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흑자에 연간 100만대 수출했다는데…
유동성 위기에 몰린 GM대우의 생존이 한국 경제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29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도 GM대우의 회생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정도였다.
현재 GM대우의 주거래 은행인 산업은행과 GM본사는 GM대우의 회생을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산업은행 "GM 본사의 회생계획에 GM대우의 핵심적 역할 및 장기발전에 대한 GM의 보장 및 대주주로서의 지원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GM 역시 "현재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GM은 GM대우를 지원할 계획도 여력도 없으며 한국채권단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GM대우는 최악의 재정난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과 별개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냈던 GM대우가 어떻게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됐는지, 경영진의 잘못은 없는지, GM대우의 자금이 GM 본사나 GM의 다른 해외 현지법인으로 흘러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밝혀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많은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과연 GM대우가 3년 연속 흑자를 내고 연간 100만대에 가까운 자동차를 수출하고도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배경은 무엇일까? 생존의 기로에 처한 GM대우의 경영 상황을 둘러싼 몇 가지 의혹을 짚어본다.
의혹1
파생상품 투자손실 2조원 어디로
GM대우가 3년 연속 흑자를 내고도 유동성 위기에 몰린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2조원이 육박하는 파생상품 투자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GM대우자동차의 2008년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손실은 총 2조3300억원 규모다. 이 중 파생상품처분손실은 1조7억원 정도이고 파생상품평가손실은 1조3227억원 규모다.
여기에 파생상품평가이익과 처분이익 3760억원을 제하면 지난해 GM대우는 파생상품투자로만 약 1조9000억원 손실을 봤다는 걸 의미한다.
덕분에 GM대우는 지난해 29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87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금액은 GM대우가 2002년 8월 출범한 후 7년간 기록한 순이익을 전부 합한 금액(6748억원)보다 많다.
수출기업이 환율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 선물환 상품에 가입해 두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지만 GM대우처럼 막대한 규모의 선물환 거래 손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GM대우가 상장사가 아니라 면밀한 자료검토는 할 수 없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도 정상적인 자금흐름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GM대우 주변에서는 막대한 파생상품 투자 손실이 실제로 GM 본사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GM대우 노동조합의 김윤복 교육선전실장은 "주변에서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된 돈의 흐름이 명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2
수출 부대비용 5000억원의 용도는
지난해 GM대우의 경영 상황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무려 5000억원에 달하는 수출 부대비용이다.
GM대우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GM대우가 사용한 영업비용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약 5070억원에 달하는 수출 부대비용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출 부대비용은 일반적으로 수출에 따른 관세나 통행료, 운송료, 하역비용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GM대우는 이 같은 수출 부대비용에 영업이익 2903억원보다 2000억원이나 많은 5000억원을 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에 따른 부대비용이 이처럼 많이 든 것은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GM대우는 이 수출 부대비용 5000억원을 어디에 사용했을까.
이에 대해 GM대우 노조의 간부를 지낸 한 인사는 "GM대우는 생산만 할 뿐 자체 브랜드가 없다.
판매망과 브랜드를 GM에 100% 의존하기 때문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해 수출 부대비용 중 상당 부분이 브랜드 사용료와 판매수수료로 GM대우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GM대우 관계자는 "수출 부대비용의 용도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의혹3
210 vs 12 : 그 많은 외국인 임원은 무슨 일을 하나
GM대우를 둘러싼 마지막 의혹은 GM 본사에서 파견된 외국인 임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ISP(ISP, International Ser-vice Personnel)'로 불리는 해외의 GM법인에서 파견된 GM대우의 외국인 임직원의 숫자는 GM대우 노조의 집계에 따르면 약 210여명에 달한다.
이는 같은 외국계 기업인 르노삼성(12명)에 견줬을 때 무려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르노삼성의 매출규모가 GM대우에 비해 훨씬 작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인 임직원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 4월18일자 조선일보는 한 GM대우 고위 임직원의 말을 인용해 "재무·홍보·법무·연구개발·품질 등 GM대우 내 전 부문에 GM 본사에서 파견된 외국 임원이 있지만, 이들 업무의 대부분이 한국인 임원과 중복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외국인 임원들의 임기가 중복되다 보니 외국인 임원들이 업무를 주도하고 한국인 임원들은 철저히 배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부평지역의 지역신문인 부평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대우차 출신 임원들은 회사 모든 정보로부터 철저히 배제당하고 있다.
자동차기술은 물론, 자금흐름, 수출원가 등 회사의 주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차단돼 있다. 주요 요직은 GM이 차지하고 주무르고 있다"고 한다.
만일 실제로 이처럼 외국인 임원들의 업무 독점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면 GM대우의 자금이 해외로 흘러나가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
GM 산하 다른 자동차 회사에 제품(엔진등의 부품과 완제품) 먼저 보내고(이것이 수출 방법이죠)
결제를 못받아서 유동성 위기를 맞은거라고 하더군요.
파생상품 손실이 정말 어마어마 하군요.. 수출 부대비용이란게 정확히 뭔진 모르겠지만 둘만 계산해봐도 장사 잘한 몇년 이익에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네요..
잘해결되는게 어떤 방향일진 모르겠지만 골치아픈 문제네요.. 누가 책임질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