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아, 제조사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 '브랜드'
-여러 사람이 한 대로 이동, 도시 공간 바꾼다
"1920년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도로는 한적했습니다. 건물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은 어떤 길이든 편하게 이용했지요. 그러나 1970년대 같은 공간은 자동차로 넘쳐 났습니다. 대신 보행자가 그만큼 공간(도로)을 내주며 불편하게 됐죠. 그래서 특정 구역 및 시간에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되 해당 공간을 사람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썼지만 자동차의 증가 속도는 줄지 않았고, 다른 공간(도로)이 더 많은 자동차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래서 폭스바겐그룹은 도로라는 공간을 사람들에게 돌려주자는 차원에서 '모이아(MOIA)'라는 공유 서비스 브랜드를 도입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모이아(MOIA) 본사 입구에 걸린 숫자. 공유 서비스로 100만대를 대체한다는 목표를 의미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중앙역 인근에 자리한 폭스바겐그룹의 13번째 브랜드 '모이아(MOIA)'를 방문했을 때 미카엘 피셔(Michael Fischer) 홍보팀장은 폭스바겐그룹이 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모이아(MOIA)'를 설립하게 된 배경을 '사람 공간(SPACE)으로의 회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장의 그림을 보여줬다. 흔히 볼 수 있는 도로 풍경이었지만 사람 보행이 불가능한 도로를 절벽으로 바꾼 장면이다. 결국 보행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인간에게 범접할 수 없는 절벽이며, 이는 곧 위험이라는 메시지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이동 수단의 증가를 도시가 감당할 수 없고, 이 때 자동차제조업은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승차 공유 사업은 폭스바겐그룹의 30년 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비즈니스"라고 덧붙였다.
모이아 비즈니스에 설명 중인 본사 홍보담당 미카엘 피셔 팀장.
그래서 '모이아(MOIA)'는 폭스바겐그룹 산하임에도 별도로 독립된 회사다. 그 어떤 브랜드에도 속하지 않고 폭스바겐그룹 지주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카엘 팀장은 '모이아'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개념을 크게 오염 감소, 소음 공해 제거, 공간 확장으로 설명한다. 이어 과거 자동차회사는 이런 문제에 별 다른 관심과 책임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며 공유 사업을 제조사가 직접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승차 공유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모이아' 뿐 아니라 이미 앞서 사업에 착수해 기반을 다진 우버, 그랩, 디디추싱과 같은 IT 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모이아'는 자동차제조사가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이들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자동차제조사가 직접 IT 중심의 호출앱과 필요한 이동 수단을 동시에 제공하는 형태다. 그래야 '이동(Mobility)'이라는 전체 과정에서 여전히 제조사의 주도권이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모이아 서비스는 경로가 같은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합승(Ride Pooling) 서비스로 시작했다.
30년의 단계별 전략 가운데 모이아가 처음 추진한 것은 우버와 같은 자가용 호출앱이 아닌 '라이드 풀링(Ride Polling)' 서비스다. 모이아가 승합차를 제공해 이동 경로가 맞는 여러 사람이 함께 타는 서비스다. 그래서 모이아의 파트너는 우버와 같은 자가용 보유자가 아니라 현재는 '운전이 가능한 사람'이다. 공유를 통해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의 비용 절감을 이뤄내는 동시에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또한 모이아가 직접 이동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차 공간 걱정도 없다. 물론 이후 우버와 마찬가지로 개인 승용차 보유자로 확대하고, 택시 또한 서비스 수단으로 삼는다는 복안이지만 일단 출발은 '합승' 서비스다. 앞으로는 6명 탑승이 가능한 EV로 공유 서비스를 전개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폭스바겐그룹이 자율주행 EV 세드릭을 6인승으로 개발 중인 배경이기도 하다.
모이아 서비스의 사업 가능성은 이미 시범 운행에서 검증됐다는 게 미카엘 팀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하노버 시에서 35대로 시작해 90㎢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운행한 결과 2만명 이상이 3,500회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하노버 시에 등록된 수 많은 자동차의 운행거리를 1% 가량 줄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함부르크에 200대의 전기차를 투입해 3년 내 1,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최초의 대형 도시 프로젝트로 755㎢ 면적에서 운행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함부르크 등록된 40%의 개인승용차. 20%의 대중교통, 40%의 자전거 및 스쿠터, 도보 등의 비중을 바꾼다는 뜻이다.
승차 공유에 대한 모이아의 단계별 전략은 명확하다. 일단 회사가 제공하는 자동차를 활용해 합승 공유(Ride Pooling)를 전개한 뒤 점차 개인 자가용 공유, 택시 공유, 자전거 공유, 바이크 공유 등으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또한 사람 뿐 아니라 배달 등의 물류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미카엘 팀장은 "하나의 이동 수단 뿐 아니라 여러 가지를 동시에 공유하면 배출가스가 줄어드는 반면 소비자가 지출해야 할 이동 서비스 비용은 낮아져 결과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탑승 공유가 활성화되면 오히려 자동차 구매가 줄어 제조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 질문을 던지자 미카엘 팀장은 '그렇지 않다'고 전망했다.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 돼도 소유욕은 남을 것이란 의미다. 그는 "이용 측면에서 중요 항목은 편리함이고, 소유 측면에서 자동차를 보유하려는 것은 별개이 사안"이라며 "모이아 서비스의 1차 목표는 자동차 전체 이용 거리를 줄여 소비자(이용자)는 물론 서비스 사업 제공자(모이아)도 성장의 기회를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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