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용 양산 스피라를 만들기 전에, 스피라로 뽑아낼 수 있는 최강버전을 만들어보고 싶었지요. 그래
서 우리는 600마력짜리 GT를 만들었고, 이름있는 수퍼카들과 일전도 불사했습니다.' 스피라의 새로운 제
작사인 어울림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스피라 GT 버전의 개발배경을 설명하면서 시종일관 진지하고 자신
있는 표정이 역력했다. 다만, 그의 말만 듣고는 그 모든 사실이 가슴 깊이 와 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
산 괴물을 알아보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에서 이런 차가 나오리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뭐든 비꼬기로 유명한 영국인들
도 꼭 봐주었으면 한다. 이것은 뒷바퀴굴림 쿠페도 아닌, 미드십이라는 스포츠카에 이상적인 구조를 지니
고 있다. 디자인에서 스피라 GT버전은 프로토 PS2에서 스피라로 이어졌던 이전의 라인들과는 다른 컨셉
트를 지녔다. 그리고 이 차는 만들어지자마자 세계적인 수퍼카들과의 일전을 치러냈다. 무슨 소리냐고?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등과의 드래그 레이스를 치렀고, 그 내용물을 담은 동영상이 통해 공개되면서 스
피라에 자긍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톱기어>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스피라의 제작 메카로 자리잡을 경기도 용인 공장으로 직접 GT카
를 찾아 나섰다. 눈앞에 자리한 스피라 GT는 확실히 이전과 다른 자세와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그 누구
와도 닮지 않은, 독자적인 스타일링은 한국적이라는 표현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가장 큰 변화는 날카로
운 헤드램프로 인한 새로운 마스크다. 이대로 양산형까지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기존 스피라와 비
교했을 때 좀더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느낌이 강하다. GT 디자인의 핵심은 항공기 역학 구조에 있다. 돌진
과 양력을 발생시키는 추진력, 공기의 흐름으로 비행기를 이륙 시키는 양력, 여기에 관련된 저항력과 중
력, 이 모든 부분들이 자동차에 배어나오게끔 외관을 다듬었다.
프런트에서 그 같은 작업정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언더 패널과 좌우 펜더를 장식한 디퓨저는 공기의 저항
력을 강화시키며, 엄청난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타고 넘어간 공기의 흐름은 상어아가미 같은 사
이드 에어덕트에서 공기 저항이 분할된다. 또한 루프에는 과급을 위해 필요한 공기를 빨아들이는 에어램
차저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형 리어 스포일러를 통해 뒤를 누르도록 공기의 흐름을 밀착시켰고, 엔진룸
으로 유입된 공기가 원활하게 빠져나가도록 돕는 리어 디퓨저를 달았다.
엔진은 배기량 2천700cc에 트윈 터보로 구성됐다. 여기에 수동 6단이 맞물려 나온다. 어울림모터스는 향
후 시퀀셜 6단의 장착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엔진으로 뽑아낸 출력은 거의 놀라움에 가깝다. 국산 엔진임
에도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55kg(m에 이른다. 0→시속 100km 가속에 필요한 시간은 고작 3.8초이
며, 최고시속 330km를 기록한다. 전체무게는 950킬로그램, 그야말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서킷용 GT카
로서 손색 없는 수준이다.
스피라 GT는 그저 보여주기 위한 차가 아니다. 어울림모터스는 이미 국내 모터스포츠 참가를 이야기했
다. 그리고 오는 3월 DDGT 레이스에 첫 선을 보인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또한 3월이면 스트리
트용 양산 스피라가 본격적으로 고객을 맞이한다. 스피라는 확실히 진화했다. 비록 서킷을 위한 GT버전
이지만 초대모델 PS2를 맞이할 때 보다 훨씬 흥분된다. 스피라 덕분에 우리는 남들 앞에 당당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미드십을 만들 줄 안다고 당당히 말해야겠다.
어울림모터스
.0에 500마력뽑으면 65토크가 훌쩍넘어가버리던데..
제로백도 2.8초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