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가격 갈팡질팡, 이유는 정부?
LPG 수입사인 E1이 5월 LPG가격을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했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동결한다고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E1은 지난달 30일 프로판과 차량용 부탄가스 충전소 공급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가
5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고 재발표했다.
당초 E1은 5월 프로판과 자동차용 부탄가스의 충전소 공급가격을 4월보다 각각
㎏당 69원 오른 1358원, 1746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LPG 수입사인 SK가스나 LPG 충전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SK에너지·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도 가격동결 압박을 받게 됐다.
◇인상했다가 동결 번복한 이유=이 같은 해프닝은 E1이 정부 압박에 백기를 든 결과다.
물론 E1 측에서는 아니라 하지만 휘발유나 경유도 가격을 낮췄는데 LPG 업계도 동참하라는
정부의 압박이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정부도 LPG업계의 누적 손실액을 고려해 5월 가격 인상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없었지만 결국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을 통제했다는 것이다.
LPG 가격은 명목상 자유가격제도지만 실제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휘발유나 경유와 달리 LPG는 서민 연료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심을 잃었다고 판단한 정부와 여당이 물가마저 잡지 못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6월이 더 문제=E1을 필두로 SK가스도 5월 가격을 동결할 경우 이들 업체의 누적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수입사의 경우 정유사와 달리 정제로 인한 마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인상요인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6월이다. 이미 5월 가격을 결정짓는 4월 계약가격(CP)이 톤당 프로판은 55달러, 부탄은 30달러 올랐다.
원달러 환율을 1100원으로 가정했을 때 가정용이나 상업용 연료로 쓰이는 프로판은 ㎏당 60.5원, 자동차용 연료인
부탄은 ㎏당 33원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5월 계약가격은 부탄이 톤당 100달러, 프로판은 70달러가 올랐다. 4월보다 2배 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 4월까지 누적된 미 반영분이 회사별로 400억원에서 500억원인 걸 감안하면 5월 한 달간
100억원 가량의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PG는 가격은 하향 수렴하기 때문에 어느 한 곳이 가격을 낮추거나 동결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LPG 수입사가 공기업도 아닌데 이번 가격동결은 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ㅡㅡㅡ>>> http://www.etnews.co.kr/201105010010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