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던 내용인데 인터넷 돌아댕기다 보니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글이 있기에 올려봅니다
MOTOR TREND 2013.05.22
대부분의 스포츠카들은 고속으로 달릴 때 가라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살짝 뜬다. 여기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자동차는 비행기 날개와 정반대의 구조로 설계된다. 비행기는 공기가 날개를 들어올리는 양력(Lift)을 최대한 이용하는 반면 자동차는 공기가 차체를 누르는 다운 포스(Down force)를 유도한다. 그래야만 고속에서도 타이어의 접지력을 유지해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다운 포스는 빠르게 달리도록 만들어 진 스포츠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레이스카를 비롯해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낮고 과격한 범퍼와 리어 스포일러를 달고 있는 이유다. F1 레이스카가 대표적이다. F1 레이스카는 시속 300킬로미터에서 약 1200킬로그램의 다운 포스가 발생한다.
드라이버를 포함한 차체 무게(630킬로그램)보다 다운 포스가 크기 때문에 이론상으론 시속 300킬로미터에서 터널의 천장으로 붙어서 달릴 수 있다. 물론 양산차는 레이스카 같은 다운 포스를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안전성 확보와 주행성능 향상을 위해서 적정한 다운 포스의 유도는 필요하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소개할 때 다운 포스 수치를 발표한다. 페라리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들은 시속 200킬로미터에서 수백 킬로그램의 다운포스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모두 엄격한 풍동 테스트로 확인한 ‘사실’이다.
당연히 이 차를 타는 소비자는 고속으로 달릴 때 다운 포스가 차의 접지력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보의 오류가 숨어 있다. 자동차 메이커가 공개한 자료엔 다운 포스 수치만 있을 뿐, 양력 수치는 없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레이스카 같은 스포일러를 달지 않는 이상 양력이 포스보다 강하다.
따라서 다운 포스가 차의 접지력을 더 좋게 한다는 것은 그릇된 정보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운 포스로) ‘차체가 떠오르는 것을 원하는 수준만큼 막았다’고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부에서는 양력의 발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다운 포스 성능이 좋아졌다고 홍보하는 메이커도 있다.
독일 스포츠 오토(www.sportauto.de)의 자료(슈퍼 테스트/풍동 시험)에 따르면 시속 200킬로미터에서 페라리 F430은 앞뒤가 각각 11, 6킬로그램씩 떠올랐다.
포르셰 911(991) 카레라 S(-24, -14킬로그램)를 비롯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15, -18킬로그램), 메르세데스 벤츠 SL 65 AMG(-29, -33킬로그램) 등 거의 모든 스포츠카의 무게가 가벼워졌다. 폭스바겐 골프 R32(-2, -34킬로그램) 같은 핫해치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스포츠카들은 결과적으로 차를 떠오르게 만드는 것일까? 여기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스포츠카는 엄연히 일반 소비자에게 팔리는 제품이다. 즉 안전하고 다루기가 쉬워야 한다. 따라서 다운 포스 같은 공기역학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F1 레이스카처럼 공기역학에 의존도가 높으면 접지력이 수시로 변해 운전이 어렵다. 게다가 공기역학 기구가 손상되었을 경우 자칫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연료 효율성과 타이어 내구성 유지도 중요하다. 차는 가벼워질수록 연료 효율성이 좋아진다.
따라서 고속에서 양력을 이용해 차의 무게를 덜어내는 것이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같은 맥락으로 차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타이어의 스트레스도 줄어들어 내구성에도 도움이 된다.
적당한 양력을 이용한 세팅은 고속주행 때 차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동차는 중립적인 움직임을 위해 앞뒤 50:50 무게배분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가 엔진의 위치와 앞뒤 무게 비율이 다르다. 일부는 가속이나 감속 때 앞뒤로 변하는 무게를 고려해 무게 비율을 설계한다.
그러다 보니 정속주행 때는 원하는 무게 비율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때 부족한 무게 비율과 균형을 공기역학으로 적절히 맞출 수 있다. 스포츠 오토의 자료에 따르면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는 시속 200킬로미터에서 프런트 액슬의 무게 변화가 0킬로그램(다운포스와 양력이 정확히 균형을 이뤘다), 리어 액슬은 4킬로그램 가벼워졌다.
사실 430 스쿠데리아 같은 본격 스포츠카는 차체 뒤쪽에 다운 포스를 만들기 어렵지 않다. 커다란 리어 스포일러를 달면 해결된다. 그러나 그들은 무게배분의 균형을 위해 의도적으로 엔진이 올라가 있는 리어 액슬의 무게를 조금 줄이는 것을 택했다.
양산 스포츠카 중에는 연료효율, 타이어 내구성을 포기하고 오로지 높은 접지력을 추구한 모델도 있다. 포르셰 카레라 GT(+49, +40킬로그램)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30, +11킬로그램)같은 슈퍼카가 대표적이다.
로터스 엑시지 S(+5, +24킬로그램)같이 무게가 가벼운 차도 다운 포스가 최대한 발생하도록 한다. 성능과 안전을 위한 세팅이다. 이처럼 다운 포스는 자동차의 목적과 방향에 따라 달라야 한다. 커다란 스포일러와 에어댐을 달아 맹목적으로 공기 저항을 높이는 것은 좋지 않다.
반대로 작은 스포일러는 다운 포스를 만들 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 접지력에 도움을 줄 정도의 다운 포스(30~60킬로그램)라면 트렁크 패널을 찌그러뜨릴 수도 있다. 레이스카들이 커다란 리어스포일러를 트렁크 밑 차체에 직접 고정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글김태영
MOTOR TREND(http://www.ikissyou.com/IKY_InMagazine/InMagazine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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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다운 포스로) ‘차체가 떠오르는 것을 원하는 수준만큼 막았다’고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부에서는 양력의 발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다운 포스 성능이 좋아졌다고 홍보하는 메이커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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