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로봇을 대신해야 한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자동화시대에 오히려 미래 비전 방향으로 '장인정신'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나섰다. 도요타의 목표는 일본 전역의 공장에서 기계의 역할을 인간이 대신함으로써 근로자들이 생산라인과 과정을 개선할 수 있는 신 기술과 방법을 개발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창업주의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57) 사장은 성장 우선주의가 아니라 예전처럼 다시 품질과 효율성을 중요시하겠다며 3년간 신규 공장 건설 중단에 나서는 등 확장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요타 관련 책 8권을 써냈으며 작년 11월 도요다 사장을 만난 제프 라이커는 "도요다 사장은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노력하고 배우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을 두려워한다"며 "그는 도요타가 대기업병에 걸려 생산에 급급한 것 처럼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도요다 사장으로부터 공장내 장인정신 고취 임무를 부여받은 카와이 미쓰루(65)는 도요타 혼샤 공장에서 자동화 공정이 아닌 수작업으로 크랭크축을 만드는 작업을 직접 감독한다. 그 결과 약 10%의 낭비를 줄였다. 카와이는 기계 대신 인력이 투입됨으로써 액슬빔 생산을 개선하고 섀시 부품 생산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기계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기계의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계를 다루는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대 제조업 경영연구센터 후지모토 다카히로 교수는 "기계화는 그 자체로는 해로움이 없지만 특정한 기계화만 고집하면 '가이젠'(개선)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요다 사장은 카와이의 도움을 받아 수십년 간 자동차업계의 부러움을 산 '도요타 생산방식'의 주인공 오노 다이이치가 1970년 사내에 신설한 생산조사실 조직의 분위기를 되살리려 하고 있다. 생산조사실에 근무했던 도요다 사장은 낭비 절감과 종업원 교육을 위해 도요타 공장과 부품공급업체들을 상대로 과거에 배운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도요타는 2009년 급발진 사고와 관련한 결함을 고치기 위해 1천만대 이상의 차량 리콜에 들어가면서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에는 미 법무부 조사를 종결짓기 위해 12억 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했다.
대규모 리콜사태의 위기 이후 도요타는 제너럴 모터스와 폴크스바겐과 달리 신규 조립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카와이는 "리콜사태가 벌어지기 앞서 수 년 간 도요타의 너무 빠른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리콜사태 재연을 막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인간이 계속 기계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결점없는 완전한 제품을 만들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기꺼이 설치할 용의가 있지만 영원히 안정적인 기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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