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도 9월 혼자 제주여행 중
첫 코스로 협재해변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도민이 아니라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지만
왕복 4차로 정도.. 되는 도로였고
제가 빌렸던 차 앞에는 검은색 승용차가
그 앞에는 화물 덤프트럭이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편 차선 넘어
어느 가게 앞에 서있던 중년 남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는 큰 밀짚모자를 썼고
팔 소매가 유난히 넓은 상여복? 같은 옷차림 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자는 갑자기 의아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없는데도 두 팔을 마구 휘저으며
고개도 좌우상하로 흔드는 형태로
신나게 춤을 추면서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던 겁니다.
소매가 넓은 탓에 펄럭이는 옷이 깃발처럼 보이기도 하는
기이한 모습이었죠.
이윽고 남자는 제 앞앞에 주행 중이던 덤프 앞으로
진입을 했고..
'이건 필히 사망사고다' 짐작하며 저는 놀란 마음에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상한 점은 덤프트럭은 물론이고
제 바로 앞에 주행 중이던 검은 승용차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덤프에 치어 누워있어야 할 남자를 지나가는 것 이었습니다.
두 차가 다 지나갈 때 쯤
남자의 처참한 모습이 보이겠구나
걱정하던 제 앞에는..
개미새끼 하나 없는
그저 평범한 도로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저히 무슨 상황인지
넋을 쏙 빼놓는 광경을 보고
믿기지가 않아 머리가 멍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고 제가 몸이 허약해서 헛것을 보거나..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지금도 가끔 그 날을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오랜만에 불켜놓고 자야지;
실례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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