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키트!"
1982년 방영됐던 미드 '전격Z작전'에서는 위험에 빠진 주인공이 손목시계를 통해 호출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달려와 구해주는 인공지능 자동차가 나온다. 국내 연구진이 영화에서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차를 불러오고, 자동으로 주차까지 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차 안에 달린 5개의 카메라 센서와 10여개의 초음파 센서가 주차면에 설치된 센서와 감응해 완전 자동 주차를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운전자가 도로에 차를 세운 뒤 스마트폰으로 건물의 주차장 관리서버에 접속하면, 자동차가 영상센서로 주차공간을 찾아내 스스로 주차장소로 향하는 무인 발렛파킹 기술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전자제어장치(ECU)로 만들어 장치 안에 내장한 뒤 앱을 내려받아 실행시키기만 하면 된다. 다만 주차장 내 지도 등을 갖춘 자동주차관리시스템이 깔린 곳에서 이용 가능하다.
아이가 아파 응급실에 가야 하거나, 공항과 같이 넓은 공간에서 주차 공간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으로 명령만 내리면 자동차가 알아서 주차한 뒤 스마트폰으로 주차된 위치와 주변 영상을 전송해준다. 주차 공간을 찾아다니느라 드는 연료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1∼3㎞의 속도로 달리며 장애물을 감지하기 때문에 주차장 내의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단 ETRI 자동차인프라협력연구실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이번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1천만원에 달하는 부품 값을 2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TRI는 2018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번 기술을 무인 셔틀에 탑재해 시연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자동발렛파킹을 위한 센서기반 공간인지 및 자동주행기술개발' 과제로 수행됐으며, 연구진은 지난 4년간의 연구를 통해 국제특허 10편을 출원하고, 30여편의 논문을 냈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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