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드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지난 5년여간의 고도성장을 멈추고 어려운 시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왔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18일 '2014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 자동차시장이 올해보다 4.1% 증가한 8천36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심한 경제불황을 겪은 유럽시장이 내년에는 전년보다 2.5% 판매량이 늘며 7년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서고 중국의 내년 자동차 판매량도 9.4% 늘어나는 등 신흥시장도 성장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년 미국 시장은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예년보다 확대폭이 다소 줄기는 하겠지만 신차 판매는 3.2% 늘어나게 된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이런 세계 자동차시장의 회복과 함께 유럽차 브랜드들이 반격에 나서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미국차, 일본차 브랜드들도 마케팅 공세를 펼치며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동안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부진을 틈타 실용적인 대중차를 내세워 판매를 늘려온 현대·기아차가 내년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재홍 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은 "지난 5년간 세계 경기불황과 일본, 미국 경쟁업체의 부진속에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였지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내년에는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 현대·기아차의 강점이었던 실용성 트렌드도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고질적인 노사갈등 리스크, 일본차의 친환경차 경쟁력 강화,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마케팅 강화 등도 어려움을 예고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 소장은 "지난 5년간의 성공으로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진 점도 내년 경영환경의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소비자의 평가가 더 냉정해졌기 때문에 마케팅부터 품질까지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국내 자동차시장은 158만대로 2.4%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올해(154만대)보다 국산차와 수입차가 각각 2만대씩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2011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수입차 업체들이 고급차에서 양산차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중형 이하의 신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국산차와의 가격차가 축소돼 20∼30대 소비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시장점유율을 2년 연속 2% 포인트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차 업체들은 내년에도 추가 관세 인하와 일본업체들의 공세, 가격인하 등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나갈 전망이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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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싼맛에 휸다이 쓰레기차 팔기 힘들단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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