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어느 토요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41)씨는 직장 동료와 도봉산에 오르기로 하고 새벽 일찍 차를 몰았다. 강북으로 가려고 한강대교를 건너기로 한 김씨는 상도터널을 막 빠져나올 즈음 신호등에 걸리지 않으려는 욕심에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내비게이션이 경고음을 울렸지만 차는 시속 80㎞ 속도로 한강대교 남단을 지났다. "설마 매일 차가 막히는 곳인데 딱지를 보내겠어?" 그러나 그곳이 작년 시속 60㎞ 제한 무인 과속단속 지점 중 가장 많은 운전자가 적발된 곳인 줄 전혀 몰랐다.
10일 서울지방경찰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시속 60㎞를 넘겨 무인단속 카메라에 단속된 건수는 2011년 41만6천397건에서 2012년 42만2천245건, 2013년 50만8천837건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작년에는 413개의 단속 카메라 중 동작구 상도터널 북단(상도터널→한강대교)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가장 많은 7천755건의 속도위반 차량이 단속됐다.
내부순환로 홍지문터널에서 성산대교로 가는 길목에 있는 홍은램프(6천615건), 강남성모병원에서 반포대교 쪽으로 가는 반포대교 고가차도(6천358건), 천호대교에서 올림픽대교 방향으로 가는 올림픽대로 한강용성공원 앞 지점(5천463건)도 적발이 많았다.
과속 단속이 많은 지점은 연도별로 차이가 크다. 경찰이 매년 과속 단속 실적을 분석해 적발이 많이 된 곳에는 단속 경고판을 보강하는 등 안내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남부순환로 방배래미안타워 앞(예술의 전당→사당역로터리)에서 1만2천40건이 적발돼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고, 2011년에는 한남대로 한남초등학교 건너편(한남동→한남5로터리)에서 가장 많은 8천359건이 단속됐다.
매년 과속 단속 '톱10' 자리에 드는 지점도 있다. 남부순환로 대치3동 대한도시가스 앞(잠실역→학여울역)은 작년 4천926건이 단속돼 7번째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10번째, 2011년은 3번째로 단속이 많이 됐다. 마포구 성산로 사천고가 종점(연희IC→성산2교), 한강대로 갈월동 엔조이골프 앞(서울역→삼각지), 남부순환로 방배2동 서울메트로 앞(낙성대→예술의전당) 등도 과속 적발이 많이 되는 곳이다.
경찰은 시속 60㎞ 제한 도로에서 시속 72㎞를 넘긴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서울시내 시속 60㎞ 과속단속 카메라는 2011년 446개, 2012년 388개에 이어 작년 413개가 운영됐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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