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이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산'으로 통할 시대가 머지않았다.
일본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혼다는 지난해 미국에서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입한 자동차를 웃돌았다. 미국 공장에서 제조한 혼다 자동차 10만8천705대가 지난해 해외에 수출한 반면 혼다가 일본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여온 자동차는 8만8천537대에 그쳤다. 미국에서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 외국 브랜드 자동차는 혼다가 처음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할리 셰이큰 경영학과 교수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미국에서 제조업과 수출의 중요성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대국' 미국은 '자동차 수입 대국'이기도 하다. 작년에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1천560만대 가운데 700만대는 세계 각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는 300만대에 그쳤다. 이런 '자동차 무역 역조' 현상 타개에 일본차가 한몫하는 셈이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 제임스 루빈스타인 교수는 혼다 자동차 수출이 수입을 추월한 것은 미국 제조업 부흥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혼다는 최근 3년 동안 미국에 자동차 생산 시설 확충에 27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혼다 미국법인 릭 쇼트텍 부사장은 "미국을 자동차 제조와 수출 전진기지로 변신시켰다"고 말했다.
혼다는 오하이오주 메어리스빌과 이스트리버티, 인디애나주 그린스버그와 앨라배마주 링컨 등 4개의 미국 공장에서 지난해 130만대를 생산했다. 혼다 자동차 가운데 3분의 1은 캘리포니아주와 오하이오주에 있는 디자인 센터에서 설계했다. '미제 혼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등에 2억7천만 달러 어치를 수출됐다.
도요타 역시 2012년에만 12만4천대를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했다. 2011년 8만6천대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작년 수출 대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마이크 마이클스 도요타 미국법인 대변인은 "러시아와 호주에서 도요타 자동차가 크게 인기를 끌어 수출이 엄청 늘어났다"고 밝혔다.
닛산도 지난해 10만608대의 '미국산' 자동차를 해외에 수출했다. 2012년보다 37% 증가한 것이다. 작년에 일본에서 33만대를 들여와 미국 시장에 판 닛산은 앞으로 일본산 수입은 줄이고 미국산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물량을 대기도 벅차 수출은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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