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심야특근 안해도, 돈은 달라고?"
노조에 발목잡힌 현대차, 생산차질 2만7000대-5400억원
현대자동차가 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의 '생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30~31일까지 4주 연속 주말특근을 거부하면서 2만7400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금액으로는 5400억원이나 된다.
최악의 내수부진으로 차가 안 팔리는 가운데 그나마 수요가 몰렸던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은 각각 2개월과 3개월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 영업 일선에서는 수입 브랜드 혹은 다른 국산차의 경쟁모델에 시장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3월에 현대차 판매가 전년보다 0.9% 늘었지만 이는 해외공장 물량이 9.2% 증가한 데 따른 것이며 오히려 국내공장의 해외수출 물량은 7.7% 줄었다.
현대차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문제다. 과거 주야2교대 때의 주말특근수당을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노사 합의 아래 지난달 4일부터 주야 2교대근무를 주간연속 2교대제 체제로 전환시켰다. 이에 따라 평일근무시간은 ‘10시간(주간조)+10시간(야간조)’에서 ‘8시간(1조)+9시간(2조)’로 바뀌었다.
주말특근도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 오전 10시까지 1개조가 14시간을 근무했던 것에서 ‘8+9시간’ 2개조로 변경됐다.
1인당 근무시간이 14시간에서 8시간 또는 9시간으로 준데다 심야특근이 없어졌으므로 심야 특근수당은 없어져야 한다는 게 회사측의 시각이다.
반면 노조는 평일 낮 근무의 350%까지 받던 심야특근수당을 그대로 달라고 하고 있다. 1개조가 14시간 특근을 할 때보다 2개조가 ‘8+9’시간의 특근을 하므로 전체 생산량이 2000대 늘어난 만큼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오일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1인당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라인가동 속도가 빨라지고 노동 강도도 높아졌다”며 “전체 생산물량이 늘었으므로 할증된 수당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하는 수 없이 지난달 말에 종전의 주말특근에 준하는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14시간 동안의 특근수당이 약 31만원이었으므로 ‘8+9시간’ 동안 약 39만원을 주기로 한 것.
그러나 1교대 때 1인당 31만원을 받던 것과 달리 2교대로 바뀌어 39만원이 지급되므로 1인당 수령액이 20만원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조합원들의 불만을 달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말특근수당 뿐만 아니라 특근관련 운영기준을 놓고도 양측은 팽팽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매월 사측과 특근시행 여부에 대해 협의를 한 뒤 각 공장의 대의원들이 생산물량과 작업시간을 결정하도록 했고, 이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
반면 회사는 모든 공장에 일괄적인 운영기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각 공장의 특근운영 기준이 다르면 임금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므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현대차의 선례가 재계 전반의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 심야근무라는 특근수당 지급사유가 없어졌는데도 이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 주게 되면 근로시간 단축이나 교대제 개편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들이 이를 주저하게 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글로벌 메이커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때에 해외공장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생산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는 "주야2교대제를 주간2교대제로 바꾼 것은 근로시간 단축 등 의미가 있지만 생산의 효율성이 해외공장에 비해 높지 않다"며 "귀족노조라는 얘기가 안 나오려면 노조도 양보할 건 양보하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문호 워크인연구소장도 "주말특근 할증은 임금단체협상의 기준대로 하면 되나 조합원들의 불만 때문에 노조가 기존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정상정일 정도로 낮았던 생산 효율성을 정상화시키면서 타협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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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만 없어도 차가격이 내려갈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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