 디젤엔진이 장착된 문 두 개짜리 120d가 8월께 들어온다.
볼보의 고급세단인 S80 D5엔 자체 제작한 5기통 터보 디젤엔진이 장착된다. 연비가 L당 13㎞로 동급 차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미국의 GM도 디젤모델을 상반기 중 대거 들여온다. 신형 1.9TiD 터보차저 디젤엔진을 장착한 캐딜락 BLS, 뉴 사브 9-3 TiD, 뉴 사브 9-5 TiD가 그것이다. 특히 주기적으로 점검하거나 교체할 필요가 없는 미세먼지 제거 필터를 장착해 유로4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현재 판매되는 국산 디젤세단은 현대 쏘나타·아반떼·베르나, 기아 로체·프라이드, GM대우 토스카·라세티가 있다. 국내 대형세단엔 디젤모델이 나오지 않는다. 디젤차 비중이 16%가 넘는 수입차시장과 달리 국내 세단 시장에서 디젤의 비율은 3%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저공해차로 인증을 받은 차엔 디젤차에 붙는 환경부담금을 면제해준다. 인증받은 디젤세단은 아우디A8 4.2 TDI 콰트로, 벤츠 S320 CDI, 폴크스바겐 페이톤 3.0TDI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의 디젤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디젤세단 개발에 주춤하는 사이에 수입차가 디젤세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4천대로 나오면 한국도 유럽처럼 디젤이 대세가 되버릴수도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지금 유럽시장 잡으려고 디젤에 투자 엄청나게 많이 하고있는데
한국은 뭐하는지...
시대착오적인 정책에, 요즘 디젤차는 타보지도 않은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편견이 남아있을 뿐, 디젤차 자체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는데... 앞으로 동급 가솔린과 비교불가로 뛰어난 가속성능과 경제성에 만족감을 느끼는 승용디젤 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편견에 사로잡힌 인식도 바뀌겠죠..
강남에 있는 수십억짜리 아파트 살면서도 종부세는 피해가고 싶은 심정과 마찬가지겠죠.
님같으면 재산이 아무리 많다고 식당이나 기타 마트갈때마다 계산하고 거스름돈은 팁으로 주실까요?
천재확정님 말씀대로 상류층을 겨냥한 모델 보다는 오너드라이브중심의 소형차부터 중형까지 매우 많이 보편화 돼있습니다.a8모델의 경우 직접 운전하며 일상용으로 쓰는경우도 있고요(사실 국내 에서도 최고급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것처럼요)비싼차를 탄다고 무조건 연비가 나빠야할 이유가 있을까요?그리고 경쟁모델에 비해 연비가 좋다면 어느정도 경쟁력도 있겠죠.
이번에 컨셉으로 발표했던 아우디 R8 V12의경우 디젤차이면서 최고출력500마력,토크가 무려 100 over!!!이런고출력이면서 연비또한 좋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위의 예처럼 디젤의 매력은 뛰어난 토크와 연비입니다.대형차는 물론 이제는 스포츠카에까지 디젤차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구매층이 없다면 출시또한 하지않는게 정석이겠죠?
그래서 독일메이커는 승차감보다는 핸들링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고...
그래서 디젤이 큰 부담없이 다가올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아직 조용한차와 승차감 좋은 차를 선호 하는 사람이 많죠. 근데 디젤은 소리나 진동은 참을만한데... 배기냄새는 정말 불쾌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