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는 은퇴 의사가 아파트 주민게시판에 올린 글●
그간 여기에 제 경력이 밝혀지는 것이 별로 좋을 것도 없다는 생각에 조용히 주민 1인으로만 지냈습니다만.. 지금 코로나19 수도권 위기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거에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의사입니다. 지금은 병원 근무는 안 하고, 기업 대상 보건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기업 보건 상담, 컨설팅)
이미 뉴스를 통해 다들 잘 알고 계시기는 하겠지만, 전문가 그룹의 일원이었던 사람이 보기에.. 지금은 너무나 위험한 상황입니다. 대폭발이 일어나기 직전인데, 어떻게든 가라앉히지 못하면 다같이 유럽의 길(엄청나게 죽었죠)로 가게 됩니다.
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인, 최대한 집콕, 외출시 마스크 중무장, 손소독제 수시 사용 등 엄청나게 조심해야 합니다. 현재 수도권에는 완전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부지불식 간에 감염자를 마주하게 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질본 주요 관계자들이 대부분 같이 근무했던 지인들인데, 저 정도로 얘기하는 것이면 거의 두 손 들기 직전입니다.
유즈센터, 도서관, 헬스장, 놀이터 등 아파트 내 모든 시설은 당연히 폐쇄하고, 엘리베이터에서 각별히 조심하고(참고로 항균 필름 그거 의과학자 관점에서 보면 사기입니다), 외출 자제하고 최대한 집에 머무시길 바랍니다. 학원? 많이들 보내고 있던데, 그러다가 결국 호되게 당합니다. 금요장? 제가 보기엔 무모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는 상가에 가서 물건만 잽싸게 사서 도망치듯 나옵니다. 실내 운동시설에 운동하러 가는건 미친 짓입니다.
의사이고 역학조사관 출신인 저도 이제는 무섭습니다. 아무리 덥고 힘들어도 방역용 마스크 꽁꽁 쓰고 업무만 마치고, 퇴근하면 바로 집에 와서 틀어박혀 지냅니다.
부디 우리 아파트 주민들 모두 건강하시고 무사하시길 빕니다.
아.. 그리고 아마 조만간 병원 병상이 동이 날 겁니다. 지금부터는 정말 걸리면 안 됩니다.
막이 깨질까??? 라는 의문이 들어서
저는 막 변성에 직빵인 에탄올 젤을 상시 바르고 있습니다...
느르세요 한번 누른건 버리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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